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와의 스킨십...

갱스브르 조회수 : 1,273
작성일 : 2013-12-11 11:40:15

사춘기 2차 성징이 시작되면서 엄마와의 목욕탕 동행은 없다

행여 목욕탕에서 만날까 이른 새벽부터 서두르기도 했다

아마 부끄러움도 있었겠지만 의례 치르게 되는 점점 뾰족해지는 딸과 그걸 자르려는

모녀 지간의 전쟁이었을 거다 아마...

그렇게 가족은 습관처럼 한 지붕 아래서 살고 부대끼고 무슨 웬수 보듯 하다가

밥상머리에서 까르르 웃으며 이해 못할 정을 쌓고 또 그렇게 산다

손주를 안아 얼르는 엄마를 보면서 적잖이 놀랐다

아..우리 엄마도 저렇게 사랑이 넘쳐 주체를 못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있구나..

나도 마찬가지다

첫 조카라 그런지 물고 빨고 한시도 가만두지 않고 애지중지했다

그러면서 불쑥 왜 엄마는 자식들한텐 그렇게 엄하고 냉랭했을까...

모성도 의심했을 만큼 성장기는 많이 찼다

그러다 그것이 어설픈 자식 사랑의 오해였음을 알았고 간혹 올라오는 예전의 상처들에 감정을 주지 않게 됐다

엄마는 사랑이라 하고 나는 아니라 하지만

어쨌든 엄마는 최선을 다했다

비록 자식들이 원하는 그림은 아닐지라도

한 날 엄마 몸이 안 좋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주무르는데 ...

처음 그렇게 엄마의 몸을 만지는 거였다

포옹은 커녕 손도 한번 제대로 만져본 적이 없던 터라 뭔가 묵직한 맘이 내내였다

많이 작아지셨고 뼈가 만져지는 등 하며 갈수록 얇아지는 다리...

손에서 불이 날 정도로 꽉꽉 살폈다

당장 살갑고 애교 많은 딸이 되는 건 불가다

그치만 엄마를 대하는 맘은 달라져간다

엄마를 부정하고 미워했던 맘이 궁극엔 나를 망가뜨리는 일이었고

그 대가가 얼마나 슬프고 아픈 일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엄마 안에 내가 있다...

IP : 115.161.xxx.24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2.11 11:52 AM (180.80.xxx.145)

    저같은 분이 또 있네요. 전 아직 정정하시고 70 넘은 나이에도 전문직에 일하시고 경제력도 뛰어나셔서 아직 넘사벽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엄마가 갑 제가 을..하지만 굽어가는 등과 작아진 체구를 보면 세월 앞에 그 당당하던 분도 약한 존재구나 싶어서 저도 많이 변합니다.

  • 2. 밍기뉴
    '13.12.11 1:04 PM (119.195.xxx.145)

    저도 같습니다.. 스킨쉽없는 성장기.. 아직도 팔짱끼고 장보는 모녀들이 부럽진않지만 시선을 오래잡지요..
    그런 엄마가 할머니 되가는 모습이 자꾸 눈에 겹쳐올라요.
    여자로서의 그 삶도 공감이 되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5569 집사고싶은 저를 말려주세요.. 10 ㅡㅡ 2013/12/26 2,817
335568 비과학적 얘기 한심하다 동감하는데 3 궁금이 2013/12/26 1,027
335567 백내장 수술에 대해 여쭤봅니다. 7 @@ 2013/12/26 1,772
335566 아래 중2 성얘기에 저도 오늘 듣고 놀란 얘기에요 4 ㅠㅠ 2013/12/26 3,833
335565 노무현 정부 5년간의 민영화 6 참맛 2013/12/26 1,792
335564 청주와 맛술ㅡ미림ㅡ이 어떻게 다른가요? 12 ... 2013/12/26 129,877
335563 82분들 이 분의 글 읽어보시고 의견들 좀 내보세요 4 .. 2013/12/26 954
335562 크리스마스 선물 어떤거 받으셨나요?...82님들 33 딸기쨈 2013/12/26 3,268
335561 빅토리아시크릿 보는데 모델들 정말 섹시하고 이쁘네요 5 인형외모부러.. 2013/12/26 2,243
335560 투블럭(?)스타일로 펌을 한 남편...얼마만에 펌 다시하면될까요.. 파마 처음 2013/12/26 935
335559 강남 산다고 다 기득권은 아닐텐데 19 궁금 2013/12/26 3,183
335558 의료민영화 되는거에요? 5 정말 2013/12/26 1,259
335557 공대 박사 과정 지원시 얼마전부터 해당학과와 교수에게 연락해야 .. 4 늦깎이 2013/12/26 1,624
335556 이제 중2...성에 너무 일찍 눈을 뜬 아이. 55 바람개비 2013/12/26 19,847
335555 풍치치료법은 따로 없나요? 4 .. 2013/12/25 3,202
335554 변호인에 대한 최고의 감상평 12 감동 2013/12/25 3,950
335553 왜? 전부 변호인 변호인‥ 11 흑흑 2013/12/25 3,072
335552 기독교단체 '철도노조 탄압·민주노총 침탈' 규탄 호박덩쿨 2013/12/25 723
335551 자동차 SUV - BMW X3와 벤츠 GLK 사이 고민이네요.. 5 서연맘 2013/12/25 5,415
335550 크리스마스와 명동성당의 대굴욕 ! 33 ㅁㅇㅎ 2013/12/25 11,089
335549 응답하라 1994 최근 못 본 거 다시 보기중인데요..음. 2 요상한 심리.. 2013/12/25 1,545
335548 가족여행지좀 알려주세요? 2 떠나리 2013/12/25 1,212
335547 5년전 엄마가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져 한마디 못남기고 돌아가셨.. 60 궁금 답답 2013/12/25 16,033
335546 에구구 저 좀 혼내 주세요.나쁜 며느리예욤..~ 10 .. 2013/12/25 2,027
335545 예비중 영어학원 좀봐주세요~ 2 고민맘 2013/12/25 1,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