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영화 '변호인'을 다시 보았습니다(부제:만원의 효도)

해피벤 조회수 : 1,204
작성일 : 2013-12-31 10:22:10
지방에 살고 계시는 엄마가 연말 가족모임차 올라 오셨습니다.
뭐 엄마랑 할것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얼마전 보았던 영화 '변호인' 생각이 나서
일단 가까운 극장에 예매를 해놓고 엄마한테 넌지시 물어보았습니다.
속으로는 귀찮다고, 귀가 잘 안들리시니까 너나 봐라 하지않으실까, 난 일찍자야한다 하시지
않으실까 걱정을 했었는데 흔쾌히 좋다고 하셨습니다.
저녁8시...이렇게 늦은 밤(?)에 엄마랑 외출을 해본것도 굉장히 오랫만이었는데 엄마는
아기처럼 좋아하셨고 덧붙여 '내가 너랑 영화를 본게 몇십년 된것 같다' 하셨는데...
생각해보니 엄마랑 영화를 본게 언제쯤이었는지 생각도 잘 안나서 미안한 맘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20년쯤 전에 게리올드만이 주연한 '드라큘라'를 봤었던가...
영화 시작전에 혹시 귀가 어두우셔서 뭔가를 물어보실때 큰소리가 나지않을까 미리 말씀도
해드리고 손수건도 쥐어 드리고...핸드폰도 꺼드리고...
영화를 보는내내 엄마는 가끔 손수건으로 눈가를 찍으시는걸 제외하고는 미동도 안하시고
계셨습니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엄마! 영화 어땠어?'라고 묻는 딸내미에게 '내 평생 이렇게 감동적인
영화는 처음이구나, 정말 고맙다, 내 딸'하시는데 아...참고 있던 눈물이 쏟아집니다.
나이드셨다고, 귀가 예전만큼 잘 안들리신다고, 초저녁잠이 많으시다고 그동안 나는 얼마나
엄마와의 시간을 핑계대며 미뤄왔던가...참으로 죄송하고 또 죄송했습니다.
노대통령이 봉하마을로 내려가셨을때 '우리 언제 거기 한번 같이 가보자' 하셨을때도 '엄만, 거기까지
얼마나 먼데...' 했던 것이 이렇게 두고두고 가슴을 치게 되는 후회로 남을줄 그때는 정말 몰랐습니다.

친한 동생이 흔쾌히 보여 준 영화 '변호인'...영화를 다 본후에 두 손 잡고 흐느끼고 가슴쳤었던 영화였고
또다시 누군가와 같이 보고 싶은 영화...또 나를 아는 누군가가 내게 전화를 걸어 같이 보자는 영화...
세상에 나를 잊지않는 누군가가 함께 있다는 것을 새삼 알려준 고마운 영화입니다.

날씨가 좀 따스해지면  엄마 손 꼭 잡고 봉하마을에 한 번 다녀올까 합니다. 


IP : 183.98.xxx.1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3.12.31 10:32 AM (110.47.xxx.109)

    덩달아 눈물이...
    제작년겨울에 모자쓰고 마스크쓰고 패딩입고 어그신고...완전무장하고 봉하다녀온기억이 나네요
    그당시 부산에 친척결혼식가면서 날잡아 봉하까지 다녀왔지요
    저도 2014년 봄이 오면 봉하에 다시가봐야겠네요

  • 2. 소망
    '13.12.31 1:10 PM (180.227.xxx.92)

    전 내일 모레 보러 갈건데, 노대통령님 너무 보고싶고, 그리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9225 육개월이나 지난 안약을 넣었어요 ㄷㄷㄷ 2014/01/06 597
339224 일간 워스트 개장기.....................일베와의.. 4 ///// 2014/01/06 779
339223 갑오징어로 국끓여도 되겠죠? 2 베이브 2014/01/06 1,606
339222 김구라가 고등학생 아들 입술뽀뽀하는 것. 20 virusf.. 2014/01/06 3,749
339221 닥 기자회견에 대한 짧은 논평 6 우리는 2014/01/06 1,655
339220 이렇게 멋진 아빠들이 한국은 2014/01/06 948
339219 뼈주사 맞으시는 노인 부작용 어떤거 생길수 있나요? 3 ㅇㅇ 2014/01/06 2,612
339218 스맛폰이 미친* 널뛰듯해요.ㅠㅠ 4 스맛폰 2014/01/06 1,356
339217 [약혼관련] 82 선배님들 도와주세요ㅠ 5 2014년 .. 2014/01/06 1,162
339216 저희아기 8개월인데요 3 육아 2014/01/06 951
339215 연고 입구 세척하시는 분 계세요? 6 .... 2014/01/06 1,036
339214 딸이 필린핀서 오구싶어해요 친구관계가 13 이럴땐 2014/01/06 2,397
339213 朴대통령 "통일은 대박이라고 생각" 39 무명씨 2014/01/06 3,482
339212 두부 짤때 뭘로 짜나요? 4 2014/01/06 2,741
339211 로봇청소기좋나요..? 2 초보 2014/01/06 1,351
339210 기사내용 정말 좋네요 4 쓴맛 2014/01/06 1,275
339209 송소희한테 반했어요 11 에헤라디야 2014/01/06 3,753
339208 최소공배수, 최대 공약수 구하는 식 좀 알려주세요 2 aa 2014/01/06 1,890
339207 쓰래기가 처음엔 잘 몰랐는데. 상당히 잘생겼네요. 20 ........ 2014/01/06 3,016
339206 우근민 “朴, 함께 하자 했다”.. ‘사전 교감설’ 파장 고발뉴스 2014/01/06 974
339205 특목 자사고 준비하는 학생들은 1 궁금 2014/01/06 1,815
339204 길고양이 불쌍해요 흐흐흑 어엉엉 눈뜨고 못보겠어요 8 호박덩쿨 2014/01/06 1,399
339203 아어가 시즌2 윤후 함께 가는거 제작진 입장에서 당연한 결과 아.. 1 .음 2014/01/06 1,936
339202 이지아나 수애처럼 유독 이쁜 다리(종아리) 9 다리 2014/01/06 6,590
339201 카페창업(카페(*이) 12 뭐가정답? 2014/01/06 2,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