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학생으로서 요구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 나세요

학생 잘생겼다 조회수 : 1,271
작성일 : 2013-12-17 17:00:12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1937446


시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에 사는 대학생 최문석이라고 합니다.

지난 14일 저는 '시민으로서, 학생으로서 요구합니다.

지난 대선 국가권력 개입한 명백한 불법선거, 대선무효 박근혜 자진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광주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오간다는 광주 동구 충장로 우체국 앞에 섰습니다. 

1인 시위는 태어나 처음이었습니다. 막상 많은 이들 앞에 서니 얼굴이 화끈거리더군요.

관심의 표현이라 생각하지만, 지나가는 이들이 저를 위아래로 훑어볼 땐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곤혹스러웠습니다. 피켓을 들고 멀뚱히 서 있는 저를 향해 주변 거리의 상인들은 장사에 방해가

된다며 핀잔을 주기도 하더군요. 그럼에도 저는 14일에 시작한 1인 시위를 일주일간 계속할 예정입니다. 

전 편의점을 운영하는 부모님을 도와 매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일을 합니다.

항상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지쳐 쓰러졌습니다.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일과 잠자는 일이

 제 일상의 전부였죠. 하지만 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제 실명을 밝힌 채 스스로 거리에 나섰습니다.

이 글을 통해 그 이유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국정원 발 부정선거 논란, 일상을 무너뜨렸습니다.

올해 4월 전역한 뒤, 제 또래와 별반 다름 없이 복학 준비도 하고 때로는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2년간의 공백이 있어서 그럴까요. 갑자기 달려든 자유가 무척 좋았습니다. 

"아들, 아침이다. 밥 먹어라" 어머니의 목소리, "아따, 문석아. 오늘 뭐할까?" 친구의 전화 한 통에

낄낄 거리며 웃음 짓는 나날이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중한 그 자유에 비해 전역 뒤 찾아온

공허함을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해 방황했습니다. 제 아버지는 일감이 들어오지 않아, 본업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일을 그만두셨습니다. 그런 뒤 24시 편의점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와 여동생까지

이 일에 가세했습니다. 어머니는 오전 11부터 오후 11시까지, 동생은 학교 끝나고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와

저는 그 뒤를 이어받아 이틀씩 교대로 새벽에 손님을 맞이했습니다.자유와 맞물려 느닷없이 달려든 불황에

뭐가 뭔지를 몰랐습니다. 특히나 아버지가 걸렸습니다. "컴퓨터는 내 두 번째 아내"라고 시시껄렁한

농을 던지시던 아버지. 누구보다 컴퓨터를 사모한 아버지께서 새벽에 술버릇이 안 좋은 손님으로부터

손찌검을 당하는 걸 보게 됐습니다. 때로는 손님 사이에 싸움이 나는 경우도 있는데 아버지는 이를 말리기도 하고,

경찰도 부르는 등 정신 없는 새벽을 보내십니다. 한바탕 소동이 지나갈 때마다 아버지는 제게 "괜찮아"라고

덤덤하게 말씀하시곤 합니다. 아침을 맞으며 생각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어제처럼 오늘도 편의점이란

특정한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일하는 가족의 모습. 편의점이란 공간만 다를 뿐이지 다른 가족들도 힘들긴

마찬가지겠지요. 그래도 모든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수많은 일상의 사진첩을 만들어 가는 건 오늘보단

내일이 사뭇 달라질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 가족 생계를 위해, 곧 납부해야 할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많은 일상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함입니다. 그 평범함들이 모이고 모여 수 많은 사람들의

삶으로 채워지는 것은 일상의 '원리'입니다.하지만 개개인의 소소함이 일상의 '원리'를 이루지만 진정한

일상을 '구현'하지 않습니다.  소소하고, 세심한 일상의 모습들은 개개인이 만들지만, 정치는 그 일상을

만들기 위한 '선행 조건'이 됩니다. 저를 포함해 아버지 그리고 이웃의 일상을 좀 더 바람직하게 만들 수

있는 건 '정치'입니다.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시민의 권리를 잠시 빌려 공동체 구석구석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 법을 만듭니다. 일상의 욕구를 실현하려는 당위가 개인의 욕구를 만족 시키면서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틀을 만들려는 현실적인 귀결이 민주주의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 실현의 핵심은 '투표권'입니다.하지만, 사람들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행위를

국가기관이 했습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에 의하면 국정원은

재작년부터 작년 12월까지 2270개의 트위터 계정에서 2200만 건의 글을 조직적으로 올리거나

퍼나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 중 국정원이 정치 개입했다고 판단해 기소한 글이 121만 건입니다. 

