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부터.. 뭔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나이 50에.. 이것저것 많은 생각이 들고..
삶에 대한 저의 자세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완벽주의자에 성격도 좀 급하고... 정리벽이 있고.. 무지하게 깔끔을 떨고...스스로를 볶아대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스스로 참 많이 힘들고 피곤하게 살았습니다...
식단도... 생선이나 고기와 야채가 어우러지는 밥상을 차려야만 속이 편했습니다..
40을 넘어서면서... 느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힐링과... 나 스스로의 행복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면서
심리학에 관한 책도 찾아 읽고...
클래식 음악도 듣고...
결정적으로 체력이 많이 저하되어 예전처럼 완벽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제 남편과 장을 봤는데... 집에오니 남편이 느타리버섯을 두고 왔다네요..
제 반응은 "그랬어? 할 수 없지 뭐..."
아! 이런 마음일 수있는 제 스스로가 너무나 기특했습니다...
전같으면 그런 말도 안돼는 실수를 한 남편과... 느타리버섯을 챙기지 못한 저 자신과..
그리고 손해본 몇천원의 돈 때문에... 마음이 부글부글... 끓어 올랐을겁니다..
결국 남편에게 상처주는 말을 했을 거고... 결국은 마트에 물건을 찾을 수 있을지... 문의전화를 했을 겁니다...
흠... 정말 마음이 평온하고... 화가 안나더군요... 그럴 수도 있지 뭐 ... 그런마음이었어요...
제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데는 82의 게시판의 많은 글과 댓글들도 도움을 주셨습니다..
저는 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아는데 40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어느날 문득 발견한 저의 모습은 40년을 살면서... 저의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손으로 꼼지락 거리며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낡았지만..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물건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음이 따뜻하기도 하구요.. 음악이나... 영화를 몹시몹시 좋아하기도 하는 사람이더군요..
많이 소심하기도 한 사람이더라구요..
저는 제가 이런 사람인줄 몰랐습니다...
저는 이미 성인이 된 두 아들의 엄마입니다...
저의 두 아들들은 더 늦기전에 스스로를 많이 들여다보는 사람이었음 좋겠습니다...
스스로를 많이 관찰하고 연구하여... 자신이 어떨때 행복해하는 사람인지를 확실하게 알면서
인생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그게 생각보다 참 쉽지 않은 일인것 같습니다..
굉장히 많은 시간을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생각하면서 관찰해야 알 수 있는 일인것 같습니다..
그게 행복한 인생을 사는데 정말 필요한 일인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맛있게 지은 뜨끈한 밥과, 제가 담근 김치 하나를 놓고.."밥먹자!"를 외칠 수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