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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서른둘, 연애 오년차, 저 청혼받을 수 있을까요?

준비된 여자 조회수 : 3,923
작성일 : 2013-12-21 07:56:59
나이 서른 두살 먹은 처자가 남친과 사귄지 오년이 되도록 결혼 얘기 한번 터놓고 못해봤다면 믿으시겠어요? 
호감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건 남자친구가 먼저지만 본격적으로 사귀어보잔 얘기는 여자인 제가 먼저 하고 사귀게된 뒤로, 크게 싸울때마다 먼저 말꺼낸 내가 죄란 생각이 많이 들어서 절대로 먼저 결혼 얘기는 꺼내지 말잔 주의거든요.
어릴때 연애할 때 왜, 먼저 좋아한사람이 지는거,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거.. 이렇게 말하는거 있잖아요. 그게 아직도 제 생각속에 깊이 있나봐요.

이미 서로 부모님께는 인사 다 드린상태고요, 각종 경조사에 얼굴 비치면서 가족처럼 잘 지내고 있어요. 
친구들사이는 말할것도 없구...
양가 부모님이 결혼쪽으로는 푸시를 전-혀 안하시는 분들이란게 문제라면 문제인 걸까요?
울 어머니께서 다만 "저얼때 니가 먼저 말 꺼내지 말아라" 라고 여러번 당부하시기는 했어요...
결혼은 남자가 먼저 청해야되는거라고, 그래야 나중에 탈(?) 이 없는거라고 하셨네요. 아마 아버지가 그닥 가정적이지 않으셔서 그런 말씀을 하신것 같아요.

남자친구가 마음속 얘기를 꺼내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타입이기는 해요. 먼저 나서서 일을 꾸미는 추진력이 약한 부분도 있고..
심각한 얘기는 가능하면 피하고싶어하는게 단점이지만 저는 남자들은 다 그런거 아닌가, 라고 생각해왔고요.
한마디로 우유부단하지만 그외에 많은 장점이 있는 사람이고 일이나 친구관계에서 보면 책임감과 의리가 있는편이에요. 
서툴던 연애 초반 일이년의 시간도 지나고 이제 서로에게 단단한 믿음이 있는 사이라고 생각하는데 결혼 얘기만큼은 그사람도, 저도 하지를 않고 있네요...

제가 나이에 비해 안정이 비교적 늦게 된 편이라 이전까지는 결혼이나 아이를 갖는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올해들어 부쩍 결혼을 한다면 이 사람이랑 하고싶단 생각이 들어요. 
완전히 백점짜리 남편감은 아닐 수 있겠지만 서로 잘 의지가 되어주며 살아가는 이미지가 머리속에서 그려저요.
남자친구는 저에게 평소에 애정표현도 많이 하는편이고, 힘든일이 있을때 위로가 되주는 사람이고요..
주말이나 휴가, 연중행사나 가족행사등은 서로상의하는게 당연한거구요..
기본적인 가치관이나 상식 정도는 서로 많이 닮아있는 편이고 사회적으로나 경제상황도 양쪽 다 기우는건 없어요.
그사람에 대해서 속속들이 모르는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결혼에 관한 생각과 아이에 관한 생각은 나눠본적이 없네요.

친구들 선후배들 결혼식에 같이 다녀올때 마다 너넨 언제 할거냔 질문 많이 듣는데 그때마다 민망해죽겠어요.
남친은 "글쎄, 다들 자기 순서가 있는 법이자나 허허허" 하고 얼버무리고 맙니다 ㅠㅠ
이년 전쯤에는 "누가 알겠냐" 라고 대답한적도 있었어요... 
헐.. 그땐 얼마나 심란하던지.. (꼭 우리가 결혼상대일지 아닐지 누가 알겠냐, 로 들렸거든요..)
모르는척 '우리 결혼식은 이랬으면 좋겠다' 라고 조잘거려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건 아니지만, 부담을 주는걸로 비춰질까봐 그렇게는 못하고 '이런 결혼식도 괜찮은거 같네' 라고 일반적인 코멘트만 하는게 다네요. 그런 코멘트에는 그사람도 일반적인 대답만해요.