이조차도 수사 인력 한계로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 경찰청장의 공판이 진행되는 와중,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으로 드러난 사실입니다. 이 같은 사실로 미뤄봤을 때 원세훈·김용판씨에 대한 사법 판결과는

별개로 시민의 선거권이 명확하게 훼손됐음이 뚜렷해졌습니다. 더군다나 기존에 이 사건을 수사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는 국정감사에서 수사의 외압을 폭로했지만, 공소장 변경 신청을

상부에 말하지 않았다며 일종의 좌천을 당했습니다. 당당히 요구합니다,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십시오


처음 저는 국정원의 댓글이 실제로 투표 행위에 영향을 미친 것과는 별개로 시민의 선거권이

훼손된 사실만 견지했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이 사안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봤습니다.

또한 새누리당과 연관된 흔들림 없는 증거가 나타나야 사퇴를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명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 국정조사가 잘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 생각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남북정상회담록 NLL 포기 논란,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발언에 대한

종북 낙인, 장하나·양승조 의원의 제명 시도….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을 둘러싸고 수많은 사건들이

맞물려 터지고,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항상 대선개입에 대한 명확한 해결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청와대와 여당의 '대선 불복 프레임'과 '종북 몰아가기'가 횡행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 마음 속의

답답함은 더해졌습니다. 그래서 전 거리로 나섰습니다. 이젠 더 이상 세상과 저를 분리 시키지 않겠습니다.

 좌냐 우냐, 서울권 대학생이냐 지방대생이냐를 떠나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바보 같은 믿음으로

거리를 나섰습니다.대통령은 시민의 권리를 수호해야 합니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래야만 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각종 이슈 뒤에서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대통령 선거는

5년마다 치러지는 정기 선거 외에 보궐선거와 재선거가 가능합니다. 보궐선거는 대통령이 자진사퇴하거나

사망·질병·사고 등으로 실시되는 선거를 말합니다. 대통령의 어떠한 사과나 해결책 없도 없고, 말끔하게

 이 사건을 해결할 특검조차 실시되지 않는다면 시민의 권리로 요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시민으로서, 대학생으로서 한 점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요구합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부정선거가 명확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진 사퇴해야 합니다.

제 믿음, 안녕할 수 있을까요전 오늘도 편의점에서 밤을 보낼 예정입니다.

그리고 다시 해가 뜨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겠죠. 1인 시위를 마치는 날이면 요새 뜨거운 문구대로

 제 몸은 정말 '안녕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그 믿음을 부여잡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많은 이들의 "안녕하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모여 우리 사회가 안녕해질 수 있다면 정말 미약하지만

제 '안녕'을 기꺼이 포기하려 합니다. 제 믿음, 안녕할 수 있을까요?

IP : 175.212.xxx.39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ocean7
    '13.12.17 5:05 PM (50.135.xxx.248)

    마지막 글에서 " 제 안녕을 기꺼이 포기하려합니다"라는 문구가 가슴을 저미게하네요
    공부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할 젊은 청년들이 참으로 험한 시국을 만나 저리도 가슴아픈
    사연을 묻게되네요
    무탈하길 간절히 빌어보며 자식 키우는 사람으로 정말 마음이 안좋습니다

  • 2. 그러게요...
    '13.12.17 5:08 PM (58.228.xxx.56)

    옳은소리를 하는데도 저리 각오를 다져야한다니....ㅜㅜ

  • 3. ...
    '13.12.17 5:10 PM (110.15.xxx.54)

    학생의 용기 대단하네요. 고마와요.

  • 4. redwom
    '13.12.17 5:17 PM (175.211.xxx.18)

    와, 결기가 대단하네요. 정말로 공주님 이제 물러나세요~

  • 5. ocean7
    '13.12.17 5:19 PM (50.135.xxx.248)

    박정희 기념행사 예산, 5년간 18배 증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2171421161&code=...

    젊은 대한의 아들들은 안녕을 포기하게만드는 정권이 국민 혈세를 국민 대다수가 원하지도않는 독재자 찬양에 퍼붓고있네요

  • 6. 박수를 보냅니다
    '13.12.17 5:23 PM (118.35.xxx.21)

    위의 학생에게 정말로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제데로 목소리 한번 내지 못하는 저에게 /엄청난 용기를 불러 일으키네요.
    저런 학생들이 있으야 이사회가 바로 굴러 갑니다..
    뒤에 숨어서 말한마디 못하고 박수나 찍찍처대는 인간들 사람답게 할말하고 살아가야지요
    원글을 쓰신 학생에게 천금 만금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7. 아 눈물나
    '13.12.17 5:26 PM (1.231.xxx.40)

    아 미안하다

  • 8. 그런데요.
    '13.12.17 5:33 PM (175.223.xxx.111)

    방송에선 하나도 취재 안 해 주고 옆에 있는 환관들이 이런 사실들을 전해주지 않는다면 구중궁궐에서 지금이 태평성세라고 알고 있는거 아닐까요? 일부러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할 열정 따윈 없을 여자가 분명한데...이렇게 코멘트가 없을수가..맹박이는 악어의 눈물이라도 흘리드만...역시 사람은 집안을 봐야 해요. 보고 배운게 뭐가 있었겠어요.

