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육아휴직 마치고 곧 복직인데, 아기한테 너무 미안해요 ㅠㅠ

좋은엄마 조회수 : 2,800
작성일 : 2013-11-22 13:21:44

이제 곧 만 14개월 되는 아기를 두고 복직을 해야 해요.

아기 키우면서, 너무 행복했어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얘기할 수 있을 만큼요.

 

육체적으로 힘든건 힘든거지만, 단 한순간도 짜증난 적도 없었고

그저 아기 눈짓, 손짓, 발짓 말소리 표정 하나하나가 너무 사랑스럽고 이뻤어요.

오죽하면, 이웃의 할머니께서 나이 70에 득남한 사람 같다고까지 하셨죠. ^^;

이 얘기듣고 지인들은 박수치며 맞다맞다 하고 ㅋ(앗 득남이란 단어에 너무 민감하시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그저 나이드신 분께서 강조하느라 하신 말씀이시니.. 워낙 또 민감하게 받아들이실 분들이 있을까봐서 연막 칩니다 ^^;;)

 

주변분들도 아기가 참 안정되어 있다는 말씀 많이 들었어요.

제가 봐도 아기인데도 불구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짜증도 없는 편이고,

뭐가 마음에 안드는지 뭐를 원하는지 저도 즉각 알아차리는 편이고, 또 아기는 자기의 의도를 잘 알아주면 기쁨을 잘 표현하며 서로 오고가고 하는 반응들을 즐길 줄도 알구요.

14개월인데도 표현하는 단어나 의도도 점점 명확해지는게 보이고...

생활 패턴도 훤히 그려져.. 척척 하루가 굴러가는 지금.

 

한창 호기심 어린 눈으로 엄마의 반응 하나하나를 살피며 호기심의 욕구를 채우고 즐기고 있는 아기를 두고 복직을 하자니 마음이 아픕니다.. ㅠㅠ

 

3월이 되면 사내 어린이집으로 가서 함께 출퇴근을 할꺼에요.

그동안은 친정 어머니께서 봐주시고, 어머니 혼자 보시기엔 버거우실 것 같아 유아교육 전공 중인 놀이시터도 따로 고용했어요. 친정 아버지도 가끔 오셔서 함께 봐주실 거고, 청소 도우미도 따로 고용해서 어머니 가사 부담에서 덜어드리려 하고....

 

나름 아기도 친정 어머니도 힘들지 않도록 준비를 했는데....

막상 복직하려니.. 이러한 환경을 준비해온들.. 태어나 한번도 엄마와 떨어져본 적 없는 아기가 겪을 충격이 그려져요. ㅠㅠ

아기의 의도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읽어주고 반응해주던 엄마가 없으니 얼마나 힘들까 싶기도 하구요.

물론 할머니가 있지만, 그리 세심한 편은 아니시라는 거 저도 알기 때문에;;, 기간이 한정 되어 있기 때문에 봐주시는 거지.. 마냥 사랑을 베푸는 분은 아니시죠..

 

회사를 그만두는건 생각 안해본 건 아니지만, 주변에서 모두 말릴만큼 현실적으로 윤택함을 누릴 수 있는 직장구요.

아기 키우면서 엄마와의 교감만큼 경제적 지원도 참 많이 필요하구나 느끼기도 하고,

지금은 엄마가 절대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든든한 경제적 지원의 필요성이 더 많이 느껴질거란 조언에도 수긍이 가고...

 

현실을 따라가면서도, 과연 아기에게 이래도 괜찮을까.. 라는 생각에 마음도 머리도 어지럽습니다. ㅠㅠ

이렇게 하소연 한들, 저는 곧 복직을 할테고, 아기는 저와 떨어져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겠죠.

 

아기는 제 걱정과는 다르게 잘 극복하고 지내게 되겠죠...? ㅠㅠ

제 걱정되는 다르게 충격은 치유될 수 있을 정도로 금방 지나가는 과정이 되겠죠?... ㅠㅠ

사실 제가 원하는 답은 긍정적인 답변이지만... 그렇지 않은 답변이라도... 저와 비슷한 과정을 겪으셨던 선배 직장맘님들께.. 얘기 듣고 싶어요...

 

 

 

 

IP : 119.64.xxx.27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1.22 1:32 PM (39.118.xxx.100)

    님 마음도 이해되는데...
    (제가 바로 애 못떼어놔서.. 그냥 직장 포기하고 육아해서 4년째 둘째까지 낳은 여자거든요.)

