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대생의 "안녕들 하십니까?"

푸르른v 조회수 : 1,598
작성일 : 2013-12-13 02:06:00
명문대생이라고 명문이 나오기는 쉽지않지만 아래의 고대생이 쓴글은 정말 명문입니다.

좋은글이라 82cook에 포스팅합니다.

아래는 주씨가 쓴 자보 전문.

<안녕들 하십니까?>

1. 어제 불과 하루만의 파업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다른 요구도 아닌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이유만으로 4,213명이 직위해제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징계라니. 과거 전태일 청년이 스스로 몸에 불을 놓아 치켜들었던 ‘노동법’에도 “파업권”이 없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정부와 자본에 저항한 파업은 모두 불법이라 규정되니까요. 수차례 불거진 부정선거의혹,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을 가진 국회의 국회의원이 ‘사퇴하라’고 말 한 마디 한 죄로 제명이 운운되는 지금이 과연 21세기가 맞는지 의문입니다. 

시골 마을에는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 주민이 음독자살을 하고, 자본과 경영진의 ‘먹튀’에 저항한 죄로 해고노동자에게 수십억의 벌금과 징역이 떨어지고, 안정된 일자리를 달라하니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비정규직을 내놓은 하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2. 88만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우리들을 두고 세상은 가난도 모르고 자란 풍족한 세대, 정치도 경제도 세상물정도 모르는 세대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1997~98년도 IMF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맞벌이로 빈 집을 지키고, 매 수능을 전후하여 자살하는 적잖은 학생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것이 우리 세대 아니었나요?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한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단 한 번이라도 그것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목소리내길 종용받지도 허락받지도 않았기에, 그렇게 살아도 별 탈 없으리라 믿어온 것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조차 없게 됐습니다. 앞서 말한 그 세상이 내가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 혹시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 뒤로 물러나 계신 건 아닌지 여쭐 뿐입니다. 만일 안녕하지 못하다면 소리쳐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것이 무슨 내용이든지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IP : 182.222.xxx.11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2.13 7:41 AM (211.211.xxx.84)

    츄천 ~~~~~ 을 하고싶은데 안되는 거였군요 ...

  • 2. 포탈에서
    '13.12.13 7:52 AM (211.187.xxx.53)

    이글과 기사를 읽는데 눈물이 났어요.
    미안하기도 하고 지금 현실을 손놓고 보고있는 내가 부끄럽기도하고 그래서요.
    청년이라면 이런 뜨거운 가슴을 힌반쯤은 지녀야하는 데요....

  • 3. -_-
    '13.12.13 8:47 AM (211.114.xxx.169)

    부끄러운 어른입니다.
    마음에 새기고 알릴게요.

  • 4. ~~~~
    '13.12.13 10:24 AM (1.232.xxx.126)

    눈물 납니다~ 널리널리 읽혀졌으면 좋겠습니다.

  • 5. ...
    '13.12.13 10:34 AM (211.246.xxx.95)

    용기있네요. 내 스스로가 조금 부끄러워집니다.

  • 6. 화알짝
    '13.12.13 11:15 AM (125.178.xxx.9)

    행동하는 양심이네요

  • 7. ...
    '13.12.13 11:15 PM (112.173.xxx.137)

    전문 찾아보고 싶어서 82에 검색했더니 있네요

    정말 멋진 학생이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0978 개 매달 예방주사 맞추세요? 5 개주인 2013/12/15 1,031
330977 옷 사는 법 좀 알려주세요 2 가을 2013/12/15 1,479
330976 전 엄마가 제 얘기 하는 게 싫어요.... 7 모르겠다 2013/12/15 2,648
330975 10살이상 터울 진 둘째 낳으신분 계신가요? 2 ... 2013/12/15 3,282
330974 레니본 너무 유치해요 56 이상한아짐 .. 2013/12/15 16,011
330973 기름없이 튀기는 튀김기? 12 튀김기 2013/12/15 3,894
330972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힘들어요 1 5 2013/12/15 1,286
330971 방금 속상한 글 올렸다가 댓글에 낚시라고 해서 지웠어요 1 방금 2013/12/15 933
330970 고양이에게 오징어 데쳐줘도 되나요? 8 ,,, 2013/12/15 3,291
330969 영국 영어연수 관련 문의드립니다. 4 ..... 2013/12/15 998
330968 탁고상이 부러졌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2 2013/12/15 1,132
330967 우드윅캔들 저만코눈맵나요? 2 주부 2013/12/15 1,762
330966 만원짜리 선물 추천 부탁드려요 6 ... 2013/12/15 1,954
330965 돌아가신 시부모님 결혼기념일 챙기시나요? 58 초식공룡 2013/12/15 8,075
330964 찌개같은거 끓일때 볶으라고 하잖아요 9 ㅇㅇ 2013/12/15 2,306
330963 뭔가 이용해 먹는 느낌. 찜찜 2013/12/15 1,577
330962 장수 풍뎅이를 영어로 뭐라고 하나요 3 아이 2013/12/15 6,143
330961 분탕질 즐겨하던 220이요 3 ㅇㅎ 2013/12/15 1,128
330960 시청 명동 출퇴근 가능한 깨끗한주택단지 있나요? 2 눈보라 2013/12/15 760
330959 82 수사대님들 맘에 쏙 든 패딩좀 찾아주세요 묵언수행 2013/12/15 595
330958 아침에 맛보는 지옥 우꼬살자 2013/12/15 1,238
330957 부모님과 나이차이 많이 나시는 분들 어떠세요 3 ㅇㅇ 2013/12/15 2,135
330956 진지한 고민입니다 정보부탁합니다 북한산 2013/12/15 775
330955 얼굴 습진으로 고생중 입니다ㅜㅜ 7 맘맘 2013/12/15 3,159
330954 옷 잘 입는 법 좀 알려주세요ㅜㅜ 3 뚱맘 2013/12/15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