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지난번 블랙컨슈머 관련 후기입니다.

vina 조회수 : 3,237
작성일 : 2013-12-16 12:29:07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부모님 25년 운영한 식당...접고싶게 만든 블랙컨슈머'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관심 주시고 조언해 주신 분들께 감사해 좋은 소식으로 최대한 빠르게 돌아오려 했는데, 
너무 늦어진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알려주신대로 고소장과 내용증명을 대략적으로 작성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서울시청에가서 무료변호(?) 여하튼 도움주시는 분도 짬내서 만나고 왔습니다.
(크게 도움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 다잡는덴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소 내용을 작성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구요,
증거 자료도 이미 예전에 모아둔 터라 큰 무리없이 진행되었는데...

오히려 문제는 아버지셨습니다.
연세가 있으시다보니 경찰서에 왔다갔다 하는 걸 많이 부담스러워하셨고(예전에 못볼꼴을 많이보셔서 법,경찰 이런쪽을 굉장히 싫어하고 못미더워 하십니다;;), 제가 피해 당사자가 아니니 경찰서 방문등은 어떻게 대신 해드릴 수가 없는 항목이어서요.

그래서 부차적으로 요식업회 쪽에 변호사가 있다고 하니 그쪽에 고소해도 괜찮은지 한번 알아보시라고, 
제가 변호사 만나봤을 땐 고소요건은 충족했다고 확인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우연히도 도봉구 쪽에서 비슷한 사례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소한 부분들은 달랐지만, 남녀 손님 둘이 와서 먹고 간 뒤 전혀 생소한 사람이 찾아와 
주문을 잘못받았다고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 점은 굉장히 유사하더군요.

찾아가 뵙고 확인해본 결과 그 여자와 전화번호가 동일했습니다.

그 음식점에는 10월 초쯤에 그런일이 있었고, 
다행히 비싼 음식을 시킨게 아니었던 터라 만원정도 주고 끝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시 그 여자에게 연락이 와서 음식먹을 때보니 식당이 너무 더럽더라. 
위생점검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냐, 이거 구청에 신고한다...는 식으로 협박을 했다더군요.

그곳은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님이 혼자 하는 작은 음식점이었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쉽게 대응하기 어려워보이는 사람들 골라가며 그런 짓 하는 것 같더군요...
여하튼 그 분께서도 어쩔줄 몰라 발만 동동구르다, 다른 가게 사장님 통해서 협회에 알리시고, 
그걸 또 저희가 여차저차하게 알게 되고...진짜 사람일이 신기합니다.

자꾸 글이 길어지네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아버지도 나이 지긋한 여자분께 그리 행패부렸다는 점에서 화가 나셨는지 
드디어 고소에 동의하셨습니다. 다만 그 아주머님이 하시는 가게는 증거를 따로 모으거나 한 것이 없어서

다음번에 저희든 그 아주머님이든 간에
그 여자에게 전화가 오면 녹음을 하고, 계좌로 돈을 보내준 뒤 그것을 증거로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12월 10일경 그 여자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또 다짜고짜 그런식으로 장사하면 안된다고, 너 내가 고소하면 무사할 수 있을 것 같냐고 하는 내용에서부터, '합의'란 말이 나오니 반색하면서 어떻게 합의할거냐고 묻는 말, 10만원 계좌로 넣으라고 하는 내용까지...참 뻔뻔하더군요. 계좌번호 찍은 문자까지 받은 뒤, 조금 고민하다 계좌에 돈은 넣지 않고 그냥 고소하기로 했습니다.(하루 벌이가 얼마 안돼 10만원이나 줄 여력이 없으시다셔서;;)

그 뒤로 입금이 되지 않으니 전화가 7차례 더 왔지만 모두 받지 않고 핸드폰 캡쳐만 해 두었고,

지난 주 목요일에 저와 그 아주머님 둘이 같이 경찰서에 가서 소장 접수했습니다.

