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착한 조문과 나쁜 조문

하늘 조회수 : 1,286
작성일 : 2014-01-01 17:33:08
안철수의 조문과 문재인의 조문

http://v.daum.net/link/45801573?CT=WIDGET

우스운 일이 벌어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모이

자 홍석현 중앙일보 · JTBC 회장의 어머니인 고(故) 김

윤남 씨의 조문 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이다.

- 에서 발췌 -

지난 6일, 안철수 의원은 故 김윤남 씨의 빈소를 찾아 조

문을 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노회찬 지역구 꿰찬

뒤 삼성가 장례식 참석, 뭐라하긴 힘들지만 아이러니 한

것도 사실이네", "저것이 바로 새로운 정치인가? 똑같은

기회주의자처럼 보인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차마 글

로 옮기기 어려운 욕설이 난무했음은 굳이 언급하지 않

아도 되리라고 판단한다.

특히 문재인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우리보고 삼성

장학생이라고 했었죠? 그런데 삼성가 조문은 우리 빼고

다 갔던데요?"라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

다. 그러나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문재인 의원이 오늘

(7일) 오전 11시 故 김윤남 씨의 빈소를 찾은 것이다. 이

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문재인의 조문은 착한 조문, 안철

수의 조문은 나쁜 조문이라는 해괴망측한 논리를 펼치

기도 했다. 씁쓸한 일이다.

안철수의 조문과 문재인의 조문에 각기 다른 의미를 부

여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삼

성에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했던 사람이 삼성가에 조문

을 갔다면, 그것은 '예의' 차원일 거라고 인식할 수 있다.

반면, 삼성에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혹은 우호적

인 입장을 보였던 사람이 조문을 갔다면 그것을 단순히

'예의'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필

자는 그것을 '공평'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싶진 않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누가 조문을 갔는가' 혹은

'그 조문의 의미가 무엇인가'가 아니다.

- 에서 발췌 -

필자는 삼성가에 조문을 가는 것과 삼성이라는 기업을

비판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묻

고 싶다. 어째서 삼성가에 조문을 가는 것이 '나쁜 짓'인

가? '조문'조차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것이 더 나쁜

짓은 아닐까? 혹은 그 태도 자체가 삼성에 쫄아있다는

방증은 아닐까? 이 두 가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안철수는 삼성에 머리를 조아리지만 정의로운 문재인

은 결코 그러지 않아'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혹은

지금 이 순간에도 문재인의 조문은 착한 조문이라고 자

위하고 있을 것이다. 문재인은 예의가 바른 것이고, 안철

수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거듭 강조해왔지만, 정치인은 시민의 도구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에 과도한 감정이입을 할 필요가

없다. 물론 특정 정치인을 좋아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좋

아하는 감정과 '지지'는 별개의 문제다. 반대로 내가 싫

어하는 정치인이 있더라도, 그가 바른 말을 한다면 수긍

하고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 '좋아하는 감정'과 '지지'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한다면, 앞으로도 이와 같은 우(愚)

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정의로운 문재인'이라는 자기만의 개념에 사로잡혀서

모든 것을 파악하다보면, 어느덧 견강부회(牽强附會)로

치닫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것조차

자각하지 못한 채, 끝없는 자기합리화에 매진할지도 모

른다. '안철수'에 대한 자기만의 개념화도 마찬가지의 문

제를 낳는다. 대상을 객관화시키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또, 아와 피아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안철수도 한 명의 정치인일 뿐이고, 문재인도 한 명의 정

치인일 뿐이다. 그들의 뜻에 따라, 그들이 이끄는 대로

시민들이 이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뜻에 따라

그들이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문재인과 안철수에게 기

대를 걸었던 이유가 무엇인가? 적어도 그들은 시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그

들은 독단적이고 무지막지하게 사람들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차분히 앉아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이었기

때문 아닌가?

'조문'으로 정치인을 평가할 것인가? '조문'으로 편을 가

를 셈인가? 이젠 '조문의 의미'를 해석하면서 싸울 것인

가? 언제까지 이런 분열과 감정으로 '정치'를 바라볼 것

인가?

글쓴이 몽테스키외
IP : 180.69.xxx.110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4410 새해 열등감을 없애고 삶을 바꾼,,,, 1 송현늬 2014/01/24 927
    344409 카드 정보 유출 - 알아둬야 할 사항들 1 ... 2014/01/24 1,663
    344408 밥 먹을 때...... 29 ... 2014/01/24 4,704
    344407 장충동족발 배달 시킬려고 하는데... 2 로즈 2014/01/24 998
    344406 별에서 온그대 에서 나온 노래 제목 4 답답 2014/01/24 1,101
    344405 제주 중문의 맛집을 찾아요. 5 식사를 바깥.. 2014/01/24 1,938
    344404 똑딱이 디카 구입 조언해 주세요. 3 디카 2014/01/24 578
    344403 친정이 서울, 시댁이 지방이신 분들은 명절에 어떻게 하시나요? 10 명절 2014/01/24 1,813
    344402 정부지침 갈등 '불씨'…올 임단협 진통 예고 세우실 2014/01/24 422
    344401 넘 맛있게 점심을 먹었어요~~ 3 와우 2014/01/24 1,916
    344400 그 놈 손가락 - 국가기관 2012 대선 개입 사건의 전말 4 향이네 2014/01/24 587
    344399 외동맘 좀 내버려두세요. 제발...ㅠㅠ 57 외동맘 2014/01/24 11,341
    344398 이거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 2 !!!! 2014/01/24 505
    344397 일산 킨텍스 플레이 라인.. 1 ... 2014/01/24 594
    344396 외벌이 4인 가족 일년 저축액을 계산해 봤어요. 다들 어떠신가요.. 17 아자아자! 2014/01/24 13,600
    344395 거위털 패딩요 거위털 2014/01/24 532
    344394 좀 이따 영화버러 갈껀데 영화 추천해 주세요 1 미즈박 2014/01/24 574
    344393 집에서 요리할때 기름 뭐쓰세요? 올리브유는 냄새나는듯한데...... 17 ... 2014/01/24 5,214
    344392 cbs fm 에 금방나왔던노래 제목 궁금해요 3 .. 2014/01/24 775
    344391 2월 6일..인기 없을 꺼라.. 걱정하지 말자.. 온 마을에 노.. 탱자 2014/01/24 860
    344390 설에 어디가기 이미 늦었겠죠 8 신영유 2014/01/24 1,308
    344389 서울발 광주..기차표를 못구했어요 ㅠㅠ 2 나야 2014/01/24 901
    344388 잘라져서 파는 김 담긴 플라스틱 통? 고양이 물그릇 재능이필요해.. 2014/01/24 681
    344387 '택시' 대세들의 생활고 고백, 연예계 씁쓸한 이면 2 눈물젖은 라.. 2014/01/24 2,987
    344386 6살전후 아들 얼마나 감정공감 잘해주나요? 5 아들맘 2014/01/24 1,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