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 밤에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이 밤에 조회수 : 896
작성일 : 2013-12-16 01:46:13
제 친구는 제게 그렇지 않다고, 네가 그런 교수님들만 만난 거라고 합니다.
저는 그 말을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최소한 그렇지 않은 교수님들은 있다는 얘기니까요.

저는 대학원생입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 앞으로 인건비도 나옵니다.
하지만 제 명의로 된 통장, 즉 인건비가 입금되는 통장은 제게 없습니다. 카드도요.
그 돈은 '공금'이라는 명목으로 모입니다. 저는 그 대가로 등록금을 제공받습니다.
등록금이라 말하기도 애매한 것이, 대부분의 풀타임 대학원생은 조교를 합니다.
그러면 일정 비율로 등록금을 면제 받으니, 전액을 공금으로 받는 건 아닌 셈입니다.

업무 관련 전화는 모두 제 핸드폰으로 하고, 교통비며 생활비며..
이제 일년반이 지나가니, 생활비를 달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최소한 교통비와 핸드폰비는 주셨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교묘한 말로 언제 주겠다는 말이 없네요. 아마 전 졸업 전까지 받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생활비 때문에 힘들다고 얘길하면, 자기도 힘들게 공부했다며 긴 시간 설교나 들을 뿐이죠.

돈의 규모와 흐름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도, 크게 소리내지 못하는 제가 답답하고 싫습니다.
결국 이 피해는 저를 도와주시는 부모님이 고스란히 떠맡고 계시죠.
졸업과 미래, 그리고 진로를 쥐고 흔드는 교수님께 제가 반항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교수이자 인사부장이고 상사입니다.
주말에 나오라면 나가야 하고, 회식하자면 회식해야하고, 공휴일에 쉬면 다음날 불려가 혼나고. 네 가족에게 열중한다며 혼나고, 수술하시는 어머니를 알면서도 뛰어가지 못했던 날들입니다. 이런 일상들이 머지 않아 끝나기를 하루하루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저는 제 후배들의 미래이기도 하고 제 선배들의 과거이기도 합니다.
제가 봐왔던 이런 교수님들보다, 이렇지 않은 교수님이 한명이라도 더 많길 바랄 뿐입니다. 이런 일들이 옳지 않다고 생각이 확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커뮤니티에도 그 어디에도 올리지 못하는 글을, 늦은 밤 익명을 빌어 82에 올립니다.
저는 안녕하지 않습니다.

IP : 211.234.xxx.22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뭔지 알아요.
    '13.12.16 1:48 AM (178.191.xxx.174)

    있는 놈이 더하다고 연구 결과 채가는 놈도 있어요. 저도 안녕 못합니다.

  • 2. 원글
    '13.12.16 1:50 AM (211.234.xxx.226)

    뭔지 알아요.님 밤갑네요. 연구 결과 채가는 놈 저도 겪어보았죠. 이름 내주는 일도 허다하구요. 문득 생각나서 쓴 글인데,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3. 한숨이 나네요
    '13.12.16 2:18 AM (1.233.xxx.122)

    언제나 좀 제대로 된 사회가 될런지..
    갑갑하시겠어요.
    부디 훌륭한 교수님이 되셔서 이 악순환을 끊어 주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3461 불교공부 어떻게 시작하나요? 7 질문 2013/12/19 1,678
333460 영양제 좀 찾아주세요^^ 보석비 2013/12/19 906
333459 작가 배수아씨 책 추천 해주세요 8 꿀벌나무 2013/12/19 1,328
333458 똥도 유전자검사되는지요? 13 왕짜증 2013/12/19 3,516
333457 남의 욕 하기 좋아하는 언니 9 아는언니 2013/12/19 2,440
333456 7세는 유치원에서 점심약 안챙겨주시나요? 6 ㅡㅡ;; 2013/12/19 837
333455 노트북에 있는 영화를 아이폰으로 옮기려면?? 4 질문있습니다.. 2013/12/19 1,215
333454 그냥 저만 웃겼던 이야기요 4 졸려 2013/12/19 1,187
333453 어제 라디오스타 보셨나요? 장진 감독 슬기 대하는거 불편했어요... 24 불편 2013/12/19 13,185
333452 중학생 ...지각하면 문자오는거죠? 3 중딩맘 2013/12/19 1,288
333451 박근혜와 이명박, 꼭 닮고 퍽 다른 집권 1년의 기록 外 2 세우실 2013/12/19 1,262
333450 가게 앞에서 문지기인척 하기 우꼬살자 2013/12/19 1,041
333449 미국에서 구급차타고 병원가면 천만원!! 5 부정선거로 .. 2013/12/19 1,390
333448 학생들이 쓰기 좋은 샤프, 잘 써지는 볼펜 추천해 주세요~ 14 조카 보내주.. 2013/12/19 4,595
333447 '朴 지지' 12% "경찰이 사실대로 발표했으면 文 지.. 8 ... 2013/12/19 2,590
333446 전 이 연예인이 느끼하고 싫고 이 사람은 너~무 호감이예요. 10 채림동생? 2013/12/19 3,762
333445 반지 반지 질문 1 현이 2013/12/19 876
333444 범인검거를 위해 몸 사리지 않는 경찰 .. 2013/12/19 831
333443 신장기능 저하래요. 어어엉~~ 10 건강검진.... 2013/12/19 13,346
333442 일한다는게 슬프다니. ... 10 ... 2013/12/19 3,170
333441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진한장 안보면 후회합니다. 3 우리는 2013/12/19 1,748
333440 튀긴음식 먹으면 피가 걸죽해지는 기분이에요... 2 튀김 2013/12/19 1,859
333439 애들 단백질 섭취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건가요 초등고학년 2013/12/19 1,034
333438 EBS 무료 다시보기 어디서 볼수 있나요? 5 소란 2013/12/19 2,405
333437 고졸, 막노동 고학생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 있어야... 2 Regina.. 2013/12/19 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