무슨 일 있으면 연락 달라고 했지만, 아직 아무 연락도 없구요. 경찰서 아저씨들도 참 악질한테 잘못걸렸다고, 이 정도 증거면 덤터기 쓸 이유 없으니 걱정말라고 하셔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쪽에는 아직 전화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따로 고소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 여자에게서 또 전화가 오면 그여자가 원하는 것들을 물어서 녹음한 뒤 역시 고소할 계획입니다.

참...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지만, 이것도 다 경험인 것 같습니다.^^
다음 번에 또 이런 일이 있으면 그땐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 분들의 걱정과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두 좋은하루 보내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ㅠㅠ



IP : 180.68.xxx.17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oo
    '13.12.16 12:38 PM (125.128.xxx.120)

    아. 기억나요.
    저희 남편도 서비스업종이라 간간히 블랙컨슈머를 대할 때가 있어서 눈여겨봤어요.
    앞뒤 안맞고 그럴수도 없는걸 우겨도 고객이니 어쩔수가 없더라고요.
    속시원하게 해결되셨음 좋겠네요. 이후 후기 올려주세요.

  • 2. 우와
    '13.12.16 12:39 PM (223.62.xxx.41)

    상습범이었네요.
    원글님 힘내세요!!♥♥

  • 3. ....
    '13.12.16 12:43 PM (39.116.xxx.177)

    전문 "꾼"이군요..
    정말 더럽게 인생사는 말종들이 있는것같아요.
    인간으로 태어나서 그렇게 살고싶은지 모르겠어요.

  • 4. ....
    '13.12.16 12:44 PM (124.58.xxx.33)

    세상에 참 여러가지 인간군상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작 10만원 벌자고 몇달동안 남의집 자식들 직업까지 캐가며 협박에, 수십통의 협박전화. 그것도 서울시내 여러식당 돌아다니면서 하고다닌 사람이였으니,,
    한편으로는 그런 인생사는 여자가 불쌍하기까지도하네요.
    변호사만나고 협회찾아다니느라 머리아파서 아마 10만원 계좌이체하고 끝내버리고 싶은 생각도 많으셨을꺼 같아요. 그래도 다른분을 위해서 용기내신 아버님도 잘하셨고, 님도 수고 많이 하셨어요.

  • 5. 따님이시죠?
    '13.12.16 12:52 PM (1.233.xxx.122)

    똑똑하고 현명한 따님 덕분에 부모님이 든든하시겠어요^^
    수고 많았고 후기 고맙습니다

  • 6. mm
    '13.12.16 1:06 PM (117.111.xxx.214)

    힘내시구요
    꼭 좋은소식으로 후기올려주세요
    반드시 그런사람은 법의 심판 받기를 바랍니다

  • 7. ㅇㅇ
    '13.12.16 1:11 PM (1.229.xxx.126)

    그사건 어떻게 됐는지 궁금했었어요..
    그 아줌마 낌새 느끼고 이젠 연락안하려나요..악질이네요 정말.
    단죄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 8. ㅇㅇ
    '13.12.16 1:20 PM (116.37.xxx.149)

    그런사람들 꼭 죄값 치루길 바랍니다

  • 9. 자끄라깡
    '13.12.16 1:24 PM (119.192.xxx.181)

    세상에 별 그지발싸개 같은 인간들이 다 있네.

    그런 협박 전화 할 시간에 일을 해서 돈을 벌겠다.참

    원글님 이하 식구들 마음 고생 많았네요.

    꼭 끝장 보시고 후기 올려주세요.

    그리고 블렉컨슈머가 아니고 ㅁㅊㄴ이네요.

  • 10. vina
    '13.12.16 1:30 PM (180.68.xxx.174)

    00 님 : 정말 서비스 업종이란게 참 힘든 일인것 같습니다. 남편분도 힘내시길 바래요.

    우와 님 :저도 설마설마 했는데, 이야기 듣고 참 황당했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님: 그러게 말입니다. 그렇게 살고 싶을까요... 사는 동네도 나쁘지 않은 곳이던데 고작 10만원 때문에 한시간 거리를 원정와서 이러는건... 그냥 이상한 사람인것 같습니다.

