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학교 6학년의 시라는데 대단하네요~

유리컵 조회수 : 2,697
작성일 : 2013-11-23 20:52:14

초등학교 6학년생이 10분만에 쓴 시라는데요....

정말 맞는다면 대박이네요~

-------------------------------------

첫 눈

주제: 첫눈

 

첫눈이 내린다.

맨 처음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맨 아래에 있던 눈.

맨 아래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아래.

눈이 되지 못하고 땅바닥으로 고꾸라져 녹아버린다.

 

중간에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중간에 있던 눈.

중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중간.

아래의 눈들이 얼려놓은 땅으로 힘들게 쌓인다.

 

맨 위에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떄부터 맨 위에 있던 눈.

맨 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위.

아래의 눈들이 빚어놓은 푹신한 땅 위로 상처 없이 떨어진다.

 

사람들은 모두 맨 위에 있는 눈을 보고 아름답다고 한다.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맨 위에서 태어났을 뿐인데

자기들이 전부인 것 마냥 아름답다며 사치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첫 날에 내린 진짜 첫 눈은

언 바닥에 몸을 내박으며 물의 파편이 되어

지금쯤 하수구로 흘러들어 억울함에 울부짖고 있는 것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

난 눈이 싫다.

----------------------------------------------------------------------------

이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같은데 알고 쓴건지...우와~

10분 아니라 열흘 열달이라도 대단하구만요~

IP : 114.200.xxx.24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상평
    '13.11.23 9:13 PM (180.182.xxx.179)

    한번도 눈이 내릴때 맨처음 내린눈이 이런수고로움을 할거라고 생각한적이 없다.
    초등 6학년의 시라고 하기에는
    동심파괴에 가까울정도로 우울하고 암울하다.
    첫번째 내린눈의 희생덕에 마직막눈이 돗보일수있다고 하는 발상자체가
    누구의 희생덕분에 누구는 빛나는 사회구조를 말하고 있어
    아이같지 않고 전체적으로 우울하다
    도대체 초등생의 눈에 비췬 첫눈이 저런모습이라면
    우리사회에 희망은 없는것 아닌가.
    우리어릴적엔 첫눈이 얼마나 아름답고 이쁘고 기쁘기만 했던지...

  • 2. 정말 대단하다...
    '13.11.23 9:30 PM (121.132.xxx.61)

    대단한 감수성에,
    대단한 글빨에...
    전성기의 김지하도 혀를 찰듯...
    가슴시리게 와닿네요,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부와 명성...걸 맞는 아름다움...ㅠㅠ

  • 3. 오우
    '13.11.23 9:33 PM (59.187.xxx.195)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저렇듯 시어로 풀어냐진 못했지만... 초등6학년때 세상 온갖 고민으로 날밤 샜던 잔망스러운 어린이였기에 저 감성 이해됩니다.

    저보다 훨씬 더한 감수성과 높은 지적 수준을 겸비했던 제 친구는 철학총서에 심취해 날밤 새며 그 책들을 읽어 치웠고, 날이면 날마다 깊은 시름에 잠겼었죠.

    모든 어린이가 세상을 아름답게만 보는 건 아니다요.

  • 4. 정말
    '13.11.23 10:11 PM (211.234.xxx.202)

    6학년이 쓴거라면 대단하네요 감성이 약한 우리딸은 5학년인데 이 시를 이해나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우리딸이 공부를 못하지는 않습니다 공부는 잘합니다 하튼 제 생각에 그만큼 이 시가 어려운 거 같은데,,,
    특히 마지막 행,,,

    첫 날에 내린 진짜 첫 눈은
    언 바닥에 몸을 내박으며 물의 파편이 되어
    지금쯤 하수구로 흘러들어 억울함에 울부짖고 있는 것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

    대단하네요,,,,

  • 5. 유리컵
    '13.11.23 10:23 PM (114.200.xxx.248)

    포털에 [초딩 6학년의 시] 검색하면 나오는데 그 시쓴 아이가 동생이라나 동생 친구라나 그런것 같더라구요.트위터 주소도 나오고요~~제가 제대로 올린것이면 좋겠네요.

  • 6. 별로
    '13.11.23 10:36 PM (213.33.xxx.188)

    시적인 감성은 없어요.

  • 7. 저도
    '13.11.24 12:00 AM (184.152.xxx.220)

    전에 읽고 눈물났던 시네요. 어른들이 썼어도 마음이 시렸을텐데 아이가 썼다는 것에 마음이 무척 아팠네요. 눈이 모두에게 아름다울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해요.

  • 8. ㅎㅎ
    '13.11.24 8:48 AM (211.55.xxx.74)

    인터넷 글 못믿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0593 눈 쌓인 것 보려면 어디로 가야할까요? 5 흰 눈을 찾.. 2014/01/10 689
340592 아들 임신 중인데 계속 딸이 좋다는 시어머니 17 섭섭 2014/01/10 3,247
340591 뭐죠 이 떨림은? 2 ... 2014/01/10 1,117
340590 아파트 청소도우미는 어떻게 구해야하나요? 3 예화니 2014/01/10 2,087
340589 주변에 보면 착한데 안 만만한사람 있나요? 14 울고싶어 2014/01/10 21,481
340588 닥터마틴 부츠인데 살까요. 말까요.. 5 ㄷ이거.. 2014/01/10 1,542
340587 연하장을 보내고 싶은데 구정 전후 보내면 황당할까요? 5 질문 2014/01/10 943
340586 캠프 추천 부탁드립니다. 예비중1 2014/01/10 414
340585 30대부터 성욕이 남여 역전된다는 말 어떻게 생각하세요? 11 .. 2014/01/10 26,614
340584 꽃누나에서 김희애가 먹은 아이스크림 4 아이스크림 2014/01/10 2,722
340583 미국직구 잘 아시는 분 좀 도와주세요. 2 dd 2014/01/10 934
340582 영어 동화책을 읽을때.. 3 영어 2014/01/10 960
340581 김용림 "며느리 미워하면 내 아들이 괴로워" .. 7 현명하시네 2014/01/10 5,019
340580 중앙대 총장 ”학교 복지기관 아냐…간접 고용 더 효율적” 2 세우실 2014/01/10 812
340579 왜 뚱뚱한 여자일수록 자궁에 혹이 더 많이 생길까 diet 2014/01/10 1,726
340578 리스이신 분들.. 식욕 왕성하지 않으세요? 8 식욕 2014/01/10 3,568
340577 소비자 뇌 현혹시켜 주머니 열게 만든다 홈즈 2014/01/10 1,047
340576 층간소음 전혀없는 아파트에 사시는분 계신가요? 30 층간소음 2014/01/10 13,516
340575 생명보험 법인사업부는 궁금 2014/01/10 508
340574 전지현씨 목소리가.. 26 너목들 2014/01/10 13,731
340573 보수수구세력이 보는 친노무현성향의연예인들 5 집배원 2014/01/10 2,154
340572 남편 도시락 싸주려고 밤새고 있어요 4 졸려 2014/01/10 2,711
340571 2014년 1월 10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4/01/10 652
340570 식비는 재래시장.백화점 마트 이 세곳 이용에따라서도 차이 .??.. 8 ... 2014/01/10 1,979
340569 현대차, 미국 충돌 테스트에서도 에어백 안터져…정말 괜찮은건가 2 호구 탈출 2014/01/10 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