    님처럼 친정부모 도움에, 시터비, 좋은 직장
    곧 사내 어린이집 들어가는..이런 좋은 조건..

    그냥 좀더 윤택한 생활에 엄마의 자아실현도 되는 그런 맞벌이.

    아닌 사람이 더 많을거에요.

    님은 아기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어떤 확인같은걸 받고 싶은 맘일텐데
    글읽고 우울해지는 사람 있지않을까 싶네요.

    님은 자기 환경에서 최선의 결정을 한걸겁니다.

  • 2. 77fare
    '13.11.22 1:34 PM (211.216.xxx.49)

    저는 이제막 50일된 아가키우고있는데 넘이쁜아가인데도 짜증이날때가 많네요 이유없이 울때나 계속보채면 너무 힘들어지더라구요 전 아직 아가가 원하는게 뭔지 잘모르겠던데 그걸 잘알아채신다니 아가가 참 편안할거같아요 초보엄마로서 넘 부럽네요

  • 3. ....
    '13.11.22 1:38 PM (210.118.xxx.254)

    아..

    만 3년은 엄마가 직접 돌봐야 한다는 말이 항상 가슴이 아프고..
    모유수유가 제일 좋다는 말에 또 한번 눈물이 핑도는 만 8개월 아기 직장인 엄마에요..

    그저.. 같이 있는 시간의 양보다 질적인 시간의 양이 더 중요하다는 말만 마음에 담고 있습니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내 관심이 아이에게 향해있는 한.. 우리 아이는 잘 있을거야... 라는 맘으로요.

    저는 이게 겨우 초보 직장맘이지만..
    저희 친정엄마도 평생 일을 하셨거든요..

    제 스스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저와 저희 언니가 잘.. 성장하여 반듯하게 일가를 이루고
    또, 아이를 낳아서 별탈없이 가정을 꾸리고 있는 걸보면..

    직장생활 한다는 것만으로 아이가 나쁘게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또.. 위로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삼으면서.. 그렇게 시간이 지나겠지요.

  • 4. 평온
    '13.11.22 1:43 PM (211.204.xxx.117)

    저도 비슷한 시기에 복직해서 4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저희 아기도 친정어머니께서 와서 봐주고 계시고요
    회사가 10분거리라 점심시간에도 뛰어가서 젖주고 오고 그래요

    그런데 윗분도 말씀하셨지만 워킹맘으로서 최고의 조건을 갖춰주셨네요
    그 이상 해주기 힘들어요
    아기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세요
    일하는 엄마를 둔 것도 아기 팔자고 또 나름의 장점이 있잖아요
    엄마가 슬픈 마음을 가지면 아기가 다 알아차릴거에요
    엄마가 씩씩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아기에게 인사하고 설명해 주세요

  • 5. ..
    '13.11.22 1:44 PM (180.65.xxx.29)

    사내 어린이집에 친정엄마,친정아버지에 놀이시터에 도우미까지 있으면 걱정 안하셔도 될것 같은데요
    사내 어린이집에 몇시까지 있는데 저 많은 인원이 합류하나요??

  • 6. 원글
    '13.11.22 1:45 PM (119.64.xxx.27)

    저도 글 올리면서 첫 댓글님께서 지적하신 내용처럼 괜한 투정으로 비춰질까 내심 걱정했어요.
    하지만 제 상황은 상황이고 걱정은 걱정이라.. 솔직하게 올렸어요..
    다소 마음이 상하시는 분 계시다면 죄송해요.

    네님 말씀처럼 제가 좀 세심한 편이라.. 그런 불안감이 아기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제 아긴 요런 세심함은 좀 안 닮았으면 좋겠어요 ㅋ.

    77fare님.
    50일된 아기라니 너무 이쁘겠어요.
    엄마가 세상에 전부인 아기 잖아요 ^^
    엄마가 아기를 사랑하는 것보다 아기가 엄마를 더 사랑한데요.
    저도 힘든 거 충분히 이해해요. 그리고 힘들어해도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다는 것도 알구요. ^^
    그리고 50일된 아기를 키우는 초보 엄마가 아기 맘을 잘 헤아리지 못하는 거 당연하죠 ^^ 저도 그랬는걸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읽어지더라구요. ^^
    그리고 아기가 커가면서 아기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할 수록 아기는 점점 더 명확하게 표현하려고 하는거 같아요.
    힘내세요 초보맘님!!

