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친의 언니 아들에게 포켓몬 게임을 사주었다

조회수 : 1,136
작성일 : 2013-12-03 23:37:47
여친의 언니에게는 10살짜리 아들 A가 있다. A의 생일을 맞아서 닌텐도 3DS랑 포켓몬 게임을 사줬다.

왜냐하면 예전에 언젠가, 친구 중에 자기만 아무 게임기도 없다고 해서. 친구네 집에서 가끔 플스나 
Wii를 하기는 하지만, 휴대용 게임기가 없어서 가끔 친구들 무리에서 밀려나기도 한다고.

나 자신도 어릴 때 게임을 금지 당해서 포켓몬 1세대 전성기 시절, 엄청난 소외감을 느껴 매일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게다가 그 반동으로 대학생 시절 자취를 하며 거의 미친 놈처럼 게임을 했었다. 

요즘 어린이들에게 게임이란 이미 커뮤니케이션의 도구 중 하나이며 사회성 형성에 필수적인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또 2ch를 하면서 어린 시절 게임을 금지당하는 바람에 학교생활이나 친구 관계에서 이런저런
비참한 꼴을 겪은 녀석이 많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다소 비싼 선물이긴 했지만, 아버지가 안 계시는 
모자가정이라 가정사정이 여의치 않은 A에게 내가 사주기로 했다. 하는 김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엄마
심부름도 열심히 도우라는 내용의 편지도 곁들였다. 

꽤 큰 지출이었기에 조금 부담이 되긴 했지만, 나 스스로 꽤 잘했다고 생각해서, 이제 친구들과도 소외
되지 않고 A가 잘 놀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 만났을 때 포켓몬은 얼마나 했나, 친구들과 같이 승부도 하나, 하고 말을 걸었다.

그러자 A는 울먹였고, 무슨 일인가 싶을 무렵 여친의 언니(A의 어머니)가 와서 

"우리 아들에게 게임을 시키는건 곤란해요. 저에게는 저의 교육방침이 있어요. 제멋대로는 곤란합니다"

라는 것이었다. 내 어머니처럼 게임이라면 덮어놓고 싫어하는 타입이었다. 뭐 그래도 선물이기도 하고,
편지까지 곁들었기에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 모양이다. 

내 경험담을 말해도 믿어주는 대신 "우리 아이는 당신과 달라요"라는 차가운 반응 뿐이었다. 어차피 
남일 뿐인 내가 더이상 참견할 이유가 없어서, 그러면 사용하지 않는 그 게임기라도 돌려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에게 준 것을 줬다가 뺏느냐니 하면서 이미 팔아버리고 수중에 없다는 것이었다. 줬다가 
뺏는 게 예의가 아니라는걸 아는 사람이 선물로 준 걸 팔아버리냐고 따지니까 이번에는 남자가 째째하다
느니 하면서 100배로 난리. 또, 여친은 물론 여친의 어머니까지 나를 비판해왔다.

A도 울고, 더이상 내가 뭘 해도 얻을게 없어 속이 상했다. 그럼 그 팔아버린 돈으로 다른 뭐라도 사서 
A에게 주세요, 하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앞의 스레드에서 게임기 사준 이야기 한 사람입니다.

오늘 그 후일담이 있기에 보고합니다. 오늘도 여친네 집에 놀러 갔습니다. 여친의 집에 자주 가는 
이유는 그녀의 아버지가 장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집은 3자매인데, 아들이 있었으면
꼭 같이 하고 싶었다고 하셔서 규칙을 배워서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친은 여친의 어머니와 함께 요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게임기 소동 때 아버지는 안 계셨지만
나중에 그 이야기를 전해듣고 저에게 대신 사과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한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A군이 쓴 편지로, 여친의 아버지에게 맡겨놓았었다고 합니다. 

[ 생일선물로 포켓몬과 닌텐도를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밖에 하지 못했지만 기뻤습니다. 친구에게 
  게임하는 법도 배우고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새 버전 포켓몬은 친구 중에서도 3명 정도 밖에
  안 갖고 있는 거라서 다들 대단하다고, 부럽다고 해서 기뻤습니다. 

