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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의료 민영화의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의료민영화 조회수 : 3,683
작성일 : 2013-12-16 00:40:39
출처: 레몬테라스

글쓰신 분한테 허락 맡고 퍼왔어요.

엊그제 잠시 의료 민영화에 대한 후바람(?)이 한번 이곳 레테를 몰 아친 이후 교육 민영화에 대한 글들이 조금씩 눈에 띄네요.

국민연금, 철도민영화, 의료민영화, 교육민영화, 언론 장악 등등의 믿기 힘든 사안들이 민주주의라 자타칭하는 대한민국에서 하루가 멀게 뻥뻥 타지고 있네요.
그 동안에도 이곳에서는 오로라 출연진의 어이없는 죽음, 루비반 지 이야기, 연예인 누구의 코가 어떻고 발음이 어떻고 등등의 연예 인들의 가쉽거리가 주제의 주를 이루고 있구요.

저 역시 가벼운 가쉽거리를 좋아하는 사람임을 부정하진 않겠습 니다. '나같은 소시민이 뭘 할 수 있겠느냔' 자조섞인 마음에 나라따위 어찌되든 정책 따위 어찌되든 나는 그냥 내던 세금 내면 되는거고 어차피 나라를 그렇게 굴러가게 되어 있는거고.. 이렇게 생각들.. 되시겠지요. 저도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내가 뭘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하더라도 당장 생계부터 신경써야 하는 서민이니까요.

하지만 민영화라는 알쏭달쏭한 단어가 우리의 청구서에, 우리의 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어쩌시겠습니까?

민영화라는게 정확히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줄 몰라서 그냥 그런가보다 넘어가시는 분들, 저의 짧은 생각으로 유추해낸 글을 읽어주시고 한번 생각해주세요.

먼저 저는 엊그제 의료 민영화가 우리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미치 는 영향으로 우리가 받게 될 청구서액을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해외에 살고 있습니다. 의료 민영화인 곳이죠.

세계에서 잘 된 시스템으로 손꼽히는 것중 하나인 우리의 국민건 강보험 덕분에 우리는 만원에서 이만원 가량의 그다지 부담스럽 지 않은 가격으로 의사의 상담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영화가 된 곳은 어떤 줄 아십니까? 5~10분간의 문진만 을 하는데도 약 12만원(지역마다 다를 것입니다만 대략 이 정도입 니다)이며 가장 평범한 수술중의 하나인 맹장염 수술도 8~900만 원은 예사입니다. 물론 검사료 제외입니다. 검사료도 약 6,700만 원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나는 건강하니까 딴 사람 얘기다. 민영화가 되든 말든~' 하시는 분들, 본인은 차치하고서라도 부모님은요? 아이들은요?

생후 몇개월의 아이의 응급실 청구료가 약 천만원인 것도 본적이 있습니다. 좀 열이 나는 정도로 보이더군요.

자, 민영화가 무엇이길래 이리도 우리를 위협하는 것일까요? 기본 적인 민영화의 추진은 의료사업의 경쟁화로 좀 더 나은 서비스를 받게 하고 연구를 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아, 그럼 우리는 의사들과 병원들의 경쟁으로 정말 더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요? 가능한 설명입니다. 자본주의는 시장경쟁 논리이고 그것이 지금 까지 우리나라도 여기까지 발전 시켰지요. 하지마 문제는 그 경쟁으로 인한 수혜자와 도태자가 누군지 봐야 합니다.

민영화로 자본금이 넉넉한 대기업이 뛰어들테고(이미 준비를 다 마쳤다더군요), 시설의 고급화를 비롯하여 병원도 대기업화, 시스 템화 되겠지요. 그럼 가격이 올라가겠네요? 그러면 시설이 낙후된 동네 의원들은 차차 도태될테고 페이닥터로 대형병원에 흡수되거나 망하겠지요. 지금의 영세 마트들처럼 의원들은 차차 사라지거나 경영난을 겪 습니다. 그러면 시설은 더욱 낙후되구요. 그 다음 단계로는 대형 병원들만 남고 가격은 더욱 올라갑니다. 소 비자에겐 선택의 여지가 그다지 없거든요. 따라서 높은 수준의 서비스와 의료진은 상류층만 향휴할 수 있게 되는 거고 서민들에게는 낙후된 의원만이 옵션으로 남습니다. 다시 말해 의료서비스의 양극화가 되는 것이지요.

