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히 말하면 친구는 아니고.. 사귄지 오래된 동네 엄마예요.
(크게 보면 친구 개념이긴 하죠)
여러명이 함께 만나는 모임이라 잠깐 만나서 놀기 좋고
여러가지 관심사도 많고 아는 것도 많아서 배울 게 많은 사람이기는 해요.
그런데 이 엄마가 카페를 하나 열었는데
가깝지도 않은 거리인데 자꾸 오라고 하고
- 권유 정도가 아니예요.. 전체 카톡으로 크리스마스때 뭐하냐고 말이 나오면 우리 카페 와라,
주말에 tv 보고 있다고 하면 우리 카페 오지 왜 집에 있냐..
저녁에도 (내가) 11시까지 있으니 왔다 가라..
그래서 놀러 가면.. 일을 시켜요.
나는 돈주고 커피 마시러 간건데,
같이 간 엄마들이랑 수다 떨고 스트레스 좀 풀고 싶은데
카페에서 해야 하는 일을 시켜요.
쥬스재료 씻는 일, 식재료 정리하는 일, 심지어 밀대로 바닥 청소하는 일...
더구나 이런 일을 시키면서 미안해 하는 게 아니라 너무 당연해서
다른 엄마들도 그렇고 저도 무의식중에 열심히 일만 하다 옵니다.
처음에 자리 잡기 전에야 도와준다 생각하고 했었는데
되풀이될수록 가면 일해야 할 것 같아서 가기 싫어지네요.
그렇다고 커피를 그냥 주는 것도 아니고 다 돈내고 먹습니다.
내 돈 내고 마음 편히 커피를 마시지도 못하고
반 정도 먹다가 이것 좀 하라면 일어나 가서 하는 거죠.
(일하는 알바생도 당연히 있어요)
저는 내 일은 남한테 안 맡기고 내가 한다 주의라..
필요하면 돈주고 사람 사서 하지 아는 사람이라고 해서 일 못 맡기거든요.
만약 내가 그 입장이면 내 가게에 놀러온 사람이 아무리 친해도 일 못 시킬거 같고
일을 시킨다 해도 정말 미안해하며 부탁하는 거지
당연스럽게 마치 돈받고 일하러 온 알바나 도우미한테 시키듯이
이것도 좀 해주고 끝나면 이거 하고.. 는 못 할 거 같은데요.
분명히 말하지만 그 엄마가 싫거나 한 건 아니구요
커피를 공짜로 먹고 싶은 것도 아니구요
그 엄마랑 연을 끊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저랑 너무 다른 그 엄마의 태도나 마인드가 이해가 안 되서요.
내가 너무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건지..
친구니까 그 정도는 당연한건지..
그리고 그 엄마는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달라는 말도 서슴없이 해요.
그래서 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아뭏든 제 주변에서는 보기 힘든 해맑은 캐릭이라 신기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