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와의 스킨십...

갱스브르 조회수 : 1,254
작성일 : 2013-12-11 11:40:15

사춘기 2차 성징이 시작되면서 엄마와의 목욕탕 동행은 없다

행여 목욕탕에서 만날까 이른 새벽부터 서두르기도 했다

아마 부끄러움도 있었겠지만 의례 치르게 되는 점점 뾰족해지는 딸과 그걸 자르려는

모녀 지간의 전쟁이었을 거다 아마...

그렇게 가족은 습관처럼 한 지붕 아래서 살고 부대끼고 무슨 웬수 보듯 하다가

밥상머리에서 까르르 웃으며 이해 못할 정을 쌓고 또 그렇게 산다

손주를 안아 얼르는 엄마를 보면서 적잖이 놀랐다

아..우리 엄마도 저렇게 사랑이 넘쳐 주체를 못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있구나..

나도 마찬가지다

첫 조카라 그런지 물고 빨고 한시도 가만두지 않고 애지중지했다

그러면서 불쑥 왜 엄마는 자식들한텐 그렇게 엄하고 냉랭했을까...

모성도 의심했을 만큼 성장기는 많이 찼다

그러다 그것이 어설픈 자식 사랑의 오해였음을 알았고 간혹 올라오는 예전의 상처들에 감정을 주지 않게 됐다

엄마는 사랑이라 하고 나는 아니라 하지만

어쨌든 엄마는 최선을 다했다

비록 자식들이 원하는 그림은 아닐지라도

한 날 엄마 몸이 안 좋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주무르는데 ...

처음 그렇게 엄마의 몸을 만지는 거였다

포옹은 커녕 손도 한번 제대로 만져본 적이 없던 터라 뭔가 묵직한 맘이 내내였다

많이 작아지셨고 뼈가 만져지는 등 하며 갈수록 얇아지는 다리...

손에서 불이 날 정도로 꽉꽉 살폈다

당장 살갑고 애교 많은 딸이 되는 건 불가다

그치만 엄마를 대하는 맘은 달라져간다

엄마를 부정하고 미워했던 맘이 궁극엔 나를 망가뜨리는 일이었고

그 대가가 얼마나 슬프고 아픈 일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엄마 안에 내가 있다...

IP : 115.161.xxx.24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2.11 11:52 AM (180.80.xxx.145)

    저같은 분이 또 있네요. 전 아직 정정하시고 70 넘은 나이에도 전문직에 일하시고 경제력도 뛰어나셔서 아직 넘사벽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엄마가 갑 제가 을..하지만 굽어가는 등과 작아진 체구를 보면 세월 앞에 그 당당하던 분도 약한 존재구나 싶어서 저도 많이 변합니다.

  • 2. 밍기뉴
    '13.12.11 1:04 PM (119.195.xxx.145)

    저도 같습니다.. 스킨쉽없는 성장기.. 아직도 팔짱끼고 장보는 모녀들이 부럽진않지만 시선을 오래잡지요..
    그런 엄마가 할머니 되가는 모습이 자꾸 눈에 겹쳐올라요.
    여자로서의 그 삶도 공감이 되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9081 어린이집 원장이 곶감 빼먹듯.. 끊임없이 새 나가는 국고보조금 샬랄라 2014/01/08 660
339080 미세먼지 예보를 문자로 해주는게 있네요 5 무지개1 2014/01/08 1,074
339079 지니브라....입어보신 분 계시나요? 1 브라 2014/01/08 827
339078 버터없으면 루(roux) 못 만드나요 루루 2014/01/08 956
339077 철도노조 서울지역 간부 4명 구속영장 전원 기각 7 세우실 2014/01/08 1,000
339076 홈쇼핑서 블랙박스 구입했는데 이런~~ 2014/01/08 670
339075 29개월 어린이집 보내야하는데 틱이왔어요 9 2014/01/08 1,871
339074 美안보전문가들 “북한보다 기후변화가 더 무서워 전작권 환수.. 2014/01/08 636
339073 냄비추천여... 아..내몸아.. 2014/01/08 490
339072 이재명 “국정원, 나를 빨리 고소하라” 5 성남시민이 .. 2014/01/08 1,046
339071 맥반석 찜질 빈맘 2014/01/08 482
339070 스트**벡틴 크림 좋은가요? 5 주름크림 2014/01/08 832
339069 김진표씨는 베이비복스도 디스했었네요 광고주를 압박해야할 아휴 2014/01/08 2,051
339068 생중계 - 철도노조 불법탄압 대응방안 마련 집담회 lowsim.. 2014/01/08 324
339067 항공지연으로 11시간째 공항에 묶여 있어요 8 델타 2014/01/08 2,530
339066 이경제 한의사 저분은 얼굴이 두꺼운가봐요~ 38 2014/01/08 44,292
339065 요즘 푸로스판 가격이 얼마나 하나요? 푸로스판 2014/01/08 877
339064 '100만원' 대자보 뜯은 중앙대 ”미관상 좋지 않다” 2 세우실 2014/01/08 719
339063 요즘 우편요금이 얼마나 하나요? 2 우체통 2014/01/08 847
339062 부산 교통편 질문 6 ujay 2014/01/08 716
339061 오늘 외출해도 되는 날씨인가요?(서울) 4 이클립스74.. 2014/01/08 975
339060 월터의 상상은... 봤어요 7 우주 2014/01/08 2,209
339059 "건보제도 개선할 생각 없이 의료산업화 안돼.. 구속 .. 대한의협회장.. 2014/01/08 456
339058 침대 매트리스 수명 1 소란 2014/01/08 5,644
339057 일인가구.. 식생활에 대한 조언을 좀 6 2014/01/08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