이미 미국이 이러한 대표적인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그들은 우리처럼 체계를 돌리려 해도 거대 기업들의 반발과 이미 굳어진 시스템 앞에 방법이 없습니다. 제아무리 대통령일지라도 대기업들의 경제력 앞에 눈치를 봐야하 거든요.

그러면 의료 민영화가 의사에게 유리하느냐? 글쎄요. 의사들에게 도 양극화가 나타나겠지요. 자영업자로 표현할 수 있는 동네 의원 들은 경영난에 시달릴테고 그럼 페이닥터로 들어가는게 낫겠네 요. 실력이 좋은 사람은 상승하고 아닌 사람은 낙후되니 당연한 결과 가 아니냐구요? 이미 높은 보수를 받는 전문직 의사의 수입이 낮 아진들 뭐가 문제겠냐구요? 이미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지만 수입이 낮아지게 되면 몰림 현상 이 나타나타나겠죠. 누가 얻는 것은 적고 고생만 많은 외과나 산부 인과 등을 전공하려 하겠습니까?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등만 난 무하겠죠.

일반 서민들의 보수와는 확실히 차이가 나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 한 과목 진료 의사들에게 적절한 지원이 있어야만 연구가 진행되 고 우리 다수의 서민들이 그 혜택들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자, 그럼 교육의 민영화도 한번 볼까요. 역시 경쟁으로 인한 교육 서비스의 차별화, 질의 향상. 듣기에는 달콤합니다. 하지만 우리 서민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위의 의료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양극화는 일어날테고 지금의 민 사고나 특수고에는 비견할 수 없는 높은 교육비가 책정될 것입니 다.

지금도 사실 서민으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출세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는 고시가 부유층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했는데(더이상 개룡 남녀는 없다고 봐야하죠) 이제는 약간의 가능성조차 없어지는 겁 니다. 생활수준이 다른 아이들이 학우로서 어울리는 날이 머지 않 아 끝이라는 얘기죠.

미국의 아이비리그 중고등학교처럼 수업료가 몇천만원을 넘나드 는 소위 명문학교, 귀족학교와 형편없는 시설의 공립학교를 나와 할렘을 떠도는 그 모습은 이제 곧 우리의 차례입니다.

미국이란 나라. 자유와 드림컴츄루의 상징으로 보이시죠? 자본주 의의 대표국가. 돈이라면 살인도 정당하게 바꾸어버리는 그런 곳 이 미국입니다. 하루벌어 하루산다는 미국인들의 삶 믿기 힘드시죠? 아무리 높은 연봉이아도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어 집도 잃고(론 갚을 돈이 없으므로), 차도 잃고, 자식들은 형편없는 학교에서 뒷골목의 아이 들과 어울리고... 조금 과장이 있을지라도 이것이 제가 본 미국의 현재입니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시민들은 보이지 않는 계급에 갇혀 살고 있죠.

학교 다닐때 농노제도에 배우면서 그런 시대에 태어나지 않음을 감사하고 그들이 가엾다 생각해보신 적 있으시죠?

그들의 모습이 이제 바로 우리의 모습입니다. 의료, 교육의 양극화 로 우리에겐 저렴하고 질낮은 서비스만이 제공되고 노동력을 제 공할 인력으로 키워질 뿐이죠.

지금도 정부의 정책이 발표되고 국민들의 반발이 예상되면 연예 계나 기타 다른 문제를 터뜨려 시선을 돌리는 정부입니다. 언론을 장악하여 국민의 귀와 눈을 막는 정부입니다. 날치기 법안 통과로 국민의 허탈감을 조장하는 정부입니다.

어쩌시겠습니까? 그냥 이대로 그들이 우리 모두의 것을 빼앗아가 도록 하시겠습니까?

어르신들이 그러신다죠? '니가 정치할 것 아니면 그냥 있으라'구 요. '지금 하시는 분이 잘하시는 것'이라구요. '이 나라는 어르신들이 일구어 놓으신 것'이라구요.

어르신들이 일구어 놓으셨죠. 하지만 이제는 우리 젊은 사람들이 바통을 이어 받았습니다. 우리가 일어서지 않으면 우리라는 '보 험'을 가진 부모세대와는 달리 우리에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 니다. 농노로 전락시켜버린 원흉이라는 우리 다음 세대의 원망과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병든 몸, 그렇지만 높은 병원비로 병원조차 가지 못하는 신세밖에는 말이죠.

'대중의 침묵의 살인행위'이다 라는 말을 들어보았습니다. '무언은 동의나 마찬가지'라는 말도 들어보았습니다.