  • 9. 수성좌파
    '13.12.17 6:46 PM (211.38.xxx.42)

    하는짓보면 알고있어도 쌩까고 있을것 처럼보여요..
    명박이놈 처럼요...보고배운다고 나는 너보다 더할거다
    악을 품었겠죠..지난5년봤잖아요..우리국민들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해처먹기 힘들다는거 앞으로 또 정권잡기 힘들다는 거
    그걸 알고있는한 절대 스스로 내려오지 못하게 십상시들이 말리겠죠...

  • 10.
    '13.12.17 9:03 PM (125.185.xxx.138)

    눈물나서 로긴했습니다.
    저 젊은이의 안녕을 포기하게 만든 이 세월이 밉습니다.

  • 11. 소심이
    '13.12.18 12:58 AM (1.253.xxx.55)

    아!!!!!!!!!!!!!!!!!!!!!!!!!!!!!!!!!!!!!!!!!!!!!!!!!!!!!!!!!!!!!!!!!!!!!!!!!!!!!!!!!!!!!!!!!!!!!!!!!!!!!!!!!!!!!!!!!!!!!!!!!!!!!!!!!!!!!!!!!!!!!!

  • 12. 우유좋아
    '13.12.18 1:18 AM (119.64.xxx.114)

    용기와 결단에 박수를 보냅니다.
    미안한 마음 가득담아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2031 카페에서 파는 키위생과일쥬스 비율이 대략어찌될까요? 10 .. 2013/12/18 1,814
332030 40넘어서 유치원교사임용고시 도전 7 임용고시 2013/12/18 9,414
332029 논술학원 선택.. 2 논술...... 2013/12/18 1,044
332028 돌잔치 축의금 고민되는데... 12 궁금 2013/12/18 2,475
332027 진주 807명 시국선언 "국민을 이긴 권력은 없다&qu.. 8 참맛 2013/12/18 1,663
332026 18개월 아가 호주 2주 여행 어때요? 8 수박꾼 2013/12/18 1,409
332025 펌]오로라 공주 비윤리 설정 공중파에서 허용해도 좋은가? 4 ㅇㅇ 2013/12/18 1,652
332024 벌레들이 싸질러놓은 네이버 변호인 평점좀 보세요.. 3 변호인 2013/12/18 1,353
332023 트랙 자전거 브래이크 결함 리콜확정...교환 받으세요~!!! 딸기향기 2013/12/18 930
332022 인테리어 비용 얼마나 드나요? 6 궁금 2013/12/18 1,722
332021 이케아 우유거품기 3 체리맘 2013/12/18 2,298
332020 촌아줌마의 미국에 대한 생각 17 어설픈 2013/12/18 2,677
332019 [코레일 파업] 적자노선 민간매각 비밀리 추진.. 갈수록 더 꼬.. 세우실 2013/12/18 679
332018 홍삼제조기..어떤 게 나을까요 홍삼 2013/12/18 664
332017 오페라라는 과자 너무 파는곳이 없네요 11 단거조아 2013/12/18 1,913
332016 제 계산이 맞는건지 좀 봐주세요~~ 8 너는너냐 나.. 2013/12/18 1,142
332015 중고 디지털피아노 팔아보신분계세요? 2 궁금 2013/12/18 987
332014 대문에 누가 똥 발라놓았어요 6 짜증 2013/12/18 1,913
332013 나만의 목욕법 팁 있으신가요 저도 하나 알려드려요 2 유자차 2013/12/18 2,867
332012 전업주부님들..연말에 동창이나 각종 모임 하나도 없는 분 계세요.. 45 연말모임 2013/12/18 12,129
332011 다이슨 d35와 요즘 일렉트로룩스?로잰타?핸디청소기 추천요^^ 2 추천 2013/12/18 1,942
332010 부산 숙박 추천 부탁드려요 4 ^^ 2013/12/18 1,424
332009 '안철수 신당行' 러시 민주당 광주 지방의원들 5 탱자 2013/12/18 763
332008 워커힐 w호텔 크리스마스 패키지에 갈 수 있는 이벤트가 있네요^.. 1 석꼬밍 2013/12/18 1,560
332007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정부 엄정대응 경고 4 연대 2013/12/18 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