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 밤에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이 밤에 조회수 : 883
작성일 : 2013-12-16 01:46:13
제 친구는 제게 그렇지 않다고, 네가 그런 교수님들만 만난 거라고 합니다.
저는 그 말을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최소한 그렇지 않은 교수님들은 있다는 얘기니까요.

저는 대학원생입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 앞으로 인건비도 나옵니다.
하지만 제 명의로 된 통장, 즉 인건비가 입금되는 통장은 제게 없습니다. 카드도요.
그 돈은 '공금'이라는 명목으로 모입니다. 저는 그 대가로 등록금을 제공받습니다.
등록금이라 말하기도 애매한 것이, 대부분의 풀타임 대학원생은 조교를 합니다.
그러면 일정 비율로 등록금을 면제 받으니, 전액을 공금으로 받는 건 아닌 셈입니다.

업무 관련 전화는 모두 제 핸드폰으로 하고, 교통비며 생활비며..
이제 일년반이 지나가니, 생활비를 달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최소한 교통비와 핸드폰비는 주셨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교묘한 말로 언제 주겠다는 말이 없네요. 아마 전 졸업 전까지 받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생활비 때문에 힘들다고 얘길하면, 자기도 힘들게 공부했다며 긴 시간 설교나 들을 뿐이죠.

돈의 규모와 흐름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도, 크게 소리내지 못하는 제가 답답하고 싫습니다.
결국 이 피해는 저를 도와주시는 부모님이 고스란히 떠맡고 계시죠.
졸업과 미래, 그리고 진로를 쥐고 흔드는 교수님께 제가 반항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교수이자 인사부장이고 상사입니다.
주말에 나오라면 나가야 하고, 회식하자면 회식해야하고, 공휴일에 쉬면 다음날 불려가 혼나고. 네 가족에게 열중한다며 혼나고, 수술하시는 어머니를 알면서도 뛰어가지 못했던 날들입니다. 이런 일상들이 머지 않아 끝나기를 하루하루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저는 제 후배들의 미래이기도 하고 제 선배들의 과거이기도 합니다.
제가 봐왔던 이런 교수님들보다, 이렇지 않은 교수님이 한명이라도 더 많길 바랄 뿐입니다. 이런 일들이 옳지 않다고 생각이 확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커뮤니티에도 그 어디에도 올리지 못하는 글을, 늦은 밤 익명을 빌어 82에 올립니다.
저는 안녕하지 않습니다.

IP : 211.234.xxx.22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뭔지 알아요.
    '13.12.16 1:48 AM (178.191.xxx.174)

    있는 놈이 더하다고 연구 결과 채가는 놈도 있어요. 저도 안녕 못합니다.

  • 2. 원글
    '13.12.16 1:50 AM (211.234.xxx.226)

    뭔지 알아요.님 밤갑네요. 연구 결과 채가는 놈 저도 겪어보았죠. 이름 내주는 일도 허다하구요. 문득 생각나서 쓴 글인데,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3. 한숨이 나네요
    '13.12.16 2:18 AM (1.233.xxx.122)

    언제나 좀 제대로 된 사회가 될런지..
    갑갑하시겠어요.
    부디 훌륭한 교수님이 되셔서 이 악순환을 끊어 주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5211 예금 2.7%........ 7 어휴 2014/02/27 2,680
355210 십년만에 연락온 학교 친구들..어쩜 다 몇달만에 돈빌려달라 할까.. 9 띠옹 2014/02/27 4,130
355209 노예12년 보신 분 어떤가요? 8 ... 2014/02/27 1,813
355208 깨죽거리 & 참기름 짰는데... 2 참기름 처음.. 2014/02/27 867
355207 이제 라쿤털달린 패딩은 못입나요? 6 이제 2014/02/27 1,646
355206 미니오븐 좀 추천해주세요 .. 2014/02/27 658
355205 어떤 선택이 좋을까요..? (회사이직 관련) 15 .. 2014/02/27 1,363
355204 르쿠르제 14랑 스타우브 베이비웍이랑 활용도가 비슷할까요? 1 냄비고민 2014/02/27 2,480
355203 남자향수 추천 부탁드려요^^ 4 향기 2014/02/27 1,367
355202 의료계 종사자분들 봐 주세요. 의료계 2014/02/27 646
355201 제네바 사운드 시스템과 티볼리 중 고민. 1 고민. 2014/02/27 2,149
355200 까르보나라 만들때 생크림? 휘핑크림? 9 크림스파게티.. 2014/02/27 9,166
355199 40대 - 요즘 무슨 가방이 이뻐요? 예산 넉넉합니다. 125 .... 2014/02/27 29,782
355198 쉐프윈 웍 써보신분 1 쉐프윈 2014/02/27 1,905
355197 곰팡이 이런 경우엔 무슨 이유일까요? 3 곰팡이 2014/02/27 660
355196 김연아 선수 궁금한거 30 연아생각 2014/02/27 4,988
355195 캔우드 반죽기 제빵기보다 확실히 다른가요? 3 반죽기 2014/02/27 4,777
355194 이번 정권은 진짜 세수가 부족한가봐요 15 aaa 2014/02/27 2,484
355193 예의없는 사람들 2 ... 2014/02/27 1,137
355192 철도노조 130명 파면/해임, 251명 정직, 23명 감봉 1 속보 2014/02/27 504
355191 7명이 '강간'했는데 자발적 성관계? 2 새누리당 국.. 2014/02/27 2,834
355190 어떻게하면 받을수 있을까요? 1 돈꿔주고 못.. 2014/02/27 445
355189 부산 날씨 어떤가요? 3 .. 2014/02/27 655
355188 수능대비냐 텝스냐...경험 많으신 선배님이나 영어관련 조언 해주.. 7 상담 2014/02/27 1,523
355187 저체중의 슬픔 23 modera.. 2014/02/27 4,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