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림사건 피의자 고호석씨의 변호인 관람후기

그네코 조회수 : 3,017
작성일 : 2013-12-27 11:16:13
고호석씨의 페이스북에서 퍼왔습니다. 

어제 <변호인>을 두 번째 봤습니다. 처음 시사회에서 보았을 때와는 느낌이 정말 다르더군요. 사실 그때는 영화에 몰입이 되질 않았습니다. 내가 겪은 일, 내가 봤던 노무현 변호사와 영화 속 인물을 자꾸 비교하게 되면서 fact와 fiction 사이에서 허우적거리느라 잡생각만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감독의 진정성과 노력이 눈에 잡힐 듯 보였고, 배우들의 연기도 참 좋다고 생각했지만, 영화를 제대로 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요.
그래서 대학 다니는 딸아이와 다시 보러 갔습니다. 정말 새로운 영화를 보는 듯했습니다! 감독의 세심한 고민이 더욱 절실히 다가왔고,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에 몰입이 되더군요. 눈물도 많이 흘렸구요....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겠지만 제가 부림사건 당시 달었던 수번 21번을 진우가 달고 있는 것도 눈에 들어왔고, 우리를 변론하느라 인간 노무현은 얼마나 힘겨웠을까 하는 실감이 가슴을 쳤습니다. 우리는 사실 그 당시엔 소위 ‘운동의 대의’에 눈멀어 그분의 힘겨움에 별로 눈길을 보내지 못했거든요. 새삼 얼마나 미안하고 고맙던지........ Closing도 가슴 뭉클하게 참 멋있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다시 보면서도 여전히 ‘아! 조금만...’ 하며 이쉬움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은, 주인공에만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그 사건의 피해자였던 인물들을 비롯한 ‘운동주체’ 또는 노동자들이 거의 소도구 정도로 취급되지 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이 영화가 송우석 변호사의 각성과 변화, 그리고 그의 인간적 고뇌와 결단 뿐만 아니라 이땅의 민주주의의 희망도 함께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면, 81년에 그렇게 짓밟혔던 그들이 87년 시위현장에서 넥타이부대의 일원으로 또는 시위대 속의 노동자로 힘있게 참여하는 한 두 컷 정도는 보여주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꼭 사실이 그러했기 때문이 아니라, 저희들의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시민 모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기 위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양우석 감독께, 송강호 씨께, 그리고 정말 힘들게 이 영화를 만드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지럽기 짝이 없는 이 시절에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전해 주신 그들에게 쏘주 한잔 사고 싶습니다! 그리고 봉하의 작은 무덤 앞에도 술 한잔 올려야겠습니다!
IP : 119.193.xxx.17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3.12.27 11:22 AM (112.185.xxx.228)

    고호석씨 마음은 이해되지만 영화를 잘 모르는 분의 생각인듯. 그렇게 이것 저것 다 집어넣으면 다큐 되는건데 말이에요. 그리고 딱 봐도 돈이 부족한 느낌이 안 들었는지...엑스트라 숫자가 좀 적어서 저의 개인적 바람은 제작비 좀 더 써서 실감있게 영화 찍었더라면 하는 것입니다.
    변호인 2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 2. 원글님
    '13.12.27 11:25 AM (180.227.xxx.86)

    제목에. 피의자가. 아니라 피해자 아닌가요? ㅠㅠ

  • 3. 앞으로
    '13.12.27 12:20 PM (61.102.xxx.105)

    그런류의 영화가 많이 나와서
    세상일에 잠자는 사람들을 많이 일깨어 주길 바랍니다
    변호인 2탄 3탄도 환영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3938 남편과 같이 볼려구요! 댓글 좀 달아 주세요! 100 강아지들맘 2014/01/22 15,655
343937 [자녀교육] 마쉬멜로우 실험 그 기막힌 반전... 2 카레라이스 2014/01/22 2,792
343936 책을 읽으면 졸립니다. 1 알리자린 2014/01/22 629
343935 부산에서 심리상담 받고 싶은데요 3 노신 2014/01/22 724
343934 운전면허 필기시험 점수 계산은 2 태현사랑 2014/01/22 1,649
343933 강아지 산책을 인도에서 해도 될까요? 6 dudu 2014/01/22 997
343932 전에 살던사람이 5시까지 나간다는데요 3 이사가는데 2014/01/22 1,175
343931 카드사 유출된 정보가 ... claire.. 2014/01/22 774
343930 롯지도 가짜가 있을까요? 3 선물 2014/01/22 2,013
343929 코코넛 오일..첨 써봤는데 좋네요! 6 좋은건 나누.. 2014/01/22 3,229
343928 초등학교 밴드.. 8 .... 2014/01/22 2,637
343927 카톡게임 초대메세지 보내는건 랜덤인가요? 5 쥐이이이이이.. 2014/01/22 2,312
343926 공부 열심하는데 성적이 안오르는아이 조언해주세요ᆞᆢ 13 세라8671.. 2014/01/22 2,626
343925 에이미 검사가 준 1억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고 담보대출에 카드.. 11 허참~ 2014/01/22 15,688
343924 우리말을 외국에서 당당히 쓰는 대통령 7 ㅠㅠ 2014/01/22 1,700
343923 오늘 미용실에 다녀왔는데요.. 8 하하 2014/01/22 3,396
343922 나이 40 에 흰머리 스트레스 8 .. 2014/01/22 3,573
343921 변호인을 21번이나 11 .. 2014/01/22 2,304
343920 같은 집에 사는 세입자나 입주도우미 젊은 여자 안된다는거 72 솔직히요 2014/01/22 15,199
343919 노무현 - 그의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12 참맛 2014/01/22 2,602
343918 호두는 씻어서 오븐에 얼마 3 호두 2014/01/22 1,041
343917 아버지환갑. 조부모님, 외조부모님 같이 모셔야겠죠? 2 함께걷고싶다.. 2014/01/22 833
343916 생중계 - 새누리당사 앞 시국촛불 -시간/19:00~ lowsim.. 2014/01/22 596
343915 조언을 구하면 막말하는건 아무 조치도 없나요? 3 악플은 싫어.. 2014/01/22 491
343914 루이비통 반둘리에 VS 스피디 7 질문 2014/01/22 14,6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