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 원본은 “편견 벽보”로 단정했다
‘학생모독’ 교육부, 인권위 피소될 듯
[발굴] 교육부장관 발신 ‘비밀’ 공문 살펴보니 교육청보다 ‘초강수’
20일과 21일 언론들은 ‘안녕 대자보’를 차단하기 위해 교육부가 발송한 공문을 보도했다. 이 언론들은 일제히 공문 내용에 대해 “학생들이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내용을 벽보 등을 통해 주장함으로써 학년말 학교 면학분위기를 해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이 이첩한 교육부의 공문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이들 보도는 교육부가 보낸 공문 원본과 차이가 있는 사실이 21일 확인됐다.
기존 보도 내용보다 더 센 교육부 공문, ‘인격권 침해’ 제소 움직임
교육부장관이 17개 시도교육감에게 ‘비공개’로 보낸 공문 원본(12월 18일자)을 입수해 살펴보니 ‘안녕 대자보’를 붙이거나 이를 읽은 학생들을 공격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청소년인권단체들은 오는 23일쯤 긴급회의를 열고 ‘학생들을 모독하고 폄하해 학생 인격권을 침해한 교육부장관을 대상으로 한 국가인권위원회 제소’를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 공문 원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최근 일부 학생들이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특정 주장이나 개인적 편견을 학교 내에서 벽보 등을 통해 주장함으로써 학생들의 면학분위기를 해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2. 이와 관련하여 각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학생 생활지도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같은 공문을 받은 시도교육청들은 논란을 의식해 ‘특정 주장’이나 ‘편견’이란 말을 슬그머니 뺀 채 일선 학교로 이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의 공문 원본 내용을 분석한 강영구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학생청소년위)는 “국가기관인 교육부가 학생들의 ‘안녕 대자보’에 대해 ‘편견을 담은 벽보’라고 공문으로 규정한 것은 심각한 모독이며 헌법 10조에서 규정한 인격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 변호사는 “교육부 공문은 헌법 제21조와 제10조에서 규정한 표현의 자유와 일반적 행동의 자유 또한 침해하고 있다”면서 “안녕 대자보가 면학 분위기를 침해하지도 않을뿐더러, ‘면학 분위기 침해’는 헌법상 국민 권리를 제한하는 사유가 되지도 않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서울의 한 고교에 ‘안녕 대자보’를 직접 붙인 A고교 3학년 학생은 기자와 통화에서 “며칠을 고민 고민해서 친구들과 소통하기 위해 붙인 벽보를 교육부가 ‘편견 벽보’라고 취급한 것에 대해 무시당한 기분”이라면서 “학생들이 마치 편협하고 치우친 생각을 가진 것으로 규정한 공문은 우리들을 업신여기고 무시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안녕 대자보 붙인 학생 “우리를 업신여기고 무시한 공문”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도 기자와 통화에서 “민주사회에서 진짜 불온한 것은 대자보를 금지한 교육부의 공문”이라면서 “더구나 공문에서 학생들의 소박한 행동을 ‘특정 주장’이나 ‘편견 벽보’라고 한 것은 시대착오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불조심을 예방하자’ 이런 것처럼 원론적인 취지에서 ‘개인 편견’이나 ‘면학 분위기’란 단어를 썼을 뿐 특별한 의미로 작성한 게 아니다”면서 “이번 공문은 해당부서의 자체 판단일 뿐 다른 곳에서 지시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비밀 공문을 보낸 것과 관련 교육부 학생복지정책과 소속 2명의 관계자는 “실무자가 설정을 비공개로 한 것이며 굳이 비밀로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격이 둥실둥실 떠오르네요.....
**** 부패한 정부는 모든것을 민영화한다 - 노암 촘스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