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학교 6학년의 시라는데 대단하네요~

유리컵 조회수 : 2,556
작성일 : 2013-11-23 20:52:14

초등학교 6학년생이 10분만에 쓴 시라는데요....

정말 맞는다면 대박이네요~

-------------------------------------

첫 눈

주제: 첫눈

 

첫눈이 내린다.

맨 처음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맨 아래에 있던 눈.

맨 아래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아래.

눈이 되지 못하고 땅바닥으로 고꾸라져 녹아버린다.

 

중간에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중간에 있던 눈.

중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중간.

아래의 눈들이 얼려놓은 땅으로 힘들게 쌓인다.

 

맨 위에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떄부터 맨 위에 있던 눈.

맨 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위.

아래의 눈들이 빚어놓은 푹신한 땅 위로 상처 없이 떨어진다.

 

사람들은 모두 맨 위에 있는 눈을 보고 아름답다고 한다.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맨 위에서 태어났을 뿐인데

자기들이 전부인 것 마냥 아름답다며 사치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첫 날에 내린 진짜 첫 눈은

언 바닥에 몸을 내박으며 물의 파편이 되어

지금쯤 하수구로 흘러들어 억울함에 울부짖고 있는 것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

난 눈이 싫다.

----------------------------------------------------------------------------

이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같은데 알고 쓴건지...우와~

10분 아니라 열흘 열달이라도 대단하구만요~

IP : 114.200.xxx.24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상평
    '13.11.23 9:13 PM (180.182.xxx.179)

    한번도 눈이 내릴때 맨처음 내린눈이 이런수고로움을 할거라고 생각한적이 없다.
    초등 6학년의 시라고 하기에는
    동심파괴에 가까울정도로 우울하고 암울하다.
    첫번째 내린눈의 희생덕에 마직막눈이 돗보일수있다고 하는 발상자체가
    누구의 희생덕분에 누구는 빛나는 사회구조를 말하고 있어
    아이같지 않고 전체적으로 우울하다
    도대체 초등생의 눈에 비췬 첫눈이 저런모습이라면
    우리사회에 희망은 없는것 아닌가.
    우리어릴적엔 첫눈이 얼마나 아름답고 이쁘고 기쁘기만 했던지...

  • 2. 정말 대단하다...
    '13.11.23 9:30 PM (121.132.xxx.61)

    대단한 감수성에,
    대단한 글빨에...
    전성기의 김지하도 혀를 찰듯...
    가슴시리게 와닿네요,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부와 명성...걸 맞는 아름다움...ㅠㅠ

  • 3. 오우
    '13.11.23 9:33 PM (59.187.xxx.195)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저렇듯 시어로 풀어냐진 못했지만... 초등6학년때 세상 온갖 고민으로 날밤 샜던 잔망스러운 어린이였기에 저 감성 이해됩니다.

    저보다 훨씬 더한 감수성과 높은 지적 수준을 겸비했던 제 친구는 철학총서에 심취해 날밤 새며 그 책들을 읽어 치웠고, 날이면 날마다 깊은 시름에 잠겼었죠.

    모든 어린이가 세상을 아름답게만 보는 건 아니다요.

  • 4. 정말
    '13.11.23 10:11 PM (211.234.xxx.202)

    6학년이 쓴거라면 대단하네요 감성이 약한 우리딸은 5학년인데 이 시를 이해나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우리딸이 공부를 못하지는 않습니다 공부는 잘합니다 하튼 제 생각에 그만큼 이 시가 어려운 거 같은데,,,
    특히 마지막 행,,,

    첫 날에 내린 진짜 첫 눈은
    언 바닥에 몸을 내박으며 물의 파편이 되어
    지금쯤 하수구로 흘러들어 억울함에 울부짖고 있는 것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

    대단하네요,,,,

  • 5. 유리컵
    '13.11.23 10:23 PM (114.200.xxx.248)

    포털에 [초딩 6학년의 시] 검색하면 나오는데 그 시쓴 아이가 동생이라나 동생 친구라나 그런것 같더라구요.트위터 주소도 나오고요~~제가 제대로 올린것이면 좋겠네요.

  • 6. 별로
    '13.11.23 10:36 PM (213.33.xxx.188)

    시적인 감성은 없어요.

  • 7. 저도
    '13.11.24 12:00 AM (184.152.xxx.220)

    전에 읽고 눈물났던 시네요. 어른들이 썼어도 마음이 시렸을텐데 아이가 썼다는 것에 마음이 무척 아팠네요. 눈이 모두에게 아름다울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해요.

  • 8. ㅎㅎ
    '13.11.24 8:48 AM (211.55.xxx.74)

    인터넷 글 못믿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0475 드럼세탁기를 샀는데요. 2 ann 2014/02/14 1,224
350474 기자들은 왜 그렇죠? 5 대체????.. 2014/02/14 1,322
350473 英 이코노미스트, 한국은 검열 공화국 light7.. 2014/02/14 508
350472 전세 명의자 변경, 어떻게 해야 하나요? 3 Cantab.. 2014/02/14 844
350471 오래전 그날... .. 2014/02/14 463
350470 키150 체중40 안되는 분들 옷 어디서 사시나요? 3 질문 2014/02/14 1,312
350469 민주주의의 위기, 감시견과 경비견 1 샬랄라 2014/02/14 359
350468 토정비결 무료로 볼 수 있는 사이트 아시는 분? 2 저기요 2014/02/14 2,261
350467 아주대 기계공학과 vs 서울과학기술대 기계.자동차공학과 23 학교선택 2014/02/14 14,088
350466 160은 몇키로가 날씬하고 이쁠까요? 34 사랑스러움 2014/02/14 9,707
350465 531명의 죽음... 부산 형제복지원사건아시나요 6 현재진행중 2014/02/14 1,909
350464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 불법 건축물서 2년간 임대료 받았다 .. 3 세우실 2014/02/14 542
350463 가인머리스탈 6 무아 2014/02/14 1,574
350462 여러분들은 몇살까지 살고 싶으세요? 20 궁금맘 2014/02/14 2,457
350461 혈압 질문 좀 할게요.. 1 잠깐 2014/02/14 1,003
350460 또 하나의 약속 많이 많이 봐주세요~ 3 one 2014/02/14 451
350459 여자 쇼트 500m 메달리스트 3인의 사진에 달린 공감가는 어느.. 5 에휴.. 2014/02/14 2,727
350458 백화점 20점 한정상품 그냥 상술인가요? 3 냥미 2014/02/14 1,295
350457 초등학교 졸업식 안가도 후회되지 않을까요? 3 바쁜엄마 2014/02/14 1,361
350456 결혼식 참석 2 인디고 2014/02/14 868
350455 45세 임신 .... 잘못되었어요. 25 하늘의뜻 2014/02/14 20,866
350454 직급이 높으면 성추행 해도 끄떡없구만 손전등 2014/02/14 581
350453 비자퓨어나 클라닉소닉 쓰시는 분 있으세요? 3 전동클렌저 2014/02/14 3,285
350452 [펌] 일본 남자 피겨 쇼트프로그램 하뉴 6 열심히살자2.. 2014/02/14 2,560
350451 영어 한문장만 도와주세요 ㅠ 3 행복 2014/02/14 5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