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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묻기놀이??

조국? 조회수 : 772
작성일 : 2013-11-28 06:50:41
조국 묻기 놀이 한편 “저들의 조국은 어디입니까?”
발자국 통신/이지상

홍범도를 아는가. 제지공장의 악덕 친일파 공장주를 두들겨 패고 금강산으로 도망간 십팔세 소년 홍범도 말고, 삼수갑산을 지나 청진으로 진격하여 일본 주둔군을 괴멸 시켰던 의병장 홍범도 말고. “홍대장이 가는 길에는 일월이 명랑한데 왜적군대 가는 길에는 비가 내린다. 에헹야 에헹야 에헹야 에헹야 왜적군대가 막 쓰러진다”로 부르는 “날으는 홍범도가”를 탄생시킨 봉오동, 청산리 전투의 대한독립군 사령관 홍범도 말고, 1922년 모스크바 피압박 민족대회의 조선 유격단 대표로 레닌을 만나 뜨겁게 포옹하던 소비에트 주의자 홍범도 말고, 그 사람 홍범도를 아는가.

 1937년 9월9일 새벽 블라디보스톡 역을 출발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가축 칸에 실려 중앙아시아의 어디쯤이라는 목적지도 없는 긴 여행을 떠난 유랑자 홍범도를 아는가. 불모의 땅 카자흐스탄의 크질오르다에서 하루의 생계를 걱정하며 말년을 보낸 고려극장 문지기 홍범도를 아는가.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다시 전쟁터에 나가 일본 놈을 무찌르고 내 나라를 되찾겠다고 카자흐스탄 당국에 호소하던 73세의 노인 홍범도를 아는가. “평생 일본 놈들에게 안 잡히고 여생을 마칠 수 있어서 나는 복 받았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올해로 꼭 70년째 이역의 땅 스따라야 마기라-홍범도의 무덤이 있는 곳-를 배회하는 영혼 여천 홍범도(1868-1943))를 아는가.
 지난번에 썼던 원고를 여기까지 읽다가 그만 울컥했다. 남과 북도 아닌, 좌도 우도 아닌 그저 민족을 사랑했던 열혈 청년 홍범도를 다시 떠올렸던 건 순전히 대한민국의 책임총리라는 그 냥반 정 모시기 덕분이었다. 얼마 전 국회에서는 이런 문답이 오고갔다.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생전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도종환 의원: “일제가 우리 의병들을 소탕. 토벌했습니까 아니면 학살 했습니까? 그 당시 우리가 일본에 쌀을 수출했습니까 아니면 수탈당했습니까?” 
 정홍원 총리: “아니 갑자기 그렇게 물어보시면 어떡합니까? 자세한 내용은 역사학자들이 다뤄야할 내용 아닙니까? ” 
 식민지 근대화론을 대놓고 주장하는 것도 모자라 일본군 위안부. 강제 징용 등의 일제 만행을 축소·외면했음은 물론 이승만·박정희의 독재까지 찬양했다는 교학사 교과서 검정 통과에 대한 총리의 입장을 묻는 시간 이었다. 총리의 안이한 역사인식을 답변으로 듣는 순간 머리카락이 쭈뼛해지는 분노를 느꼈던 이가 비단 나만은 아니었으리라.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고 약 60여개 나라가 식민지로부터 독립한다. 그중에 식민지세력이 그대로 정권을 이양 받은 경우는 오직 48년도에 건국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아시다시피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이전에 독립된 나라의 문지기가 되길 소원했던 백범 김구가 있고 몽양 여운형이 있다. 그들은 모두 살해당했다. 조선의용대의 수령 광복군 군무부장으로 태항산 일대에서는 일제가 그림자도 밟지 못했다던 대장군 약산 김원봉은 해방이후 동대문의 자택에서 일본의 간악한 순사 출신 노덕술에 의해 잡혀간다. 그것도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다가 뒤처리도 못한 상태로. 약산이 활약했던 태항산 에서 1942년 여름 조국을 찾겠다고 길을 나선 석정 윤세주를 비롯한 조선 의용대 3000여명을 몰살 시킨 이는 자랑스런 대 일본제국의 중장 “고 시요쿠 (홍사익)”아니던가. 조선인으로서는 군부 내 가장 높은 위치까지 갔던 홍사익을 따랐던 숱한 후배들은 스스로 일본인이 되어 너도 나도 욱일승천기를 품고 니뽄도를 휘두르며 독립군들의 목을 베었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 후배들 중 누구는 대통령이 되고 누구는 총리가 되고 약 40 여 년 동안 군 수뇌부의 요직을 차지한 나라, 그 이후에는 대통령이 된 후배를 흠모 했다던 또 다른 후배가 대통령이 되고 다시 후배의 따님이 대통령이라고 뉴스에 나오는 나라.  문득 “그들“은 친일파가 아니라 일본인 이었다는 탄식을 한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실장의 울분을 떠올리게 되면 품고 싶지 않은 의문을 갖게 된다. 나는 내 나라 대한민국이 아니라 지금까지 제2의 일제 강점기를 산 것이 아닐까 하는.  
 천주교 전주교구 박창신 원로 신부의 강론이 연일 뉴스에 등장한다. 이른바 연평도 포격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두둔했다는 이유다. 한때 방송을 진행 하면서 내가 주로 했던 멘트가 “여러분들의 신청곡은 빛의 속도로 배달해 드립니다” 였는데 보수단체의 고발을 받은 검찰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빛의 속도로 수사를 시작 한단다. 허긴 1975년 4월8일 사형선고 받은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인혁당 재건위의 여덟 목숨을 앗아간 순발력 있는 집단이긴 하다. “그들”의 종북 놀이가 정점을 넘어서더니 이제는 조국 묻기 놀이로 바뀌어 가고 있다. 80년 광주항쟁의 참상에 아파하다 평생 다리를 절게 된 노신부에게 광주 학살의 원흉인 자의 한때 사위가 “당신의 조국은 어디인가”를 떳떳하게 묻고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군의 독립군 소탕인가 학살인가를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총리가 다시 “당신의 조국은 어디인가?”를 묻고 있다. 다카키 마사오 라는 창씨개명한 이름이 싫어 완전한 일본 이름으로 개명한 오카모토 미노루의 따님도 일갈한다. “국가의 정체성을 흔드는 언행은 용납하지 못한다”던가. “홍대장이 가는 길에는 일월이 명랑한데 왜적군대 가는 길에는 비가 내린다”는 “날으는 홍범도가”의 청년 의병장 홍범도에게 내가 묻는다. 제대로 된 묘비명 하나 없이 이역만리 크질오르다에서 해방조국의 미래를 꿈꾸었던 고려극장 문지기 홍범도에게 내가 다시 묻는다.  
 
“홍범도 장군, 저들의 조국은 과연 어디란 말입니까?”
 
인권연대 -발자국 통신
이지상님 블로그 발자국에서 갖고왔습니다
IP : 125.176.xxx.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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