서울대가 좋은 학교인 건 맞고, 그래서 님들이 서울대 서울대
하는 거는 이해 해요. 하지만 서울대보다는 하버드가 더 좋지
않나요? 공부가 제일 쉬운 거라서 자제분한테 공부 공부 한다면
기왕이면 서울대보다 더 좋은 하버드 보내시지요?
왜 서울대보다 하버드가 더 좋은지 경험한 바를 얘기해 드리죠.
제가 거시경제 영어 강의를 들었어요. 저는 서울대보다 한참
격이 떨어지는 KY 중 한곳을 다니지만, 강의하시는 교수님은
서울대 나오시고 박사는 당연히 미국 박사죠. 아무튼 영어
강의니까 영어로 수업을 하시는데, 일본이 돈을 풀어서
경제를 살리려고 하지만 monetary policy로는 경제주체를
장기적으로는 속일 수 없다. 뭐 이런 뜻으로 말씀을 하시는데
이때 cheat라는 표현을 써야 할 것을 cheat on 이라는 표현
을 쓰시더군요. cheat는 속이다라는 표현이 맞지만 cheat on
은 간통을 하다 라는 뜻이에요. 그런데 같이 수업듣고 있던
교환학생이 손을 번쩍 들더군요. 그 교환학생은 캐나다로
조기유학 가서 거기서 중고교 마치고 터론토 대학을 다니는
한국애였어요. 걔가 하는 말이 “교수님 지금 잘못된 영어표현
을 쓰셨는데요?” 그러면서 면박을 주니까 교수님 얼굴이
수치심 때문인지 시뻘개지더군요.
서울대 나와서 미국 박사인 교수님이 조기유학가서 하버드
도 아니고 하버드보다 격이 한참 떨어지는 캐나다 터론토 대
다니는 애한테도 영어 못한다고 창피나 당하는 겁니다.
서울대 출신 교수님이 하버드도 아니고 터론토 다니는 애한테
영어로 망신당하는 걸 보면서 제 친구 J가 해준 말이 참 실감
나더군요.
“서울대 수준 낮은거는 서울대 출신이 제일 잘 알아. 그러니까
서울대 나오고도 미국 3류 주립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못와서
난리치는 거지.”
걔 말이 맞긴 맞아요. 사실 서울대생은 서울대 대학원 안갑니다.
미국 유학을 가지요. 서울대생이 절대 가지 않는 서울대 대학원
은 지잡대 출신들이 이미 다 점령하고 있답니다.
서울대가 좋으면 서울대생들이 서울대 대학원을 가지 왜 미국
유학을 가겠습니까? 일본만 해도 미국 유학안가고 일본에서만
공부하고 연구하지만 노벨상 필즈상을 잘만 받는데요.
70년대 80년대만 해도 서울대 졸업장은 고사하고
KY 졸업장만 있으면 국내에 있는 그 어떤 좋은 직장
에도 취직할 수 있었다고 교수님들이 추억처럼 이야기
하시더군요.
그러니까 안심하고 공부 하나 안하면서 시위나가서 화염병
던지고 쇠파이프 휘두르고 보도블록 깨서 던지고 그렇게
깽판을 쳐도 졸업 즉시 원하는 직장 어디나 들어갈 수 있었다고.
그런데 요즘엔 그렇지가 않아요. 요즘 대학생들은
학점 스펙에 목숨 걸고 달려드는데에도 70~80년대처럼
취직이 잘 되질 않습니다. 한국은행 시험치고 떨어진 선배
가 하나 있는데 그 선배 취업재수하느라 도서관에 매일
앉아서 공부하더군요.
자기는 꼭 한은 가고 싶다고 하는데 될지 안될지는
모르죠. 취업 재수가 안되면 삼수 사수 이런 식으로
하다가 30넘기면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는 백수가 될
수도 있겠죠.
70년대 80년대만 해도 S 아니라 KY 졸업장만 있어도
취직이 잘 되었는데 요즘에는 어째서 KY는 물론이요
S 졸업장이 있어도 취직이 잘 안되는 거라고 생각하십
니까?
답은 간단해요. 70년대 80년대에는 현대 기아차만 몰아도
돈 좀 있는 사람이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요즘에
돈있는 사람은 BMW 벤츠몰지 현대 기아차는 몰지 않아요.
