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 밤에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이 밤에 조회수 : 867
작성일 : 2013-12-16 01:46:13
제 친구는 제게 그렇지 않다고, 네가 그런 교수님들만 만난 거라고 합니다.
저는 그 말을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최소한 그렇지 않은 교수님들은 있다는 얘기니까요.

저는 대학원생입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 앞으로 인건비도 나옵니다.
하지만 제 명의로 된 통장, 즉 인건비가 입금되는 통장은 제게 없습니다. 카드도요.
그 돈은 '공금'이라는 명목으로 모입니다. 저는 그 대가로 등록금을 제공받습니다.
등록금이라 말하기도 애매한 것이, 대부분의 풀타임 대학원생은 조교를 합니다.
그러면 일정 비율로 등록금을 면제 받으니, 전액을 공금으로 받는 건 아닌 셈입니다.

업무 관련 전화는 모두 제 핸드폰으로 하고, 교통비며 생활비며..
이제 일년반이 지나가니, 생활비를 달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최소한 교통비와 핸드폰비는 주셨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교묘한 말로 언제 주겠다는 말이 없네요. 아마 전 졸업 전까지 받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생활비 때문에 힘들다고 얘길하면, 자기도 힘들게 공부했다며 긴 시간 설교나 들을 뿐이죠.

돈의 규모와 흐름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도, 크게 소리내지 못하는 제가 답답하고 싫습니다.
결국 이 피해는 저를 도와주시는 부모님이 고스란히 떠맡고 계시죠.
졸업과 미래, 그리고 진로를 쥐고 흔드는 교수님께 제가 반항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교수이자 인사부장이고 상사입니다.
주말에 나오라면 나가야 하고, 회식하자면 회식해야하고, 공휴일에 쉬면 다음날 불려가 혼나고. 네 가족에게 열중한다며 혼나고, 수술하시는 어머니를 알면서도 뛰어가지 못했던 날들입니다. 이런 일상들이 머지 않아 끝나기를 하루하루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저는 제 후배들의 미래이기도 하고 제 선배들의 과거이기도 합니다.
제가 봐왔던 이런 교수님들보다, 이렇지 않은 교수님이 한명이라도 더 많길 바랄 뿐입니다. 이런 일들이 옳지 않다고 생각이 확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커뮤니티에도 그 어디에도 올리지 못하는 글을, 늦은 밤 익명을 빌어 82에 올립니다.
저는 안녕하지 않습니다.

IP : 211.234.xxx.22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뭔지 알아요.
    '13.12.16 1:48 AM (178.191.xxx.174)

    있는 놈이 더하다고 연구 결과 채가는 놈도 있어요. 저도 안녕 못합니다.

  • 2. 원글
    '13.12.16 1:50 AM (211.234.xxx.226)

    뭔지 알아요.님 밤갑네요. 연구 결과 채가는 놈 저도 겪어보았죠. 이름 내주는 일도 허다하구요. 문득 생각나서 쓴 글인데,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3. 한숨이 나네요
    '13.12.16 2:18 AM (1.233.xxx.122)

    언제나 좀 제대로 된 사회가 될런지..
    갑갑하시겠어요.
    부디 훌륭한 교수님이 되셔서 이 악순환을 끊어 주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1166 이대와홍대중 34 학교선택 2013/12/16 3,278
331165 박정희의 딸......저대로 가만히 두어야 하나요? 18 ㅜㅜ 2013/12/16 2,228
331164 외신도 미국 가스통 할베 주목 3 light7.. 2013/12/16 1,102
331163 자동차 배터리 방전됐네요 7 어쩔 2013/12/16 1,720
331162 때려부수는 남편 26 ........ 2013/12/16 4,641
331161 길에 나가보니... 1 판박이 2013/12/16 852
331160 의료민영화된거죠! 실비보험비 넘 약한거겠죠. 14 궁금 2013/12/16 3,467
331159 예비고1인데 영어학원 어떤 커리로 하는곳 보내야할까요? 11 예비고1 2013/12/16 1,916
331158 우리나라 외교부가 독도를 다케시마 표기 허용 했다구요??? 6 익명이요 2013/12/16 1,230
331157 2살 6살 아이들 데리고 괌 pic어떨까요? 3 아빠 어디가.. 2013/12/16 1,641
331156 자녀를 대학에 보내시거나 합격시키신 분께 묻습니다. 8 중등맘 2013/12/16 2,124
331155 손 차가우신분 어떻게하시나요? 4 ^^ 2013/12/16 1,349
331154 한국은 더이상 애를 그만낳아야, 인구는 2천만명이하로 줄여야 2 korea 2013/12/16 1,855
331153 완전 급한데 영작좀 부탁드려요 6 ... 2013/12/16 660
331152 주유시 체크카드가 2번 결제가 되었는데요 5 어이없음 2013/12/16 1,694
331151 사실혼 관계시 배우자 사망 40 -- 2013/12/16 17,220
331150 의료, 철도 민영화 개념에 대해 주변에 세 줄 요약으로 알려줄건.. 4 ..... 2013/12/16 1,031
331149 방은진 감독..집으로가는길.. 9 집으로가는길.. 2013/12/16 2,666
331148 12월 16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3/12/16 785
331147 스키장 1 궁금 2013/12/16 716
331146 오유 펌. 철도 민영화가 와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글.. 2 민영화 2013/12/16 1,635
331145 조언주세요.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vs. 훈육 5 .. 2013/12/16 1,631
331144 육아 선배님들 도와주세요..18개월 아기가 자해를 해요 10 어쩌나.. 2013/12/16 7,507
331143 제가 잘 몰라서 그런데 지금 장성택 뉴스로 도배하는 이유가 10 오프라 2013/12/16 2,779
331142 인간관계 고민이예요. 7 아름9730.. 2013/12/16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