현 시국을 한탄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위정자들은 동의라 고 생각합니다.

물리적 탄압을 직접적으로 가했던 그 시절에도 목숨을 내놓고 항 거한 세대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아무것도 없다구요? 아무 힘도 없다구요? 최소한 우리 에겐 '이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는 머리를 가졌고, 그러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완벽히 장악하려해도 할 수 없 는 소통의 길을 갖고 있습니다. 그 옛날과 달리 인터넷이라는 무기 를 갖고 있죠.

이 무기를 가지고 가쉽거리만을 나누며 또 소중한 하루를 보내시 겠습니까? 당신 앞에 천만원짜리 청구서가 날아올때까지요?

약간의 수고비를 받고 알바하시는 분들께도 말씀 드립니다. 아니면 혹은 정말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시는 분께도 말씀 드립니 다.

당장, 당신의 부모가 혹은 당신의 자녀가 병원비가 없어서 작은 병 이나 상해로 장애를 갖게 되거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고 생각해 본다면 지금 받는 그 소정의 금액에 당신이 양심을 팔 수 있겠습니 까?

또는 이렇게 뽑은 당신들이 잘못이다 혹은 당신은 투표라도 했느 냐 하시는 분들. 책임은 나중에 물으면 안될까요? 일단 이 시급한 사태부터 조속히 처리하고 나중에 하자구요. 지금 안하면 늦습니다.

다들, 안녕들해졌으면 합니다

촛불시위에 나가지 못하는 분들, 아니면 그 이외에 좀 더 힘을 보 태고 싶은 분들. 중구난방으로 흩어진 의견을 하나로 강력이 모아 이것이 우리의 뜻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IP : 175.212.xxx.3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눈물나요.
    '13.12.16 12:45 AM (178.191.xxx.174)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ㅜㅜㅜㅜㅜㅜ

  • 2. 잘읽었습니다
    '13.12.16 12:46 AM (183.97.xxx.56)

    잘모르던 부분 도움많이됐습니다.
    뭘알아야 분노하고 싸우죠...

  • 3. 지금
    '13.12.16 12:55 AM (121.50.xxx.31)

    여당지지하며 매뉴얼대로 움직이시는분들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수도가 점진적으로 ㅍㄹㅍ처럼 400%오름 대체얼말벌어야하는지 한두개도아니고 아주꼼꼼히다하실려고하니 의보는 특히나 건드리면 안되는데... 사람인이상 늙고 병드는건 피할수없는건데

  • 4. 밥 세끼 챙길 때가 아니네요.
    '13.12.16 1:09 AM (58.143.xxx.49)

    이거 지옥의 나락으로 가는 급행 열차군요!

  • 5. 요즘
    '13.12.16 1:12 AM (175.212.xxx.39)

    가장 답답하고 ㅇ시운 인간들은요.
    쿨병에 걸린자와 중립인척 솔로몬병에 걸린 인간들이 가장 미워요.

  • 6. --
    '13.12.16 1:18 AM (217.84.xxx.88)

    96학번인데...그 당시만 해도 나라가 이렇게 망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IMF 어떻게 극복해냈는데.....결국 망하는 군요.

  • 7. .......
    '13.12.16 1:58 AM (39.7.xxx.183)

    국민의료보험 없는 나라에서 수술받고 일주일 입원하고 낸 돈의 1/10로
    우리나라에서 같은 수술 받고 같은 기간 동안 특실에서 지낼 수 있었어요.
    사보험으로 커버되는 건 1/3정도여서 참 씁쓸하더군요. 한 질병으로 커버
    되는 금액에 한도가 있다네요. 거기에 걸려서 그정도가 되더라고요. 회사
    에서 들어준 보험이라 참 다행이면서도 씁쓸한 현실이었죠. 제 쌩 돈이 수
    천이 들어갔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는 보험 처리 다 되고 보험 하나도 안
    되는 특실 써도 천 만원 안쪽으로 다 해결돼요. 의료보험 꼭 지켜야 해요.
    돈 없어서 치료 못받거나 빚더미에 올라앉는 사람들 정말 많이 생길 거에요.

  • 8. ᆞᆞ
    '13.12.16 2:00 AM (203.226.xxx.45)

    뭘 어떻게 나서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ㅜㅠ

  • 9. 잘 읽었습니다.
    '13.12.16 2:14 AM (125.182.xxx.3)

    많은분들이 보셨음 합니다.
    이런글이 베스트로 가야하는데..
    정말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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