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와의 스킨십...

갱스브르 조회수 : 1,244
작성일 : 2013-12-11 11:40:15

사춘기 2차 성징이 시작되면서 엄마와의 목욕탕 동행은 없다

행여 목욕탕에서 만날까 이른 새벽부터 서두르기도 했다

아마 부끄러움도 있었겠지만 의례 치르게 되는 점점 뾰족해지는 딸과 그걸 자르려는

모녀 지간의 전쟁이었을 거다 아마...

그렇게 가족은 습관처럼 한 지붕 아래서 살고 부대끼고 무슨 웬수 보듯 하다가

밥상머리에서 까르르 웃으며 이해 못할 정을 쌓고 또 그렇게 산다

손주를 안아 얼르는 엄마를 보면서 적잖이 놀랐다

아..우리 엄마도 저렇게 사랑이 넘쳐 주체를 못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있구나..

나도 마찬가지다

첫 조카라 그런지 물고 빨고 한시도 가만두지 않고 애지중지했다

그러면서 불쑥 왜 엄마는 자식들한텐 그렇게 엄하고 냉랭했을까...

모성도 의심했을 만큼 성장기는 많이 찼다

그러다 그것이 어설픈 자식 사랑의 오해였음을 알았고 간혹 올라오는 예전의 상처들에 감정을 주지 않게 됐다

엄마는 사랑이라 하고 나는 아니라 하지만

어쨌든 엄마는 최선을 다했다

비록 자식들이 원하는 그림은 아닐지라도

한 날 엄마 몸이 안 좋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주무르는데 ...

처음 그렇게 엄마의 몸을 만지는 거였다

포옹은 커녕 손도 한번 제대로 만져본 적이 없던 터라 뭔가 묵직한 맘이 내내였다

많이 작아지셨고 뼈가 만져지는 등 하며 갈수록 얇아지는 다리...

손에서 불이 날 정도로 꽉꽉 살폈다

당장 살갑고 애교 많은 딸이 되는 건 불가다

그치만 엄마를 대하는 맘은 달라져간다

엄마를 부정하고 미워했던 맘이 궁극엔 나를 망가뜨리는 일이었고

그 대가가 얼마나 슬프고 아픈 일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엄마 안에 내가 있다...

IP : 115.161.xxx.24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2.11 11:52 AM (180.80.xxx.145)

    저같은 분이 또 있네요. 전 아직 정정하시고 70 넘은 나이에도 전문직에 일하시고 경제력도 뛰어나셔서 아직 넘사벽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엄마가 갑 제가 을..하지만 굽어가는 등과 작아진 체구를 보면 세월 앞에 그 당당하던 분도 약한 존재구나 싶어서 저도 많이 변합니다.

  • 2. 밍기뉴
    '13.12.11 1:04 PM (119.195.xxx.145)

    저도 같습니다.. 스킨쉽없는 성장기.. 아직도 팔짱끼고 장보는 모녀들이 부럽진않지만 시선을 오래잡지요..
    그런 엄마가 할머니 되가는 모습이 자꾸 눈에 겹쳐올라요.
    여자로서의 그 삶도 공감이 되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2841 나는 당신들 때문에 안녕 못 합니다. 18 길벗1 2013/12/20 2,213
332840 현대 여성을 4계급으로 3 GUSEO 2013/12/20 2,254
332839 5년만에 세탁조 청소해요..ㅡㅡ; 4 천연세제 2013/12/20 5,076
332838 고시텔에서 혼자출산하던 여성..아기와함께 숨져. 41 ... 2013/12/20 18,302
332837 모다까리나 라는 여이 옷 달라졌나요? 8 추억 2013/12/20 1,366
332836 개박이 해외로 도망갈 모양인데 잡을 수 있나요? 28 역사임무 2013/12/20 3,914
332835 폐경인 분들 분비물 전혀 안 나오나요? 3 갱년기 2013/12/20 6,124
332834 JTBC 손석희의 ‘뉴스 9’ 돌풍, 어떻게 보십니까 17 세우실 2013/12/20 2,532
332833 대추는 경산대추를 알아주나요? 대추 사서 자주 드시는 분~ 2 원산지 2013/12/20 1,773
332832 아기 재우는 방법 땜에 미치겠어요~~ㅠㅠ 5 토토로짱 2013/12/20 1,279
332831 미국가는 비행기표 언제가 가장 싼가요? 2 비행기표 2013/12/20 2,970
332830 침구청소기 사용하시는 분들~ 2 상쾌 2013/12/20 1,753
332829 남친어머니 글 올렸던 처자 15 몇일전? 2013/12/20 3,247
332828 ㅗ회찬 의원의 정부 1년 평가 ㅋㅋㅋ 6 너무 후하.. 2013/12/20 1,413
332827 피아노는 어디에 놓는게 최선일까요? 8 ... 2013/12/20 2,545
332826 여자리포터 체험 甲 우꼬살자 2013/12/20 796
332825 여고운동장도 개방-조기축구아저씨들샤워도 가능 위험한생각 2013/12/20 777
332824 원두 갈아서 내리는 커피머신 추천 좀 해주세요. 3 커피 2013/12/20 1,590
332823 미국에 보내는 소포는 어디에서? 5 첨 입니다... 2013/12/20 885
332822 롯데시네마 용산 오늘까지 4천원에 영화관람 다은다혁맘 2013/12/20 710
332821 커피 로스팅 17 토리 2013/12/20 2,996
332820 대만 16박 17일 갑니다. 어디 어디 가는게 좋을까요? 10 리플절실 2013/12/20 2,306
332819 문노충 문노충 거리는 사람이 있네요? 5 게시판에 2013/12/20 716
332818 울목도리 세탁기에 돌려서 망가졌어요ㅠ.ㅠ 1 러브캣 2013/12/20 3,409
332817 내일 결혼식이라 굶고 있네요.. ㅠㅠ 10 ㅜㅜ 2013/12/20 3,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