    ....님 : 윗분과 닉네임이 동일하시네요^^; 저도 이번 일 겪으며 그 여자도 자식이 있을까, 가족은 있을까 생각하면 참 기분이 묘해지더라구요.
    그런데 수십통의 협박전화는 아니예요^^;; 확인해보니 8월부터 지금까지 총 9차례 전화였는데 그중 3통이 하루사이 일이었으니... 생각 날때마다 한번씩 전화한것 같더군요.

    따님이시죠? 님 : 네. 딸입니다^^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mm 님 : 개인적으론... 그냥 더이상 전화 오지 않아서, 여기서 끝나고 엮이지 않았으면 싶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거니 대비는 해놓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ㅇㅇ 님 : 그러니까요. 그 도봉구쪽 아주머님은 좋게 말해 아주머님이시지, 연세가 거의 70가까이 되셨던데... 사람이 참 그렇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궁금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11. 멋지삼
    '13.12.16 2:05 PM (119.194.xxx.239)

    원글님과 아버님의 용기에 박수보냅니다.

  • 12. 루이보스
    '13.12.16 2:15 PM (58.224.xxx.25)

    아후...~~ 얼마나 맘 고생 하셨어여.... ㅠㅠ
    넘 잘하셨고 고소했다지만 읽는 제가 속상한게 안가시는데 얼마나 속태웠을까요
    만만해 보이는 사람 상대로 그러는거 정말 벌받을 일이고 벌 받을꺼얘요!! 원글님 가족 힘 내세효!!

  • 13. 정말
    '13.12.16 2:38 PM (1.236.xxx.28)

    대처를 잘하셨네요~!
    세상에 참 더러운 인간들 많네요. 정말 속상해서 어쩌셨어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4161 육개장 잘하는 집 2 식당 2013/12/24 1,359
334160 결혼하신 분들..남편 어느정도 뒷처러(?)하시나요? 19 새옹 2013/12/24 4,968
334159 시간제 일자리 합격하신 분 계신가요? 4 키보다 능력.. 2013/12/24 1,711
334158 디지털피아노 추천 해 주세요. 10 대기중 2013/12/24 2,965
334157 코레일, 전 사장에게 ‘입단속’ 문자 보내 2 열정과냉정 2013/12/24 1,156
334156 다운패딩 5 .. 2013/12/24 1,001
334155 음악 전공하신 분들...도와주세요^^ 2 로잘린드 2013/12/24 811
334154 키 이야기 나와서 하는 말 2013/12/24 1,056
334153 국민건강,경제에 부담주는 양승조 법.시행된다면 유디치과에도 큰 .. 9 8282 2013/12/24 938
334152 예비고 2 남학생이구요 5 질문있어요 2013/12/24 1,441
334151 학위도 자산중에 하나일까요 4 2013/12/24 1,738
334150 조선족들 대한민국으로의 귀화과정이 대체로 쉬운편인가요 . 2013/12/24 595
334149 마음의 평안은 종교 없이는 이루어지진 않는건가요? 17 .. 2013/12/24 2,114
334148 빚을 얻어서라도 공부해야 할까요? 7 2013/12/24 2,628
334147 냉동실 고기 녹여서 스테이크 미디엄 가능한가요? 2 저.. 2013/12/24 1,290
334146 사이버사 '부실수사' 후폭풍…꼬리 무는 의혹들 1 세우실 2013/12/24 745
334145 일본 자위대에 실탄 1만발을 빌렸을까? 4 ... 2013/12/24 961
334144 키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나라는 우리나라 9 짜증나 2013/12/24 1,875
334143 카카오톡으로 선물받은거요~ 1 질문~~ 2013/12/24 1,635
334142 크림치즈 프로스팅 케잌 가르쳐주세요. 4 .. 2013/12/24 1,026
334141 막스마라 옷 55가 42 입으면 클까요? 11 사이즈 2013/12/24 15,096
334140 월맛에서 송금하려는데요... 2 급한... 2013/12/24 539
334139 길거리 흡연의 위험성 2 ououpo.. 2013/12/24 984
334138 배용준이 연예인이긴 한 건가요 13 이제 그만 2013/12/24 4,026
334137 락앤락 유리 용기 오븐에 요리해도 안깨져요? 6 .. 2013/12/24 2,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