이번 크리스마스때 선물로 뭘 가지고 싶냐는 말에, 보석이 가지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이해를 했나모르겠네요...;
혹시 제가 결혼에 대한 확신같은걸 안보여줬기 때문에 겁을먹고 그러나 싶어 나름 힌트를 준건데.
약혼 반지로는 어떤 디자인이 좋을까 괜히 인터넷으로 알아보면서 김치국 마신지 한 육개월 됐다는거, 여기 분들만 아는 비밀인 걸로-

눈치없이 목걸이 귀걸이 이런거 받으면 속상할거 같아요.
거창한 프로포즈 필요없고 먼저 "우리 결혼하면 어떨거 같아?" 정도로만 얘길꺼내주면 좋겠어요. 그럼 그뒤로는 제가 얘길 잘 끌어나갈수 있을것 같은데..

남자들에게는 더 확실한 힌트가 필요한가요? 그렇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청혼을 이끌어내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학원이 있다면 가서 등록하고싶은 마음이에요 ㅠㅠ
혹시 저같은 고민 있으셨던 분들있으시면 꼭 조언 좀 해주세요!

IP : 82.247.xxx.20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극단적인 방법
    '13.12.21 8:04 AM (61.74.xxx.167)

    경우가 다르지만, 답답한 심정 정말 이해되어서 한줄 남기자면

    저는 선봤는데 남자가 결혼에 대한 얘기 전혀없이 데이트만 육개월을 넘게 하는거예요. 주변 압박이 너무 심해지던 어느날 제가 불러내서 얘기했죠

    올해 안에 결혼할 생각없으면 난 다른사람과 결혼하겠다

    급하게 청혼하더군요. 헐. 그래서 애낳고 잘삽니다.

    원글님 원하는 방법으로 나이스하게 결혼까지 이어지길♥

  • 2. 리기
    '13.12.21 8:33 AM (121.148.xxx.6)

    나이가 있는데 모르는척...남자분 이기적이네요ㅠ 대화중 자연스럽게 "우리의 5년 후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요런 주제를 살짝 꺼내보는거 어떨까요? 그런 비슷한 내용의 영화를 본다든지 해서요..

  • 3. 청혼
    '13.12.21 9:05 AM (175.195.xxx.200)

    남녀가 오년이나 사귀면서 양가부모님인사도 드린상태서 결혼에 관한,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운데요.

    어찌하였든 꼭 청혼받으셨으면 좋겠네요.

  • 4. JJ
    '13.12.21 9:13 AM (175.223.xxx.16)

    대부분은 사랑을 하고 적정 나이와 상황이 되면 결혼을 하지요..

    연애를 5년이나 했고 나이도 32세 이시고 직장도 안정되셨다면 결혼을 해야하는게 순리인거 같아요.

    남자가 결혼얘기를 꺼내지 않을때는 여러가지 이유
    가 있지요. 경제적으로 불안하거나 결혼에 부정적이거나 상대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등등..

    5년이나 연애 하셨으면 누가 먼저 결혼얘기 꺼내는게 중요한거 아닌거 같아요.

    첫댓글님 처럼 이젠 확실히 해야 할거 같다고 마냥 연애만 할수 없으니 결혼생각 없으면 서로 갈길 가자고 하고 님도 다른 분 만날 기회라도 가지세요.

    시간이 갈수록 님만 손해예요. 남자보다는 여자가 나이 먹는건 손해예요.

  • 5. 신기해요.
    '13.12.21 9:18 AM (218.147.xxx.159)

    계속 연애만 해야할 사정같은게 있는거 아닐까요?
    원글님이 모르는 빚이 있다던가하는...

