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2시쯤 부산 남부경찰서 대연지구대 파출소에 초등학생 1명이 여성용 지갑 1개를 들고 들어왔다. 지갑에는 현금 40만원과 상품권 등이 들어있었다.
이 초등학생은 부산 남천초등학교 4학년 김태호(10)군. 김군은 지구대 앞 횡당보도에서 주웠다며 지갑을 지구대 경찰에게 건넨 뒤 “학원에 가야 하니 주인을 찾아달라”며 ‘쿨’하게 지구대를 나섰다.
학원을 가야한다는 김 군을 겨우 붙잡아놓은 경찰은 신분증을 토대로 주인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전화를 돌렸다. 그 사이 김 군은 지구대 소파에 떡 하니 엎드리더니 자리를 잡고 책을 꺼내 영어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지갑 안 신분증에 기재된 주소지인 아파트 관리실에 전화해 지갑의 주인을 찾았지만 지갑 주인은 바로 지구대를 찾을 수 없는 상황.
지갑 주인은 경찰에 “지금 당장은 찾으러 가지 못하고, 지갑에 있는 2만원을 김군에게 용돈으로 주고 고맙다는 인사를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선행을 하고 용돈까지 챙긴 김군은 경찰관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학원으로 향했다.
다음날 지구대를 찾아 잃어버린 줄 알았던 지갑을 찾은 주인은 김군에게 전화를 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경찰도 김군이 다니는 학교에 전화를 해 교무주임에게 “도현 군을 많은 친구가 보는 앞에서 크게 칭찬해주고 안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교무주임은 “꼭 칭찬하고 상도 주겠다”고 답했다.
이 사연은 부산경찰청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타고 삽시간에 퍼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21일 오후 6시30분 현재 8만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댓글을 통해 “나도 저런 아들 낳고 싶다”, “김태호 어린이 최고” 등 칭찬 글이 올라오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조만간 김군에게 서장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