  • 7. 원글
    '13.11.22 1:48 PM (119.64.xxx.27)

    .. 님
    친정 부모님 놀이시터는 2월까지만 봐주시는 거구요.
    사내 어린이집 가는 3월부터는.. 저와 함께 출퇴근하는 거랍니다. ^^

  • 8.
    '13.11.22 2:28 PM (49.1.xxx.49)

    조건 좋은데요..뭐
    위 조건이 아닌 직장맘도 돌지나 어린이집 보내더라고요.. 잘지내는 아이들은 잘지내고요..
    전 전업이고 내년 취업할생각인데요..나이가 있어 되려지ㅠ.. 암튼
    괜찮은 어린이집이라면 일찍보내고 저도 취업을
    미리 햇을껄합니다..

  • 9. 호시탐탐
    '13.11.22 3:42 PM (61.40.xxx.10)

    근데 처음에 어린이집 가면 적응기가 필요하던데, 친정엄마께 미리 말씀드려서 한동안은 일찍 데려오는게 좋지 않을까요? 하루 아침에 거의 하루 종일을 어린이집에서 지내려면 아이가 충격이 크지 않을까요? 보통 저 월령에는 하루에 2시간 오전만 이런 식으로 조금씩 늘려 가던데.. 저도 곧 두돌 되는 아이 키우는데 지금은 친정엄마가 봐 주시지만 내년부터 어린이집 보낼 계획이거든요. 남일같지 않네요.

  • 10. qas
    '13.11.22 3:49 PM (121.146.xxx.209)

    그래도 14개월 키우셨네요. 저는 곧 딱 3개월 받은 출산휴가 마치고 복귀해야해요. 어제 오늘 아기 얼굴보면서 계속 울고 있어요. 안 울려고 하는데 눈물이 자꾸 나네요. ㅠㅠ

  • 11. 워니
    '13.11.22 4:13 PM (211.36.xxx.150)

    직장보육시설인 것 같은데 그러면 안심하실만 할거예요.
    일반 구립이나 사립과 비교가 안되게 좋은 편이거든요.
    믿고 편안한 마음으로 맡기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5560 tears in heaven 4 .. 2014/04/27 1,014
375559 은둔하는 삶... 11 ... 2014/04/27 3,131
375558 지금 서울에~ 9 목동댁 2014/04/27 2,159
375557 시간이 가면 갈수록.... 1 .... 2014/04/27 694
375556 '아이를 잃은 엄마가 쓴 시' 12 녹색 2014/04/27 3,041
375555 [세월호] 앉아서 기다리면 떼죽음뿐입니다! 4 호박덩쿨 2014/04/27 1,287
375554 네이버 기사 댓글(아이피 차단) 하네요 14 ........ 2014/04/27 2,629
375553 獨 언론, 얼음공주 박근혜, 도살자 박정희 딸 6 ㄷㄷㄷ 2014/04/27 1,928
375552 정치인을 쉽게 용서하는 나라... 5 .. 2014/04/27 714
375551 세월호 시신들이 의외로 평온한 모습이 많았다고 하네요.. 26 세월호 2014/04/27 88,944
375550 storify.com에 올려진 세월호 이야기 1 무국 2014/04/27 1,034
375549 김앤장이 피해자 변호를 맡는다면?? 26 나모 2014/04/27 4,039
375548 서명 동참합시다. 9 이제야 보고.. 2014/04/27 919
375547 안산 다녀왔습니다ㅠㅠ 10 소망 2014/04/27 2,425
375546 진도해경 반드시 그것이 알고싶다에 법적대응해야죠 54 .... 2014/04/27 5,627
375545 해경의 신경질적인 반응이요 7 이상 2014/04/27 2,359
375544 와 이것들보소,박근혜 비판 독일 주간지에 검열논란! 18 이건 뭐 2014/04/27 3,962
375543 우당 이회영 선생님... 이런 분도 계셨군요. 21 너구리 2014/04/27 3,607
375542 한밤에 쓰는 소설 - 더 끔찍한 재난 20 // 2014/04/27 3,583
375541 [스크랩] 언딘 금양호때 “선실 진입하려면 5억원 더 내라고.... 기가차서 2014/04/27 959
375540 대한민국에서 살아나갈려면 우리는 만능이어야 하겠네요 ㅠㅠ 21 공이랑 2014/04/27 1,923
375539 연합뉴스 홍창진.. 당신이 그러고도 기자입니까? 17 장난해 2014/04/27 3,621
375538 총체적 난맥상을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히 파헤칠 것 - 박근혜 3 카레라이스 2014/04/27 989
375537 집회 다녀왔습니다 33 이제일어나 2014/04/27 3,737
375536 이상호기자 화이팅.. 51 .. 2014/04/27 4,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