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美. UC 버클리 대학생들도 대자보에 응답합니다

유학생들 조회수 : 1,686
작성일 : 2013-12-15 13:17:36

고려대 주현우 학생의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가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군 13일, 주현우 학생의 질문에 미국 UC버클리 학생들도 응답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은재(4학년, Peace and Conflict 전공), 박무영 (4학년, Political Science 전공) 학생의 대자보 "저도 안녕하지 못합니다"가 버클리 캠퍼스 한복판 게시판에 붙었습니다.

주현우 학생의 대자보를 시작으로 국내 대학 학생들의 응답 릴레이가 계속되는 가운데, 해외 대학 유학생들도 응답한 겁니다.


대자보는 이미 국내에도 유명한 미국 드라마 "Newsroom" 의 명대사로 마무리 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은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The first step in solving any problem is recognizing there is one")



두 학생은 문제가 있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함으로써 '안녕하지 못한' 현실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각박해진 사회는 자주 인간을 이기적인 동물로 전제합니다. 그러나, 안녕하지 못한 우리는 분명히 외칩니다. "그들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진다." 부당하게 해고된 쌍용차 노동자들과 밀양 송전탑의 주민들, 직위 해제된 철도 노동자들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진다고 말입니다.



그리하여 저 역시 신은재, 박무영 학생과 함께 유학생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유학생 여러분께서는 정말 안녕들 하신건지.



"저도 안녕하지 못합니다" 전문

고대의 학우님처럼 누군가 물어 봐 주길 기다렸습니다. 금수저 물고태어나 유학까지 와 있는 제가 "안녕하지 못합니다!" 라고 하기엔 가진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88만원이 얼마나 큰 돈인지 혹은 작은 돈인지 알지 못하고 살아왔기에, 너무나 안녕했기에 안녕하지 못함을 이야기 하는 것이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나, 안녕하지 못합니다.

파업을 이유로 고작 나흘 만에 무려 7800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터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부당하게 해고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수십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서초동 삼성본사 앞에선 배고픔을 호소하며 죽어간 노동자의 동료들이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유학까지 와서 공부한 나 또한 노동자가 될 것이기에, 그들의 지금이 나의 미래이기에, 나는 결코 안녕하지 못합니다.

정부는 그들을 돕지 않습니다. 선거 전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과 맺었던 약속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습니다. 대신 부정한 선거에 대한 부정만 남았습니다. '종북'이라는 말만 무성히 남았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화려한 한복만 남았습니다. 그 중 국민에 대한 마음은 남지 않은 것 같아 안녕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분노하지 않습니다.

아니, 분노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스팩 전쟁과 취업 전쟁에서 생존해야 하는 우리는 정치에 대해 이야기가 두려운 것 아닐까요? 취업에 조금이라도 방해가 될까 스스로의 입을 막고, 스스로의 생각을 통제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버클리 학우 여러분, 우리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유학이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했습니다. 이는 결국 좋은 일자리를 얻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침묵으로 스팩 전쟁과 취업 전쟁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노동자로서 기본적인 권리는 보장받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또한 국민으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분명한 문제와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은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Peace and Conflict 전공, 4학년 신은재

Political Science 전공, 4학년 박무영

IP : 175.212.xxx.3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금수저 물고 태어난 그들
    '13.12.15 1:32 PM (222.98.xxx.133)

    도 언젠가는 노동자가 될것을 깨닫고 그래서 그 미래가 걱정스러워 오늘이 안녕하지못하다 말하는 ...금수저만 물고 태어난게 아니라 현명함과 양심까지 겸비한 참지성이군요...

    지금 밖에서 이 추위에 떨면서 진실을 말하는 이들 모두가 행복하게 웃으며 안녕하다 말할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기도 합니다~

  • 2. ...
    '13.12.15 1:50 PM (110.15.xxx.54)

    국외에 있는 학생들도 응답하기 시작했네요 너무 대견하고 든든합니다

  • 3. 가슴 뭉클
    '13.12.15 2:22 PM (116.34.xxx.109)

    조만간 'How are you?' '니 하오?' 세계 버전으로 지구를 흔드는 새로운 한류를 일으킬 듯도 하네욤~^^

  • 4. 정말
    '13.12.15 2:55 PM (125.178.xxx.140)

    울컥하네요.
    지지하고 사랑한다 얘들아

  • 5. ...
    '13.12.15 3:36 PM (211.222.xxx.83)

    쥬피터는 아직 하나? Prospect st 집들 그립네..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들이었나보네.. 몰랐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4204 죄송함다) 연대 송도 국제학부 아시는분요~ 13 하루하루날은.. 2014/05/27 9,598
384203 자연관찰 책 추천해주세요 7 4세 2014/05/27 1,998
384202 말이 안통하는 사람 3 wms 2014/05/27 1,600
384201 아 쫌 골라봐줘요 쫌~~~ 90 건너 마을 .. 2014/05/27 15,865
384200 잊지말자)다들 집에서 대학졸업후 14 다들 2014/05/27 2,331
384199 여자형제 많은 사람의 특징이 뭔가요? 30 .. 2014/05/27 10,272
384198 박지원, '안대희 는 슈퍼 관피아…자진 사퇴 마땅' 10 관피아총리후.. 2014/05/27 1,459
384197 아동복 도매는 어디서 옷을 사오는건가요 7 지푸라기 2014/05/27 2,605
384196 ‘아픔 치유’ 안산시민이 되는 사람들 4 샬랄라 2014/05/27 1,213
384195 (기사펌)단원고 희생자 아버지 힘겨운 일상 14 세월호. 2014/05/27 3,531
384194 대통령 풍자 스티커 붙였다고 경찰 ‘잠복 수사’까지 세우실 2014/05/27 711
384193 모으려니 더 안모아지는 돈... 8 너무답답해 2014/05/27 3,074
384192 4세 여아, 6세 남아, 7세 남아 선물 추천부탁드려요~~ 3 ..... 2014/05/27 1,429
384191 분명 주황불에 진입했는데 어제 벌금내라고 왔네요 24 --- 2014/05/27 35,399
384190 박원순 후보에게 정치자금 기부하고 싶으신 분(10만원까지 세액공.. 8 .... 2014/05/27 966
384189 박근혜퇴진-요즘 걷기운동하는분들은 어떻게 하세요 미세먼지 2014/05/27 974
384188 새누리당의 저열한 네가티브,악마들같네요 6 피곤하다 2014/05/27 867
384187 (가만히있으라) 나부터 뭐라도 해야하기에... 1 busybe.. 2014/05/27 769
384186 리코리스 맛이 원래 이런가요 1 ///// 2014/05/27 672
384185 요리연구가들이 들기름 사용해서 볶으라는거 안했으면 좋겠어요 15 들기름 2014/05/27 5,620
384184 동아시아 30년 전쟁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4 여니맘 2014/05/27 977
384183 한효주가 그렇게 대단한 권력이 있어요?? 13 .. 2014/05/27 12,767
384182 정몽준 아버지 정주영은.... 5 조국교수트윗.. 2014/05/27 1,882
384181 김용민의 조간브리핑[05.27] '3억원 월급, 천만원 일당' .. 1 lowsim.. 2014/05/27 735
384180 낼 국회에 신상철 이종인 이상호님 총출동이에요(일반인참관가능) 7 컴맹아짐 2014/05/27 1,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