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한 달 남짓한 새댁입니다.
친정은 차로 30분 거리고, 시댁은 차로 3시간 정도 되는 지방이에요.
어제 시댁에 다녀왔는데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아주버님(시누의 남편분)이 설 얘기 꺼내시면서 "설 당일에 올라가야 하지요?"라고 했어요.
사실 남편이 집에 오래 있고 싶어하는 거 알고 있기도 했고 아직 기차표를 예매하지 않은 상태라서 "아직 기차표를 예매 못해서요."라고 대답했고요.
그랬더니 옆에서 시어머니가 "아니 왔다갔다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명절은 여기서 보내야지. 친정은 주말에 다녀오든가." 이러시더라고요.
지난주에 설 얘기 나누면서 남편이 '수요일에 내려가서 토요일에 올라오자'고 했었어요. 저는 별 대답 안한 상태였고.. 남편 말대로라면 설은 온전히 시댁에서 보내는 게 맞는데 어머니가 저렇게 얘기하시니 남편은 "아직 결정 못했어요" 라고 대답했어요. 맞장구 치고 싶지만 제 눈치를 보는 거 같았어요. 시어머니가 저렇게 얘기하시니까 다시 아주버님이 웃으시면서 "아이고~ 시댁 무서워졌죠?" 라고 해서 그냥 웃고 넘겼어요.
아무래도 친정은 가까이 살고 시댁은 멀리 살다 보니까 자주 못가는 건 사실이에요.
그래도 명절 두번, 두분 생신, 기타 연휴해서 6번은 가는 거 같아요. (결혼 전에 연애할 때 이 정도로 다녔어요)
저희 집은 이보다는 훨씬 자주 가긴 하지만(저는 1~2주에 한번, 남편은 한 달에 한 번 정도요).. 집에 머무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짧아요.
예를 들면 저희집은 밖에서 만나서 밥을 먹고 집에 들어가서 과일을 좀 먹고...집에 한두시간 정도 있다가 나오지만 시댁은 한번 가면 금요일 기본으로 휴가내고..2박 3일, 3박 4일 지내다 오거든요.
결혼 전에는 시댁이 머니까, 명절은 그냥 시댁에서 보내고 오자, 라고 맘 먹었었는데.. 저렇게 대놓고 말씀하시니까 좀 뿔난 마음이 됐어요.
첫 명절이면, 저희 부모님도 저 없이 보내는 첫 명절인 셈인데 적적하실 거잖아요.
기본적으로는 예뻐라하시고 좋은 분이신데.. 가족 모임에 대한 애착이 좀 크세요. 저희가 내려가면 근처에 사는 형님네 두 가족 항상 불려오시고요. 전 차라리 안오시는 게 편하고 좋은데 (모이면 다 시댁에서 자기 떄문에 방이 모자라서 저희 부부가 거실에서 자거든요ㅠㅠ) 시어머님은 멀리 사는 동생 부부가 왔는데 안 오는 건 도리가 아니다 생각하세요.
다른 부분에서는 크게 터치 없으시고, 가까이 사는 처가 스트레스도 남편한테 있을테니 명절에는 그냥 시댁에서 지내다 오는 게 좋겠죠?
아옹...딱 먹은 마음이었는데 시어머님 말씀 한마디에 급 서운하고 흔들리네요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