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와의 스킨십...

갱스브르 조회수 : 1,264
작성일 : 2013-12-11 11:40:15

사춘기 2차 성징이 시작되면서 엄마와의 목욕탕 동행은 없다

행여 목욕탕에서 만날까 이른 새벽부터 서두르기도 했다

아마 부끄러움도 있었겠지만 의례 치르게 되는 점점 뾰족해지는 딸과 그걸 자르려는

모녀 지간의 전쟁이었을 거다 아마...

그렇게 가족은 습관처럼 한 지붕 아래서 살고 부대끼고 무슨 웬수 보듯 하다가

밥상머리에서 까르르 웃으며 이해 못할 정을 쌓고 또 그렇게 산다

손주를 안아 얼르는 엄마를 보면서 적잖이 놀랐다

아..우리 엄마도 저렇게 사랑이 넘쳐 주체를 못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있구나..

나도 마찬가지다

첫 조카라 그런지 물고 빨고 한시도 가만두지 않고 애지중지했다

그러면서 불쑥 왜 엄마는 자식들한텐 그렇게 엄하고 냉랭했을까...

모성도 의심했을 만큼 성장기는 많이 찼다

그러다 그것이 어설픈 자식 사랑의 오해였음을 알았고 간혹 올라오는 예전의 상처들에 감정을 주지 않게 됐다

엄마는 사랑이라 하고 나는 아니라 하지만

어쨌든 엄마는 최선을 다했다

비록 자식들이 원하는 그림은 아닐지라도

한 날 엄마 몸이 안 좋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주무르는데 ...

처음 그렇게 엄마의 몸을 만지는 거였다

포옹은 커녕 손도 한번 제대로 만져본 적이 없던 터라 뭔가 묵직한 맘이 내내였다

많이 작아지셨고 뼈가 만져지는 등 하며 갈수록 얇아지는 다리...

손에서 불이 날 정도로 꽉꽉 살폈다

당장 살갑고 애교 많은 딸이 되는 건 불가다

그치만 엄마를 대하는 맘은 달라져간다

엄마를 부정하고 미워했던 맘이 궁극엔 나를 망가뜨리는 일이었고

그 대가가 얼마나 슬프고 아픈 일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엄마 안에 내가 있다...

IP : 115.161.xxx.24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2.11 11:52 AM (180.80.xxx.145)

    저같은 분이 또 있네요. 전 아직 정정하시고 70 넘은 나이에도 전문직에 일하시고 경제력도 뛰어나셔서 아직 넘사벽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엄마가 갑 제가 을..하지만 굽어가는 등과 작아진 체구를 보면 세월 앞에 그 당당하던 분도 약한 존재구나 싶어서 저도 많이 변합니다.

  • 2. 밍기뉴
    '13.12.11 1:04 PM (119.195.xxx.145)

    저도 같습니다.. 스킨쉽없는 성장기.. 아직도 팔짱끼고 장보는 모녀들이 부럽진않지만 시선을 오래잡지요..
    그런 엄마가 할머니 되가는 모습이 자꾸 눈에 겹쳐올라요.
    여자로서의 그 삶도 공감이 되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0165 통계학과는 취업이 잘되는 7 2013/12/12 4,133
330164 혁신중학교는 뭐가 틀리나요? 1 선택 2013/12/12 1,482
330163 고려대학교 정대후문의 대자보들...안녕하십니까 이후 릴레이 21 대자보 도미.. 2013/12/12 2,705
330162 수서발 KTX를 반대해야 하는 이유 --- 간단 정리 !!!| 16 철도든 가스.. 2013/12/12 2,376
330161 내일 -7도라네요... 5 .. 2013/12/12 1,309
330160 스케일링 10분도 안하나요? 15 치과 2013/12/12 4,087
330159 모바일 화면에서요 2 2013/12/12 575
330158 <민영화 몰카 > 사실로 밝혀져. 1 참맛 2013/12/12 1,243
330157 피마자유 머리에 써보신분 계세요 3 피마피마 2013/12/12 8,112
330156 아이cd찾다가 미쳐바리겠어요 2 2013/12/12 757
330155 아날로그 만화를 오랜만에 보니까 좋네요. 1 아날로그감성.. 2013/12/12 465
330154 매니큐어 반짝이 지우는 방법 5 ..... 2013/12/12 3,015
330153 동짓날 애기있는집은 팥죽안먹나요? 3 joan 2013/12/12 3,209
330152 허벅지 굵어지는 법좀 알려주세요 ㅠㅠ 말벅지라도 좋아요... 8 흑흑 2013/12/12 6,191
330151 모른척 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을때 ... 1 ... 2013/12/12 930
330150 코레일 무더기 직위해제에도 철도노조 파업 참가율 늘어나는이유는.. 3 집배원 2013/12/12 943
330149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묵어보신 분께 질문 7 제주여행 2013/12/12 4,451
330148 파라다이스 도고 카라반캠핑 겨울에 추운가요? 2 하늘꽃 2013/12/12 5,636
330147 수백향에서 조현재는 누구 아들인가요? 12 2013/12/12 3,534
330146 닥터브로너스 아이허브서 쓰시던분들 어디서 사세요? 7 ㅡㅡ 2013/12/12 2,743
330145 올 수능 영어가 작년보다 어려웠나요? 13 dma 2013/12/12 1,603
330144 성우 정형석씨 목소리 좋네요~~ 4 .. 2013/12/12 2,399
330143 철도조합원 초등생 자녀에 “불법파업, 희생만 따를 것” 문자 보.. 10 이런 나쁜 .. 2013/12/12 1,023
330142 냉장고에 있는 순대 어떻게 먹어야할까요? 3 헝그리 2013/12/12 2,567
330141 베가 광고 메세지음 -_- 2013/12/12 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