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가량 사귄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뭐든 제 위주로 생각하고 세세한 거 하나까지 챙겨주는 배려있는 성격입니다.
데이트 때마다 60키로를 달려 절 데리러 오고, 한 번도 언성을 높인 적도 서로 싸운 적도 없습니다..
(아.. 참고로 나이차는 7살 차이어요.)
너무나 자상하고 퍼펙트한 남친에게 단 한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는데요..
표현력이 좋아 그때 그때 감정을 표현하는데 익숙한 저와 달리,
남친은 표현을 굉장히 절제하는 스탈입니다.
그래서 서로의 대화가 서로의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직장상사와 얘기하는 기분이 든달까요..-_-;;
제가 회사에서 굉장히 힘든 일이 있을 때
제 입장에서 맞장구쳐주길 원해하는 저에게
아 '정말 힘들겠따 힘내..' 요 한마디 던집니다.
본인은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 지 모르겠다더군요.
저번에도 토일 연속 2주를 출근한 제게
이직 or 퇴직 생각을 살짝 내비췄더니
요새 취업 못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하더라.. 요 한마디..ㅠㅠ 힘이 쫘악 빠집니다.
너희 회사 정말 나뻐~ 때려쳐버려! 이런 발언을 바란 저의 욕심일까요..
다른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여행을 함께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저랑 친한 언니 얘끼가 나왔고 언니와는 너무 코드가 잘 맞는다는 저의 말에..
'그럼 나는? 0%?' 요론 식으로 돌려 섭섭함을 표출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빤 나와 얼마나 잘 맞는거 같아? 라고 말하니...
나는 XX와 70%? 나이차이인진 모르겠지만 100% 잘 맞는거 같진 않어..
요 말 딱 한마디...ㅠㅠ
서로 요론 부분에서 잘 안맞으니 다른 부분을 개선해보자.. 이런 말도없이. 밑도 끝도 없이 잘 안맞는 거 같단 뉘앙스.
집에 와서 문자를 날렸어요.
저: 오빠 나랑 안맞는다는 그런 얘기는 나에게 상처가 되는 거 같아.. 안 맞으니 앞으로 어떻게 해보자라는 부연설명 없이 그냥 안맞아라는게.. 나에겐 좀 힘든 말인거같아 낼 출근하는 오빠에게 부담주기 싫은데 미안해
오빠: 미안해... 난 매번 XX한테 말로써 상처만 주는거 같아... 나란 사람이 이처럼 많이 부족하다는거... 정말 많이 깨닫고 있어
이런 식으로 오더라고요.
오빠가 나이가 있어서 결혼을 생각 하는데...
이런 제가 예민한걸까요.
아니면... 서로 잘 안맞는 걸까요. 오빤 남자같은 무던한 남자스탈의 여자를 사귀어야 할 거 같은데..
정초부터 고민이 많아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