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남의 일에 잘 휘말리는 편이었어요.
예를 들어서
어릴적에 친구가 자기 급하다고 같이 가달래면
어디 가는지 묻지도 않고 따라갔다가 친구가 볼일 끝나서
자기는 집에 간다고 가면 길 잃어버려서 울고다니다
겨우 길을 찾아 집에 온다거나
커서는 나보다 여건이 나은 친구 부탁 들어주느라
내 할일 못해서 난감한 상황이 되어 친구에게 다시 부탁하니
자긴 바빠서 안된다고 한다거나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억울하기도했지만 결국 내가 제대로 사태파악 못하고
중심을 잡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 자책감도 컸어요.
여하튼 이런 성향을 고치려고 많이 노력하다보니
조금씩 결실이 생기고 있어요.
얼마전에 아는분이 제게 부탁을 하면서
급한거니 빨리 해달라는거에요.
처음부터 딱 자르긴 그래서 처음 한번은 해드렸더니
칭찬을 마구마구하면서 그담에는 다른일을 맡기는 거에요.
그래서 비용얘기를 했더니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말라면서 생각해둔게 있단 식의 이야기가 나왔어요.
예전같았으면 신나서 했을꺼에요.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대로 협의된 것도 없고
생각해둔게 뭔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어느정도 비용을 지불하셔야 저도 더 잘 할수 있다고
다시 얘기를 했더니 알았다면서 도루 일거리를 가져가더라구요.
나중에 다른사람에게도 부탁했는데 다들 비용얘기를 해서
결국 본인이 직접 했다고 들었어요.
그나마 제가 제시한 금액이 좋은 편이었나봐요.
다른데 가서 제가 제시한 금액 얘기를 하면서 험담을 했는데
그 얘기를 들은 사람이 저에게 일거리를 부탁하는 일이 생겼어요.
결국 저는 생각지도 않았던 일거리를 얻었고 돈도 벌었구요.
이번 일을 겪고나니 정말 생각이 많아졌어요.
남의 사정 봐주는 것도 정도껏해야하는거고
나도 내 상황 봐가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절감했어요.
그동안 왜 이렇게 못했나? 아쉬움도 크지만
지금부터라도 내 몫은 챙기면서 살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