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셋에 막내 아들로 태어나 어렸을때는 귀여움 많이 받고 자랐어요
어릴때부터 내성적이라 엘리베이터에 아이들이 타도 고개 숙이고 몸을 돌리고 있을정도였구요
식구들이 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별 걱정안하고 있었어요 나이들면 좋아지려니 하구요
학창시절에도 친구도 못사귀고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더니
사춘기때는 학교끝나고 집에 오면 자기 방에서 문을 잠그고 살았어요
힘들다고 밤에 소리지르기도 하고 장롱을 발로차기도 하고 그랬어요
남자애들 사춘기는 요란하구나 생각하면서... 달래기도 하고 야단도 쳐보았지만.. 소용없었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도 들어가고 군대대신에 산업체도 마쳤구요
산업체에서 손발이 느리다고 갖은 구박을 받았지만.. 정말 죽음힘을 다해 해내더라구요
식구들하고 하루에 말 한두마디 그것도 뭐 물어봤을때 겨우 아니,, 됐어,, 정도의 말이구요
식구들하고의 대화도 힘든데 밖에서는 오죽하겠어요..
산업체다니면서 가까운곳데 방을 얻었고 아빠가 퇴근하시면 매일 들러서 자고 아침에 집으로 오셨어요
산업체가 끝났는데도 집에는 한달에 5일정도나 있을까 말까 하구요 그 집에서 계속 살더라구요
그 집을 억지로 팔아야되나 그래도 동생의 안식처인데 그냥 나둬야 하나 고민중이구요.
결벽증도 있는아이라 공중화장실도 못가고 ... 식당에도 자기 젓가락 챙겨가고
식구들하고 한상에서 밥먹은 기억이 없네요. 따로 자기방에서 먹거나 식탁에서 혼자 먹더라구요
요즘은 대학교 복학하는것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구요
길가다가도 앞에 사람있으면 옆으로 빙 둘러서 가고
슈퍼에 가서 물건 모르고 계산할때 고개도 못들고 있는데 사람 많은 강의실에서 수업받는게 얼마나 힘든일이겠어요
그래도 책임감 있는 아이라 장래 문제로 고민도 많이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공부를 해도 복잡한 생각이 많아서 집중을 못해 결과가 좋진 않지만요
20살때 동생도 자기 성격에 문제 있는거 알고 정신병원 문턱에까지 갔었는데 기록에 남을 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그냥 왔구요..최근에 정말 제가 사정사정해서 심리상담센터 5번 가긴했었어요
그때는 정말 좋아지겠구나 기대 많이 했는데 5번 가고 나더니 내가 무슨 문제가 있냐고 누나나 가라고 하더라구요
상담 계속 받게 할려고 몸싸움까지 했는데 안되더라구요
남동생이랑 10살 차이나서 동생 힘들때 내 공부때문에 신경못써주다가
결혼하고나니 이제서야 정말 힘들게 사는 동생이 눈에 들어왔는데,,,
대체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혼자만 고민하고 식구들한테 피해 안주니까
본인 뜻대로 그냥 내버려둬야하는지....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걸 알려주기 위해서
계속 옆에서 본인이 싫어하더라도 챙겨줘야 하는건지....
사는게 고역이라 재밌는일도 없이 웃는모습 한번도 안보여주는 동생이 너무 안타깝네요
몇달간 내가 옆에서 끈덕지게 붙어 먹을거 챙겨주고 데리고 바람도 쐬고 그랬더니 부모님한테
누나가 달라붙지 않게 얘기좀 해달라고 했다네요 징글징글하다구요
이제 혼자 사는 집에가도 잠금장치 해버리고 문도 안열어줘서 문자만 보내고 있어요.
내가볼때 동생은 정말 뭐하나 정상인게 없어요... 추운 겨울날 외투만 하나 입고 다니고
양말도 안신고 머리도 안감고 고개 숙이고 다니고 밥도 제때 안먹고 과자만 사먹고 세수도 안하고
양치도 안하고 그런데도 결벽증 있어서 화장실 뒷처리도 힘들어하고,, 요즘은 혼자말까지 하네요
이 바보야 니가 그럼 되겠냐 그러면서 자기비하가 심해요...
정신병원입원까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기에는 남한테 피해주는건 없거든요..
어찌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