  엄마가 빼앗아 간 이유는 제가 공부를 안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공부 열심히 할테니까
  제발 하게 해달라고 했지만 안된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직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아니니까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라멘집에 데려가주세요. 리프팅도 또 가르쳐주세요. 우리 이모랑 친하게 지내세요.
  안녕 ] 


이 편지를 읽고 울 뻔 했다. 여친의 집이라서 어떻게든 참긴 했지만 힘이 쭉 빠졌다. 
괜히 설레임만 안겨줬다가 실망시켜서 어린 마음에 날 원망할 법도 했지만 오히려 미안해하는 A에게
내가 더 마음이 쓰였다.

밥을 먹고 여친에게 편지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돌아온 반응은

"그래도 조금이라도 게임을 즐겨봤으니 그걸로 된 거 아닐까? 대신에 다음에 또 라멘집에 먹으러
데리고 가면 되지 뭐"

하는 반응이었다. 그때 근본적으로 나와는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약혼 중이었지만, 파혼을 결심했다. 지금 당장 헤어지면 A군이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 
연말~내년 초 즈음에 헤어지려고 한다.

리라짱 블로그 펌
IP : 121.144.xxx.4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차모
    '13.12.3 11:44 PM (223.62.xxx.15)

    나도 누가 나한테 포켓몬 팩 선물해줬으면 좋겠다.

  • 2. 여자들이 드세긴 하네요.
    '13.12.4 3:06 AM (62.178.xxx.63)

    저도 애들 게임 안시키려고 하지만...
    남이 준 선물 바로 팔아버리고 째째하다고 하다니...

  • 3. 이거 일본인이 쓴 글이네요
    '13.12.4 3:07 AM (66.234.xxx.185)

    이런 거 왜 퍼와서 뭘 얘기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네요.
    일본인 특유의 사고방식과 뉘앙스로 가득찬 이런 글에 어떤 반응을 원하시는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6700 제 영작 좀 봐주세요 7 ㅠㅠ 2013/12/04 718
326699 청양고추가 없어요 장아찌 2013/12/04 490
326698 가스민영화의 진실 1 참맛 2013/12/04 767
326697 부산에서 캄보디아 출발하는 스카이윙스 아시아 에어라인 이용해보신.. 3 쥬니 2013/12/04 1,663
326696 눈속 1 2013/12/04 404
326695 내일부터 다이어트 합니다, 해요 정말 진짜! 19 나는 다이어.. 2013/12/04 3,329
326694 한양대 수시 논술의 경우 추가 합격의 가능성이 있는걸까요? 3 고3맘 2013/12/04 3,896
326693 중국 남경대 란곳을 아시나요, 1 아시는분 2013/12/04 1,047
326692 지금 방송하는 홈쇼핑 아우터 ? 1 홈쇼핑 2013/12/04 1,130
326691 이 야밤에 2013/12/04 441
326690 얼마전 공중파에서 했던 동물들 짝짓기 프로그램이요. 7 못찾겠어요 2013/12/04 1,946
326689 아람누리 아람극장 콘서트 좌석선택 문의해요 2 랄라~ 2013/12/04 1,269
326688 신문 읽는데 시간을 얼마나 쓰시나요? 4 신문 2013/12/04 827
326687 가사도우미분께 옷정리는 어떻게 해달라고 말씀드려야할까요. 23 소쿠리 2013/12/04 4,540
326686 응사보고 추억에 젖어 있다가 아차 싶더군요.. .. 2013/12/04 1,200
326685 의료보험카드 다른지역 의보공단서도 재발급받을수있나요?? 1 .. 2013/12/04 1,163
326684 초 6 운동화 어떤거 신나요 1 머사지? 2013/12/04 523
326683 컴퓨터 고장 질문이에요 1 모모 2013/12/04 430
326682 술먹고 어떤 사람이 자꾸 만나자고 찾아옵니다 1 어쩌죠 2013/12/04 1,565
326681 지금 KBS2에서 닥터후 하네요. 1 2013/12/04 1,050
326680 행복주택과 나무들 날아라얍 2013/12/04 456
326679 이혼..사람은 쉽게 변하는게 아닌게 맞나봅니다 7 ..... 2013/12/04 4,261
326678 신랑생일상하려고 하는데요~ LA갈비 맛있게 하는 레시피 있으세요.. 3 xx 2013/12/04 1,957
326677 최승호 PD가 말합니다. 11 우리는 2013/12/04 1,759
326676 세계 10대 미남도시 15 /// 2013/12/04 3,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