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도 끝도 없고, 어디서부터 무엇으로 채워 넣어야 할지 막막한 공허함을
경험하거나 견뎌내 보신 분 있으세요.
40대 스댕미스예요.(골드미스여도 별반 다르지 않을듯.)
나이를 먹을수록 한해 한해...
관심가는것, 하고싶은것, 갖고싶은것, 궁금한것, 재밌는것 심지어 화나는것.,... 등
나 자신 속에서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거 같아요.(아니..하나 둘씩 사라진다는게 더 정확할지도)
목요일부터 오늘까지 4일간 휴가였습니다.
제 일의 특성상 12월이 굉장히 한가하거든요.
보통땐 늘 시간이 빠듯할 정도 일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는 드문 일주일 가량의 연말휴가도 있습니다.
올해는 좀 더 짙은 경기침체 때문인지 좀더 앞당겨 졌고요,
아마도 12월말까지 이렇게 간헐적인 휴가도 한 두번 더 있을거 같기도 하네요.
목요일부터 오늘까지 한일은
먹고, 자고, 숨쉬고 밖에 없네요.
예전 같았으면 여행계획, 뭔가를 만들계획, 짧은 학습계획..등으로 열심히 머리굴리면서
설레임도 가득했을 텐데요.
저..혼자서 잘 놉니다. 또 혼자가 적성에 맞기도 하고요,
등산, 자전거, 여행, 뜨개질이나 퀼트, 요리, 그림그리기,
전시회나 음악회, 뮤지컬, 발레 관람. 어떤 주제(예를 들어 특정한 작가나, 인문학 같은)를 파고 들면서 책읽기..
이런 것들을 혼자서, 혹은 동호회활동으로 잘 해왔습니다. 몇가지는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기도 하고..
40이 지나면서 이런 것들이 더이상 어떤 자극도 안되네요.
예전처럼 재밌지도 않고... 모든 면에서..시큰둥 ..
그 반작용으로 1년에 정확히 2kg씩 꾸준히 살이찌고 있다는 것과
머리와 가슴이 멍~해 집니다.
휴가 4일동안
그림 좀 그리려고 종이 판넬작업 해 놓고... 그대로,
단호박 스프 만들려고 호박 쪄 놓고..그대로,
도서관에서 책 몇권 빌려놓고..그대로,
머플러 하나 떠 보려고 대바늘에 털실 끼워서 몇단 뜨다가..그대로
오늘 오후엔 백화점과 거리를 쏘다니다가 스타벅스에서 텀블러 하나 사 왔네요.
그렇게 사 모은 텀블러가 지금 4-5개 됩니다.
원래는 버건디 립스틱하나 보러 나갔는데.. -,.-
스타벅스에 혼자 앉아서..
만일 지금 내 맞은편에 누군가가 앉아 있거나
결혼을 했더라면 지금 보다 나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 같은 분 있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