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가 차에 찍어 먹었다는 그 "마들렌'
도저히 그의 정신적 세계를 따라가기 힘들어 항복한 그 책
한 문구가 요령부득이어서 '이상하다.우리 말 맏는데?..." 하며
멍청히 멍 때리다 끝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런 험로인 줄은 모르고 뭔 배짱으로 집어들었나 몰라
가끔 기괴한 상상 중에 꼭 한자리에 앉혀놓고 보고 싶은 인물군이 있다
카프카, 프루스트, 버지니아가 만나면 뭔 대화를 할까?...
암튼 그 유명한 "마들렌"
쿠키와 빵의 애매한 식감 때문인지
프루스트가 전설적으로 만들어버린 이미지의 향기 때문인지
괜히 입안에 넣고 필요 이상 오물거리며 음미하려 기를 쓰던 멋쩍은 그 기억
아밀라아제에 흥건하게 녹아 별 느낌 없이 꿀꺽
먹는 거 하나로 자신의 전존재를 어마어마하게 스캔해 내려간 집요함
먼지 한톨의 생몰연대를 밝히고도 남을 사람
마트에 갔다가 우연히 본 추억의 과자"사브레"
것두 대용량으로 수북이...
우유랑 같이 먹으면 기절할 맛이었는데
2통 사 집에 와서는 커피 내리고 포장지 뜯는 순간부터 턱 언저리에 침이 고인다
이런 건가?
기억이 살아나 움직인다는 게...
마들렌의 추억을 따라가진 못하겠지만
대용량 한통을 다 비워가는 동안
봉인된 기억은 언저리에서 북만 치다 갔다
내가 끄집어내고자 애쓴 건 사브레와 비슷한 그 과자
에펠탑 모양의 그... 네모진...
그거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