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대생의 "안녕들 하십니까?"

푸르른v 조회수 : 1,626
작성일 : 2013-12-13 02:06:00
명문대생이라고 명문이 나오기는 쉽지않지만 아래의 고대생이 쓴글은 정말 명문입니다.

좋은글이라 82cook에 포스팅합니다.

아래는 주씨가 쓴 자보 전문.

<안녕들 하십니까?>

1. 어제 불과 하루만의 파업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다른 요구도 아닌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이유만으로 4,213명이 직위해제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징계라니. 과거 전태일 청년이 스스로 몸에 불을 놓아 치켜들었던 ‘노동법’에도 “파업권”이 없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정부와 자본에 저항한 파업은 모두 불법이라 규정되니까요. 수차례 불거진 부정선거의혹,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을 가진 국회의 국회의원이 ‘사퇴하라’고 말 한 마디 한 죄로 제명이 운운되는 지금이 과연 21세기가 맞는지 의문입니다. 

시골 마을에는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 주민이 음독자살을 하고, 자본과 경영진의 ‘먹튀’에 저항한 죄로 해고노동자에게 수십억의 벌금과 징역이 떨어지고, 안정된 일자리를 달라하니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비정규직을 내놓은 하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2. 88만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우리들을 두고 세상은 가난도 모르고 자란 풍족한 세대, 정치도 경제도 세상물정도 모르는 세대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1997~98년도 IMF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맞벌이로 빈 집을 지키고, 매 수능을 전후하여 자살하는 적잖은 학생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것이 우리 세대 아니었나요?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한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단 한 번이라도 그것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목소리내길 종용받지도 허락받지도 않았기에, 그렇게 살아도 별 탈 없으리라 믿어온 것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조차 없게 됐습니다. 앞서 말한 그 세상이 내가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 혹시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 뒤로 물러나 계신 건 아닌지 여쭐 뿐입니다. 만일 안녕하지 못하다면 소리쳐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것이 무슨 내용이든지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IP : 182.222.xxx.11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2.13 7:41 AM (211.211.xxx.84)

    츄천 ~~~~~ 을 하고싶은데 안되는 거였군요 ...

  • 2. 포탈에서
    '13.12.13 7:52 AM (211.187.xxx.53)

    이글과 기사를 읽는데 눈물이 났어요.
    미안하기도 하고 지금 현실을 손놓고 보고있는 내가 부끄럽기도하고 그래서요.
    청년이라면 이런 뜨거운 가슴을 힌반쯤은 지녀야하는 데요....

  • 3. -_-
    '13.12.13 8:47 AM (211.114.xxx.169)

    부끄러운 어른입니다.
    마음에 새기고 알릴게요.

  • 4. ~~~~
    '13.12.13 10:24 AM (1.232.xxx.126)

    눈물 납니다~ 널리널리 읽혀졌으면 좋겠습니다.

  • 5. ...
    '13.12.13 10:34 AM (211.246.xxx.95)

    용기있네요. 내 스스로가 조금 부끄러워집니다.

  • 6. 화알짝
    '13.12.13 11:15 AM (125.178.xxx.9)

    행동하는 양심이네요

  • 7. ...
    '13.12.13 11:15 PM (112.173.xxx.137)

    전문 찾아보고 싶어서 82에 검색했더니 있네요

    정말 멋진 학생이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5031 복수는 우리의 미덕 증오는 나의 의무 2 조선동아 2014/01/23 843
345030 믿을만한 한국인 입주아줌마... 페이는? 6 ㅇㅇ 2014/01/23 3,012
345029 카톡 대화창 글자겹침현상원인과 없애는방법좀 알려주세요. 1 파랑노랑 2014/01/23 821
345028 40초 영양제 복용법 맞는지 좀 봐주세요 1 아이허브 2014/01/23 2,455
345027 이영돈 엑스파일 방송은 이런식이네요. 5 ㅇㅇㅇ 2014/01/23 3,057
345026 서울 시내나 근교에 엄마와 하루 데이트 할 곳 추천 좀 해주세요.. 4 산책 2014/01/23 1,297
345025 마흔에 10년 다닌 직장 퇴사합니다.. 2 아... 2014/01/23 3,560
345024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보면 어떤가요??좀 못된사람들 아닌가요??.. 91 퓨ㅜㅡ 2014/01/23 10,630
345023 jtbc. 9시뉴스 고이데히로아키인터뷰 3 녹색 2014/01/23 1,123
345022 아이피엘 1 ... 2014/01/23 1,267
345021 조카 결혼식 축의금 12 질문 2014/01/23 4,594
345020 급질 )지금 핸폰 가게 왔는데 4 대박! 2014/01/23 1,461
345019 해외여행 어떤 돈으로 가시나요? 11 궁금 2014/01/23 3,008
345018 저 아무래도 정신병 걸린 것 같아요. 피해망상이요. 5 첫명절고민 2014/01/23 3,816
345017 외동딸같은 느낌이 뭘까요? 15 .... 2014/01/23 13,377
345016 코엑스 호주대학입학 설명회 sydney.. 2014/01/23 903
345015 오징어젓갈 집에서 만들었는데..넘 짜요 ㅠ.ㅠ 7 짜요짜요 2014/01/23 1,589
345014 딱딱해진 찹쌀도너츠 맛있게 먹는방법 알려주세요 1 리기 2014/01/23 13,612
345013 하와이가 방사능땜에 위험한 상태인가여?? 2 .. 2014/01/23 1,902
345012 카페인 없는 식욕억제제는 없나요? 롱롱 2014/01/23 946
345011 농협직원이 전화와 카드재발급해준다네요 25 지지리 2014/01/23 4,715
345010 한국영화기자협회, 이정재와 송강호에게 위로 표명 2 선정적인 기.. 2014/01/23 2,454
345009 주위의 압력으로 둘째 낳으신 분? 14 cbnmm 2014/01/23 1,902
345008 한국 이라크 축구 어떻게 보시나요? 슈퍼야옹이 2014/01/23 534
345007 혹시 이그릇장 어디서 파는지 아는분 계신가요? 3 82좋아 2014/01/23 1,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