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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오로라 공주 비윤리 설정 공중파에서 허용해도 좋은가?
올리버 스톤 감독의 <파괴자들>이 개봉했을 당시, 영화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많은 명작들을 남긴 감독이 오랜만에 들고 나온 작품치고는 그 내용과 설정이 너무나 파격적이고 비윤리적이었기 때문이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혹평 일색이었으며, 초라한 관객 동원으로 소리 소문 없이 막을 내렸다. 감독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영화계는 물론 그의 영화들을 사랑했던 팬의 적지 않은 수가 이 작품으로 말미암아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파괴자들>의 홍보 카피에는 '한 여자를 구하기 위한 두 남자의 액션질주'라고 적혀있다. 이것만 봐서는 별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영화를 직접 접하게 되면 얼마 되지 않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만다. 한 여자를 두 남자가 사랑하고, 여자 또한 두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며, 그 상태로 셋이 모든 것을 공유하며 언제나 함께 하는 삶. 때때로 몽환적인 분위기가 자욱한 침대 위에서 한 몸처럼 뒤엉켜 있는 그들의 모습이 버거워지고 마니까.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한 여자를 두 남자가 사랑하는 경우는 질리도록 허다했다. 치정, 시기, 질투, 복수 등의 요소들로 버무려진 삼각관계는 결국에는 파국을 맞게 되고, 한 여자가 둘 중 한 남자를 선택하는 것으로, 혹은 그 둘을 떠나는 것으로 결론을 맺게 된다. 이것은 지구라는 별에 살고 있는 인류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가치관에 기인한 이야기이며, 그렇기에 인류는 이러한 내용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눈물을 보이거나 웃음을 지음으로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다.
<파괴자들>이 혹평을 받은 결정적인 이유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관을 조롱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신예 감독의 호기 혹은 파격으로 보기도 어려웠고, 매번 논란을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괴짜 감독의 대형 사고라고 볼 수도 없었다. 다름 아닌 올리버 스톤이 아닌가. 그래서 실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영화계의 한 축을 형성했던 이가 이런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사람을 놀라게 하려 했으니 말이다.
오로라와 '남편들'의 기묘한 동거, 진정한 사랑일까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중에도 <파괴자들>과 비슷한 내용의 작품이 있으며, 올리버 스톤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작가가 있다. 바로 MBC <오로라 공주>와 이를 집필하고 있는 임성한 작가다. 그리고 이 드라마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 또한 <파괴자들>에게 쏟아 부은 것들과 흡사하다. 비윤리적인 내용으로 인한 불쾌함, 납득할 수 없는 설정에 대한 반감, 보편적 가치관을 뒤흔드는 일탈에 대한 역겨움을 시청자들은 연일 토로하고 있다.
현재 <오로라 공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오로라(전소민 분)와 설설희(서하준 분), 그리고 황마마(오창석 분)가 함께 살기 위해 외국으로 떠나려는 모양새는 더 이상 막장도 아니고, 화제도 아니며, 논란거리도 아니다. 이것은 지상파 일일드라마가 다루는 내용으로서는 부적합한, 금기에 해당되는 일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이런 감정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냐고 치자. 하긴 별의 별 일들이 다 일어나는 요지경 세상이긴 하니까. 그런데 문제는 <오로라 공주>가 여주인공 오로라의 입을 통해서 자꾸만 이 말도 되지 않은 상황을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키고 이해시키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온갖 궤변들로 가득한 말들을 동원해서는 말이다.
"셋이 함께 눈물겨운 노력으로 지옥 탈출했어요. 격려하고 의지하고 서로 일으켜 세우면서 간신히 죽음의 강을 건넜어요. '잘 가세요' 미련 없이 헤어져져요? 이 세상 어차피 한 번 살다 한 번 가는 거 같이 있으면 좋고 함께 있으면 행복한 사람끼리 친형제처럼 오누이처럼 살겠다는 거 죄 아니잖아요."