  • 6. ..
    '13.12.21 9:18 AM (82.247.xxx.204)

    사회적 경제적으로 독립이 되어있는 상태라고해서 다 어른은 아니라는 생각을 스스로를 보면서 했어요.
    나이도 있고 사귄기간도 있지만 결혼을 하기는 겁나는 상태였달까..
    저도 남자친구도 같은 마음으로 지금까지 온것같아요.
    저는 올해들어 이 연애가 좀 달리보이기 시작했고요..
    저는 이전에도 연애는 몇번했지만 사실 결혼을 생각할만큼 진지하게 남자를 만난건 지금이 처음이고요, 남자친구는 이전에 서너명의 여자친구와 2-4년정도씩 연애를 한걸로 알고 있는데 결혼생각을 할정도로 진지한 사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어쨌거나 서로 사랑하고 마음이 맞아서 지금까지 온건데, 연애감정은 식고 정만 남은 관계가 되기전에 청혼은 받았으면 좋겠어요.
    주변에서 오년 칠년씩 연애하고 늦은 나이에 헤어지는 경우도 본적이 있는지라 걱정이 되네요..

  • 7. ...
    '13.12.21 9:25 AM (24.209.xxx.75)

    극단적인 경우님 방법 좋지 않나요?

    님은 결혼하고 싶고,
    그쪽은 아니라면 빨리 정리해는게 방법이예요.
    32이랑 34이랑은 또 기분이 다를거 같아요.

  • 8. ....
    '13.12.21 9:27 AM (110.9.xxx.2)

    남자가 우유부단한 사람이라면 더더군다나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님이 밀어부쳐서 결혼 추진해봤자 친정엄마 말씀대로 평생 님이 을의 입장으로 살 확률이 많겠지요.

    집에서 선보라고 한다고 더 이상 연애만 하는 꼴은 못 보겠다고 운을 띄우세요.
    그 상황에서 님에게 어떤 확신도 주지 않는 남자라면 데리고 살아봐야 님만 호구 됩니다.
    일단 매달리는 상황을 한번은 만들어놔야 결혼후에도 우유부단한 남자랑 살기가 수월할듯 합니다.

  • 9. 고전적인방법
    '13.12.21 12:19 PM (122.35.xxx.116)

    엄마가 선보라고 하시네...어쩌지? ^^;

  • 10. 제가쓴방법
    '13.12.21 12:27 PM (122.35.xxx.116)

    이라고 해야 할까요..
    극단적인방법님과 비슷한것도 같은데요...

    암턴 사귀려는 초반에 제가 한마디를 했다가...
    사귄지 1년만에 결혼하게 되었어요..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싶다고..
    결혼할 사이 아니면 더 만나고 싶지 않다 했어요..

    진심으로 시간낭비하기 싫었고 ^^; (당시 2말3초 ^^;;)
    동생은 10년만난 남친이 있어..
    남친도 없는 저는 집에서 몇년때 똥차취급 받고 있었거든요 ㅠㅠ

    저는 그사람 맘에 들지만
    그사람은 또 다를까봐
    노선정리 확실히 하고 갈라 했던말인데..
    그 말 한마디에 양가부모님이 속성스피드로 움직이셔서..결혼했답니다 ^^;;

    남자입에서 결혼하자 소리가 나올만한 ...
    지금 님의 상황에 맞는.. 우회적인 표현들을 떠올려보세요..

  • 11. ,,,
    '13.12.21 5:49 PM (203.229.xxx.62)

    원글님 나이도 있고 먼저 결혼 얘기 꺼내세요.
    남자의 생각 들어 보고 결정 하세요.
    남자분 나이도 있을텐데요.
    시댁에서 아무말 없다는 것도 이상 하고요.
    경제적으로 뭔가 사정이 있던가 결혼할 마음이 없던가
    둘중에 하나예요.
    결혼할 마음이 없는 경우라면 원글님 시간 낭비 하지 마세요.

  • 12. 00
    '13.12.21 7:18 PM (222.106.xxx.2)

    이야기를 해보시고 남자분이 청혼안하시면 그만 만나세요
    선자리에서 여자의 나이는 가혹하답니다.. 30중후반되면 나이땜에 보기도전에 퇴짜 맞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남자쪽 부모님이나 남자분도 그걸 알텐데.. 정말 이기적인 분들이라 밖에 생각되지않네요
    아님 빚이 많거나.. 분명 둘중 하나일테니 툭 터놓고 이야기해보세요.. 언제까지고 30초반이 아니에요..;
    원글님은 너무 느긋하신듯.. 결혼이야기 여자가 먼저 물어봐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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