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착한 조문과 나쁜 조문

하늘 조회수 : 1,398
작성일 : 2014-01-01 17:33:08
안철수의 조문과 문재인의 조문

http://v.daum.net/link/45801573?CT=WIDGET

우스운 일이 벌어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모이

자 홍석현 중앙일보 · JTBC 회장의 어머니인 고(故) 김

윤남 씨의 조문 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이다.

- 에서 발췌 -

지난 6일, 안철수 의원은 故 김윤남 씨의 빈소를 찾아 조

문을 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노회찬 지역구 꿰찬

뒤 삼성가 장례식 참석, 뭐라하긴 힘들지만 아이러니 한

것도 사실이네", "저것이 바로 새로운 정치인가? 똑같은

기회주의자처럼 보인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차마 글

로 옮기기 어려운 욕설이 난무했음은 굳이 언급하지 않

아도 되리라고 판단한다.

특히 문재인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우리보고 삼성

장학생이라고 했었죠? 그런데 삼성가 조문은 우리 빼고

다 갔던데요?"라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

다. 그러나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문재인 의원이 오늘

(7일) 오전 11시 故 김윤남 씨의 빈소를 찾은 것이다. 이

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문재인의 조문은 착한 조문, 안철

수의 조문은 나쁜 조문이라는 해괴망측한 논리를 펼치

기도 했다. 씁쓸한 일이다.

안철수의 조문과 문재인의 조문에 각기 다른 의미를 부

여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삼

성에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했던 사람이 삼성가에 조문

을 갔다면, 그것은 '예의' 차원일 거라고 인식할 수 있다.

반면, 삼성에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혹은 우호적

인 입장을 보였던 사람이 조문을 갔다면 그것을 단순히

'예의'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필

자는 그것을 '공평'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싶진 않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누가 조문을 갔는가' 혹은

'그 조문의 의미가 무엇인가'가 아니다.

- 에서 발췌 -

필자는 삼성가에 조문을 가는 것과 삼성이라는 기업을

비판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묻

고 싶다. 어째서 삼성가에 조문을 가는 것이 '나쁜 짓'인

가? '조문'조차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것이 더 나쁜

짓은 아닐까? 혹은 그 태도 자체가 삼성에 쫄아있다는

방증은 아닐까? 이 두 가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안철수는 삼성에 머리를 조아리지만 정의로운 문재인

은 결코 그러지 않아'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혹은

지금 이 순간에도 문재인의 조문은 착한 조문이라고 자

위하고 있을 것이다. 문재인은 예의가 바른 것이고, 안철

수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거듭 강조해왔지만, 정치인은 시민의 도구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에 과도한 감정이입을 할 필요가

없다. 물론 특정 정치인을 좋아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좋

아하는 감정과 '지지'는 별개의 문제다. 반대로 내가 싫

어하는 정치인이 있더라도, 그가 바른 말을 한다면 수긍

하고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 '좋아하는 감정'과 '지지'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한다면, 앞으로도 이와 같은 우(愚)

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정의로운 문재인'이라는 자기만의 개념에 사로잡혀서

모든 것을 파악하다보면, 어느덧 견강부회(牽强附會)로

치닫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것조차

자각하지 못한 채, 끝없는 자기합리화에 매진할지도 모

른다. '안철수'에 대한 자기만의 개념화도 마찬가지의 문

제를 낳는다. 대상을 객관화시키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또, 아와 피아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안철수도 한 명의 정치인일 뿐이고, 문재인도 한 명의 정

치인일 뿐이다. 그들의 뜻에 따라, 그들이 이끄는 대로

시민들이 이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뜻에 따라

그들이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문재인과 안철수에게 기

대를 걸었던 이유가 무엇인가? 적어도 그들은 시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그

들은 독단적이고 무지막지하게 사람들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차분히 앉아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이었기

때문 아닌가?

'조문'으로 정치인을 평가할 것인가? '조문'으로 편을 가

를 셈인가? 이젠 '조문의 의미'를 해석하면서 싸울 것인

가? 언제까지 이런 분열과 감정으로 '정치'를 바라볼 것

인가?

글쓴이 몽테스키외
IP : 180.69.xxx.110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9877 계약기간 만료와 이사날짜 6 파란하늘 2014/01/07 1,756
    339876 b티비로 다시보기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요. 비티비 2014/01/07 1,557
    339875 초4 스키초보장 처음가는데 준비물? 8 나무안녕 2014/01/07 1,570
    339874 유아들..평일에도 친구들과 만나게 해서 놀게 하시나요? 4 6세 2014/01/07 1,218
    339873 중학생 아들 전학문제 여쭙니다 3 ㅇㅇ 2014/01/07 3,107
    339872 어제 많이 읽은 글에 올라온 생활정보 글 다시 볼수 있을까요?.. 4 ㄴㅇㄻ 2014/01/07 978
    339871 채널A 이명희~~~???공주대교수 ~헐 7 와압이라 2014/01/07 2,424
    339870 윤미래 - Memories 좋네요 ... 3 hide 2014/01/07 1,277
    339869 맞춤법 얘기, 갈때도 없고 4 달빛 2014/01/07 871
    339868 영어를 영어로 강의하는 동강은 3 배타지 2014/01/07 1,247
    339867 얼굴에 곰팡이균.. 10 .... 2014/01/07 11,804
    339866 우리나라 교육부가 일본 교육부인가요? 헛갈려서요. 5 ... 2014/01/07 922
    339865 우울증 이후 친구관계 8 깨고나니 2014/01/07 3,055
    339864 영어디베이트학원보내보신분? 2 비싸라 2014/01/07 2,180
    339863 브라 입어보고 사려는데... 마리오 매장 어떤가요? .. 2014/01/07 621
    339862 육수 만들때 다시마 멸치만 있어도 충분하죠? 8 ㅇㅇ 2014/01/07 1,930
    339861 수백향 완전 케미돋네요~ 14 하루 2014/01/07 3,503
    339860 강촌 엘리시안 스키장 왕초보에게 어떤가요? 1 초등학생 2014/01/07 2,047
    339859 전남 공무원 김정일 충성맹세 국민일보 2014/01/07 853
    339858 군산에서 박대를 사왔는데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요? 4 2014/01/07 1,652
    339857 최근 한살림 후쿠시마 문제 말여요.. 4 조합원1 2014/01/07 2,591
    339856 혹시....아시는 분 계실까요? 3 걱정 2014/01/07 1,231
    339855 스터디 멤버가요... 13 ... 2014/01/07 2,631
    339854 빵순이 연아의 모든 것~! 2 빵집사장 2014/01/07 3,167
    339853 자연산 굴과 양식산 굴은 영양가가 차이 많이 나나요? 10 랭면육수 2014/01/07 2,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