오로라가 황마마의 둘째 누나 황미몽(박해미 분)에게 셋이 살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는 대목에서 한 말이다. 어처구니없게도 황미몽은 이 말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흘린다. 이해하고 말았다는 뜻일까. 오로라는 이것도 모자라 당신의 남동생이 애정결핍인 것을 알고 있었냐고 반문하기까지 한다. 당위성에 쐐기를 박는답시고 한 말이다.
오로라의 말대로라면 전쟁터에서 함께한 전우들은 살아 돌아온 이들끼리 모두 모여 살아야 하며, 불치병에 걸린 이들은 기적처럼 살아난 이들끼리 가족처럼 살아야만 한다. 그런데 현실 속에서 어느 누가 그러한 삶을 살아가나? 설설희의 치료를 위해 1년의 수발을 든 황마마, 그리고 이를 지켜 본 오로라가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을 품게 된 계기 치고는 너무도 허술하고 비상식적이다.
게다가 오로라가 한 집에서 같이 살고자 하는 두 남자는 현재의 남편과 전 남편이다. 이 점은 앞서 언급했던 영화 <파괴자들> 속에서의 주인공들보다 훨씬 더 비윤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음을 드러낸다. 적어도 <파괴자들>의 주인공들은 결혼이라는 제도로 묶여있던 상황이 아니었다.
만약 박애주의라는 말을 빌려 이러한 상황을 표현하려 했다면, 이 또한 무모한 시도다. 지난 일들을 모두 용서함으로 전 남편과 현재 남편이 같이 살고, 세상 모든 이들을 품에 안는 마음으로 한 여자가 두 남자와 함께 동거하는 것이 과연 성립될 수 있을까? 아니 성립의 유무를 따지기 전에 그것을 진정한 사랑의 발현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오로라와 설설희, 황마마의 어그러진 감정과 일탈적 행동은 그저 막장드라마가 그리는 또 하나의 일면 정도가 아니다. 이것은 지상파 드라마가 다루기를 지양했어야 했던 윤리적인 문제다. 이대로 넘어가서는 안 되는 기묘한 삼각관계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어째서 <오로라 공주>는 레드카드 한 장을 받지 않고 종영을 앞두고 있는 것일까?
1. 감히
'13.12.18 3:36 PM (114.204.xxx.66)올리버 스톤씩이나 비교합니까..
비윤리는 소재의 다양성 면에서 그닥 거부할 의사는 없는데요..
그게 개연성이나 작품의 전개안에서 이해되야지 단지 충격요법으로 쓰는 혐의가 짙어서요..
심지어 작가 정신도 의문시되구요..
처음 겹사돈이나 양아들을 친자식과 혼인시키는 설정으로 재미본 작가가
이젠 두남자와 한여자의 동거나 동성애를 시청률 높이기 충격요법으로 이용한 느낌만 듭니다..
작품의 스토리를 오직 자극과 자신의 이름값 높이기에 쓰이는 막장류의 원조..
그래놓고 잦중 인물들은 그럴듯한 위선의 성찬으로 가르치려 들지요..허허..2. 감히
'13.12.18 3:38 PM (114.204.xxx.66)차기작이 나온다면 새로운 비윤리적 설정으로 막장의 첨단임을 위해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노력한다는데
십원 걸어요..3. 갱스브르
'13.12.18 3:42 PM (115.161.xxx.93)문제는 진정성이에요
작가 스스로가 깊은 성찰이나 고유성과는 거리가 멀구요
드라마를 통해 배우라는 도구를 이용한 자기 분풀이용으로 밖에는...
막장이냐 아니냐는 그 내용의 선정성이나 충격이 아니라
드라마를 보는 대중들에게 물음표를 던지고 어쩌면이라는 ..이해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언제부턴가 가르치려들고 내 배 쩨라 식으로 나오니 작가 본인의 맘 수양부터 하는 게 우선인 거 같아요
이참에 절에 들어가 그 좋아하는 기도나 하며 깨달았음 싶네요4. ᆢ
'13.12.18 7:43 PM (219.250.xxx.171)막장설정도 나름 컬트적인 재미가있다치더라도
그막장에 말도안되는 이유나 안갖다붙였으면
좋겠어요
그냥 재밌어서 이런이유가 더낫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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