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6년차
내 생일은 일주일후입니다
근데 결혼 후 남편으로부터 한 번도 진심으로 축하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해마다 망년회는 왜 그리 많은지
꼭 내 생일에 망년회가 겹칩니다
미국에서 오신 o이사님이랑 술 한잔
그 다음해는 사장님이랑 술 한 잔
그 다음에는 영업소장들이랑 술한잔
이런 식으로~ 나중에는 갓난 아이 데리고 쓸쓸히 있는 내가 너무 서러워서
미친척 했더니 몇년 무서워서 챙겨주고
그리고 생일이 뭐냐? 선물이 뭐냐? 그날이 그날이지 하는 40대가 되니
해마다 제 생일을 부담스러워하는게 보입니다
늘 생일이라고 저만 양보하네요
작년에도 친구어머님 상가집 가야한다고 해서 혼쾌히 다녀와라 했어요
그랬더니 12시에 술이 떡이 되어서 와서는 아직 상가집 못갔다고
자기 너무 오늘 회사에서 힘들다고 해서 제가 왕복 5시간 거리의 상가집까지
운전해서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고 했어요
그 자리에서 남편친구들 헉!!! 여기까지 새벽에 운전하고 오다니 하는 표정에 울 남편
자신은 이렇게 사랑받고 있다고 은근히 어깨 올리더군요
근데 어제 또 그러네요
내 생일에 신입사원들 데리고 연수가야한답니다
너무 화가 나서 성질냈어요
당신이 꼭 가야하냐?
회사 그만두겠답니다 내 마음대로 되는거냐고? 투정한다고 뭐라합니다
어린 시절 생일날 만큼은 혼 안나고 선물받고 다들 위해줘서 감사했던 기억이 결혼과 함께 내 생일은
다른 이에게 부담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생일축하 안 받을려고요
선물을 바란 적 단 한 번도 없고
그날 저녁 그냥 온 가족 따듯하게 둘러앉아 축하받으며 밥 한끼 먹고 싶은 작은 소망
그것마저 사치였나봅니다
예
아직 철이 덜 들은거지요
40중반에 낭만이 뭡니까?
오늘 정말 아무랑 말도 하기 싫은데 그 사람왔을때 표정 궅어있으면
또 분위기 흐린다고 뭐라고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