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학교 6학년의 시라는데 대단하네요~

유리컵 조회수 : 2,631
작성일 : 2013-11-23 20:52:14

초등학교 6학년생이 10분만에 쓴 시라는데요....

정말 맞는다면 대박이네요~

-------------------------------------

첫 눈

주제: 첫눈

 

첫눈이 내린다.

맨 처음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맨 아래에 있던 눈.

맨 아래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아래.

눈이 되지 못하고 땅바닥으로 고꾸라져 녹아버린다.

 

중간에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중간에 있던 눈.

중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중간.

아래의 눈들이 얼려놓은 땅으로 힘들게 쌓인다.

 

맨 위에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떄부터 맨 위에 있던 눈.

맨 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위.

아래의 눈들이 빚어놓은 푹신한 땅 위로 상처 없이 떨어진다.

 

사람들은 모두 맨 위에 있는 눈을 보고 아름답다고 한다.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맨 위에서 태어났을 뿐인데

자기들이 전부인 것 마냥 아름답다며 사치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첫 날에 내린 진짜 첫 눈은

언 바닥에 몸을 내박으며 물의 파편이 되어

지금쯤 하수구로 흘러들어 억울함에 울부짖고 있는 것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

난 눈이 싫다.

----------------------------------------------------------------------------

이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같은데 알고 쓴건지...우와~

10분 아니라 열흘 열달이라도 대단하구만요~

IP : 114.200.xxx.24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상평
    '13.11.23 9:13 PM (180.182.xxx.179)

    한번도 눈이 내릴때 맨처음 내린눈이 이런수고로움을 할거라고 생각한적이 없다.
    초등 6학년의 시라고 하기에는
    동심파괴에 가까울정도로 우울하고 암울하다.
    첫번째 내린눈의 희생덕에 마직막눈이 돗보일수있다고 하는 발상자체가
    누구의 희생덕분에 누구는 빛나는 사회구조를 말하고 있어
    아이같지 않고 전체적으로 우울하다
    도대체 초등생의 눈에 비췬 첫눈이 저런모습이라면
    우리사회에 희망은 없는것 아닌가.
    우리어릴적엔 첫눈이 얼마나 아름답고 이쁘고 기쁘기만 했던지...

  • 2. 정말 대단하다...
    '13.11.23 9:30 PM (121.132.xxx.61)

    대단한 감수성에,
    대단한 글빨에...
    전성기의 김지하도 혀를 찰듯...
    가슴시리게 와닿네요,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부와 명성...걸 맞는 아름다움...ㅠㅠ

  • 3. 오우
    '13.11.23 9:33 PM (59.187.xxx.195)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저렇듯 시어로 풀어냐진 못했지만... 초등6학년때 세상 온갖 고민으로 날밤 샜던 잔망스러운 어린이였기에 저 감성 이해됩니다.

    저보다 훨씬 더한 감수성과 높은 지적 수준을 겸비했던 제 친구는 철학총서에 심취해 날밤 새며 그 책들을 읽어 치웠고, 날이면 날마다 깊은 시름에 잠겼었죠.

    모든 어린이가 세상을 아름답게만 보는 건 아니다요.

  • 4. 정말
    '13.11.23 10:11 PM (211.234.xxx.202)

    6학년이 쓴거라면 대단하네요 감성이 약한 우리딸은 5학년인데 이 시를 이해나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우리딸이 공부를 못하지는 않습니다 공부는 잘합니다 하튼 제 생각에 그만큼 이 시가 어려운 거 같은데,,,
    특히 마지막 행,,,

    첫 날에 내린 진짜 첫 눈은
    언 바닥에 몸을 내박으며 물의 파편이 되어
    지금쯤 하수구로 흘러들어 억울함에 울부짖고 있는 것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

    대단하네요,,,,

  • 5. 유리컵
    '13.11.23 10:23 PM (114.200.xxx.248)

    포털에 [초딩 6학년의 시] 검색하면 나오는데 그 시쓴 아이가 동생이라나 동생 친구라나 그런것 같더라구요.트위터 주소도 나오고요~~제가 제대로 올린것이면 좋겠네요.

  • 6. 별로
    '13.11.23 10:36 PM (213.33.xxx.188)

    시적인 감성은 없어요.

  • 7. 저도
    '13.11.24 12:00 AM (184.152.xxx.220)

    전에 읽고 눈물났던 시네요. 어른들이 썼어도 마음이 시렸을텐데 아이가 썼다는 것에 마음이 무척 아팠네요. 눈이 모두에게 아름다울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해요.

  • 8. ㅎㅎ
    '13.11.24 8:48 AM (211.55.xxx.74)

    인터넷 글 못믿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3955 홍콩에서 한인민박 해보신분 4 홍콩가요 2013/11/24 1,514
323954 엠넷 무대 보니까 비 덩치가 크던데 8 ㅇㅇ 2013/11/24 2,307
323953 천주교에서 나서니까 공중파 9시 뉴스 계속 보도하네요. 8 ..... 2013/11/24 2,515
323952 불후의 명곡중에서 5 ... 2013/11/24 1,648
323951 컵라면에 김장김치를 넣었더니 3 ㅇㅇ 2013/11/24 3,802
323950 사주에 시댁도 나오나요? 3 highki.. 2013/11/24 2,776
323949 이 패딩 괜찮아보이는데 어떤가요? 18 노처녀 2013/11/24 4,201
323948 7세 딸아이 어른 젓가락질 가르쳐서 학교 보내야 하죠? 5 걱정 2013/11/24 1,693
323947 응답하라1994 질문좀 할께요 3 응사 2013/11/24 1,875
323946 온수매트 써보신분들 한가지만더 여쭐게요 6 2013/11/24 2,391
323945 에어쿠션 같은 제품 쓸 때 궁금합니다 3 aa 2013/11/24 1,909
323944 딸아이와 둘이 여행간다고 하니.. 40 kuku82.. 2013/11/24 7,998
323943 성균관대 인문과학부와 이대 인문학부 고민중인데요. 34 조카고민 2013/11/24 4,301
323942 수납장 짜넣을 수 있을까요? 2 고민중 2013/11/24 1,717
323941 온슨매트?전기장판 ?뭐가좋을까요? 4 2013/11/24 2,013
323940 고아라 캐스팅궁금하네요. 6 고아라 2013/11/24 3,253
323939 고등학생들은 영어를 4 고딩 2013/11/24 1,828
323938 쓰레기를 받으셨다는 신뢰감이뭔지 님께.... 1 님땜에로그인.. 2013/11/24 1,332
323937 대박! 드디어~ 까스통 어버이연합과 국정원 한몸인거 밝혀냈네요!.. 42 2013/11/24 10,093
323936 엄마의 인생 5 봄날 2013/11/24 2,046
323935 의류세일하나요? 금강제화 2013/11/24 817
323934 배추 노란데랑 하얀부분을 좋아하는데 다른분들도 그런가요? 8 ㅇㅇ 2013/11/24 1,117
323933 (급질) 남편이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대요ㅠ 9 급질 2013/11/24 3,188
323932 연세드신 싱글 노인 분들의 고민 13 자식이란. 2013/11/24 4,179
323931 빅뱅 vs 사생팬 우꼬살자 2013/11/24 1,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