벤츠나 현대차나 바퀴 네게 달리고 굴러가는 거는 똑같지만
같은 차라고는 할 수 없지요?
마찬가지로 70년대 80년대에는 SKY 정도면 좋은 대학이었
겠지만, 요즘에는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이런 아이비 대학이
좋은 대학이고, 그 밑에는 그냥 잡대라고 보시면 되요.
SKY나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모두 대학이고 졸업하면
학사 학위 나오는 건 똑같지만 하버드 졸업장이 좋나요?
서울대 졸업장이 좋나요?
요즘에는 하버드 졸업하고도 한국으로 돌아오는 애들이
많은데 하버드 출신하고 서울대출신이 있으면 하버드뽑지
왜 서울대를 뽑겠습니까? 그리고 서울대도 밀리는 판에
서울대보다 격이 한참 떨어지는 KY는 또 얼마나 밀리겠어요?
학부 졸업자야 지식 수준은 다 비슷한데 서울대 뽑을 수도
있지 하실 수 있는데, 뭐 지식 수준은 비슷할 지 모르지만
인맥의 질이 다르죠.
하버드 같은 아이비를 나온 애들은 아랍 왕자, 중국 국가주석
딸, 싱가포르 총리 아들 뭐 이런 애들하고 같이 공부합니다.
아이비 다니는 제 친구 J가 아랍 왕자랑 사귄다는 얘기는
예전에 했고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딸이 하버드 다닌 거는 다 아시죠?
뭐 검색하면 나오는 거니까 궁금하신 분은 확인해 보세요.
그리고 리시엔룽 싱가포르 현 총리는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 아들인데 역시 학창시절에 하버드에서 공부했습니다.
이런 인맥이 어떤 경우에 도움이 되는지 간단히 예를 들어
설명을 해 보죠.
제 친구 J가 투자금융회사에 취직했다고 가정을 해 보죠.
중동의 갑 산유국과 을 산유국 간에 국경분쟁이 일어났다고
생각해 보세요. 잘 해결되면 별 문제 없지만 무력충돌로
이어지면 유가가 급등하고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겠죠.
이때 naked shorting 이라는 투자기법을 사용하면
순식간에 수천억원 규모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요.
naked shorting 이라는 투자기법은 KY에서도 다 가르치고
저도 배웠어요. 그러니 틀림없이 서울대에서도 가르칠 겁니다.
물론 아이비에서도 가르치겠죠.
문제는 투자기법을 아는 것이 아니라 국경분쟁이 무력충돌
로 이어질지 아니면 아무 문제 없이 평화적으로 해결될지
에 대한 정보를 아는 거죠. 제 친구 J는 아랍 모 산유국의
왕세자와 사귀는 사이인데, 뭐 댓글 보니 친구 사이네
어쩌네 하시는데 좋아요. 친구 사이라고 쳐요.
친구 사이라도 아랍 왕세자가 그 정도 정보야 얼마든지
줄 수 있겠죠? 그리고 그 정보로 그 애는 투자금융회사
에 수천억원의 수익을 안겨줄 수 있겠죠. 그리고 그 일부를
자기 주머니로 가져갈 수 있겠죠.
투자금융회사 인사담당정도 되는 사람이면 그런 사정을
너무나 잘 알죠. 하버드 출신을 뽑으면 몇천억을 회사로
가져올 수 있는데 미치지 않고서야 서울대 출신을 뽑지는
않겠죠. 그리고 서울대 출신이 떨어지는 판이면 그 한참
밑인 KY는 어떻겠어요?
님 자제분이 님이 공부하지 말라고 강요해도 스스로
책상에 앉아서 공부한다면, 서울대 보내는 거 말리지는
않아요. 뭐 서울대 들어가도 나중에 사회 나오면 아이비
출신한테는 밀리겠지만 본인이 좋아서 한 공부니까 님
원망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님이 공부 공부 하는데 님 자제분은 공부 안한다
그렇다면, 님 자제분을 때리고 욕하고 달달 볶아서 KY
보내도 님 자제분은 결코 님한테 고마워하지는 않을
겁니다요.
조언을 듣고도 조언에 따를 것인가 말 것인가는 님의
자유니까 좋으실대로 하시되 나중에 자제분한테 원망
들으시면 그때 자제분도 원망할만 해서 원망하는구나
정도는 아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