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美. UC 버클리 대학생들도 대자보에 응답합니다

유학생들 조회수 : 1,603
작성일 : 2013-12-15 13:17:36

고려대 주현우 학생의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가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군 13일, 주현우 학생의 질문에 미국 UC버클리 학생들도 응답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은재(4학년, Peace and Conflict 전공), 박무영 (4학년, Political Science 전공) 학생의 대자보 "저도 안녕하지 못합니다"가 버클리 캠퍼스 한복판 게시판에 붙었습니다.

주현우 학생의 대자보를 시작으로 국내 대학 학생들의 응답 릴레이가 계속되는 가운데, 해외 대학 유학생들도 응답한 겁니다.


대자보는 이미 국내에도 유명한 미국 드라마 "Newsroom" 의 명대사로 마무리 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은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The first step in solving any problem is recognizing there is one")



두 학생은 문제가 있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함으로써 '안녕하지 못한' 현실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각박해진 사회는 자주 인간을 이기적인 동물로 전제합니다. 그러나, 안녕하지 못한 우리는 분명히 외칩니다. "그들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진다." 부당하게 해고된 쌍용차 노동자들과 밀양 송전탑의 주민들, 직위 해제된 철도 노동자들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진다고 말입니다.



그리하여 저 역시 신은재, 박무영 학생과 함께 유학생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유학생 여러분께서는 정말 안녕들 하신건지.



"저도 안녕하지 못합니다" 전문

고대의 학우님처럼 누군가 물어 봐 주길 기다렸습니다. 금수저 물고태어나 유학까지 와 있는 제가 "안녕하지 못합니다!" 라고 하기엔 가진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88만원이 얼마나 큰 돈인지 혹은 작은 돈인지 알지 못하고 살아왔기에, 너무나 안녕했기에 안녕하지 못함을 이야기 하는 것이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나, 안녕하지 못합니다.

파업을 이유로 고작 나흘 만에 무려 7800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터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부당하게 해고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수십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서초동 삼성본사 앞에선 배고픔을 호소하며 죽어간 노동자의 동료들이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유학까지 와서 공부한 나 또한 노동자가 될 것이기에, 그들의 지금이 나의 미래이기에, 나는 결코 안녕하지 못합니다.

정부는 그들을 돕지 않습니다. 선거 전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과 맺었던 약속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습니다. 대신 부정한 선거에 대한 부정만 남았습니다. '종북'이라는 말만 무성히 남았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화려한 한복만 남았습니다. 그 중 국민에 대한 마음은 남지 않은 것 같아 안녕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분노하지 않습니다.

아니, 분노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스팩 전쟁과 취업 전쟁에서 생존해야 하는 우리는 정치에 대해 이야기가 두려운 것 아닐까요? 취업에 조금이라도 방해가 될까 스스로의 입을 막고, 스스로의 생각을 통제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버클리 학우 여러분, 우리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유학이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했습니다. 이는 결국 좋은 일자리를 얻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침묵으로 스팩 전쟁과 취업 전쟁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노동자로서 기본적인 권리는 보장받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또한 국민으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분명한 문제와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은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Peace and Conflict 전공, 4학년 신은재

Political Science 전공, 4학년 박무영

IP : 175.212.xxx.3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금수저 물고 태어난 그들
    '13.12.15 1:32 PM (222.98.xxx.133)

    도 언젠가는 노동자가 될것을 깨닫고 그래서 그 미래가 걱정스러워 오늘이 안녕하지못하다 말하는 ...금수저만 물고 태어난게 아니라 현명함과 양심까지 겸비한 참지성이군요...

    지금 밖에서 이 추위에 떨면서 진실을 말하는 이들 모두가 행복하게 웃으며 안녕하다 말할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기도 합니다~

  • 2. ...
    '13.12.15 1:50 PM (110.15.xxx.54)

    국외에 있는 학생들도 응답하기 시작했네요 너무 대견하고 든든합니다

  • 3. 가슴 뭉클
    '13.12.15 2:22 PM (116.34.xxx.109)

    조만간 'How are you?' '니 하오?' 세계 버전으로 지구를 흔드는 새로운 한류를 일으킬 듯도 하네욤~^^

  • 4. 정말
    '13.12.15 2:55 PM (125.178.xxx.140)

    울컥하네요.
    지지하고 사랑한다 얘들아

  • 5. ...
    '13.12.15 3:36 PM (211.222.xxx.83)

    쥬피터는 아직 하나? Prospect st 집들 그립네..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들이었나보네.. 몰랐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7253 무발치 치아교정 도와주세요~ 5 교정 2014/01/02 2,854
337252 통장 모 쓰세요? 2 얼마전 2014/01/02 992
337251 지방 소도시 전세계약했는데 집주인이 계약기간을 26~27개월로 .. 4 ... 2014/01/02 824
337250 밴드 안한지 몇일 되었는데.. 3 .. 2014/01/02 1,649
337249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방법 20 폴고갱 2014/01/02 4,093
337248 후쿠시마원전 3호기 멜트다운 2 .... 2014/01/02 1,395
337247 직설적이고 눈치 없는 회사동료는 어떻게 다루나요 7 bloom 2014/01/02 3,435
337246 목부분이 답답해요--역류성식도염인가요.. ^^* 2014/01/02 762
337245 길고양이의 품격 7 갱스브르 2014/01/02 2,046
337244 사춘기딸과의 방학 4 도와주세요 2014/01/02 1,700
337243 비염 수술하면 효과 지속되나요? 1 고민맘 2014/01/02 809
337242 초등방학동안 선행 한학기 무슨 문제집이 좋을까요? 3 ... 2014/01/02 1,523
337241 인사동에서 드립커피가 가장 맛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2 급질 2014/01/02 1,135
337240 남자친구가 술먹고 저보고 불쌍해보여서 사겼대요 47 . 2014/01/02 16,907
337239 지난번 초4 일인시위에 관한 일청 2014/01/02 545
337238 스케이트 1 스케이트 2014/01/02 563
337237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이득인 사람에게 2 ggggh 2014/01/02 1,102
337236 방학떄 아이랑 무얼해야 할지...(꾸벅, 컴앞대기) 3 방학 2014/01/02 681
337235 노무현 청문회 영상 정주영 장세동 1 변호인 2014/01/02 1,870
337234 친구 부모님 조의금 3 문의드려요... 2014/01/02 12,533
337233 내가 작년에 제일 잘한 짓 - 샴푸와 비누 안 쓴 거 3 제일 2014/01/02 3,795
337232 마마보이란? 어떤건지요??? 5 마마보이 2014/01/02 1,591
337231 초등아이 앞니영구치 발치해야 할것같은데 어떻하나요 3 치아 2014/01/02 2,393
337230 7살 여아 신발 사이즈 7 아이스라떼 2014/01/02 9,938
337229 시부모님이 집사주셨는데 이런다면? (원글펑했어요) 18 홋.. 2014/01/02 3,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