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때 25평 복도식 아파트에 살 때였어요. 층간소음도 없이 평화롭게 몇개월 살다 윗집이 이사오고 난 후 피아노소리가 계속 들리는거예요. 맞벌이라 7시 이후에 오면 잘때까지 계속 치구요. 한곡을 완곡으로 연주하면 감상이라도 하지 구간반복으로 아주 거슬리게 치더라구요. 한달간 참다가 경비실 통해 컴플레인 걸었는데 윗집 아주머니가 내려와서 말하길.. 딸이 초등 고학년인데 예중 예고 보내려고 하는거다. 자기집은 같은동네 자이아파트 50평대인데(당시 가격 20억은 훌쩍 넘는) 피아노 연습시키려고 이집 전세로 웃돈주고 5년 계약했기 때문에 절대 나갈생각 없고 계속 칠거다 그를 위해 방음 시공까지 하고 들어왔다고 하더라구요. 윗집에 가니 진짜 안방에 그랜드 피아노 한대 있더군요. 누군가에겐 같은평수에서 애낳고 아둥바둥사는 곳이 누군가에겐 일개 연습실이더군요ㅠㅠ
암튼 방음공사를 하고 들어와서 다른집에서는 소리가 안들렸는데 유독 바로 밑에집인 저희집 안방에만 들리는거였어요. 결국 못참아서 저희는 나갔구요. 이것뿐 아니라 시댁이랑 같은동네여서 그 스트레스도 장난 아니여서 겸사겸사 다른동네로 갔죠.
요즘도 가끔 생각나요. 그친구는 음악전공해서 대학 잘 갔을지.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피아노 얘기하니 저도 생각나서...
ryumin 조회수 : 867
작성일 : 2013-11-20 23:36:03
IP : 112.214.xxx.18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헐
'13.11.21 3:36 AM (203.226.xxx.31)연습실용도라면 왜 아파트여야만 했을까요?
2. 피아노는 아니지만
'13.11.21 8:17 AM (58.235.xxx.109)울동네 뒷산에서 주말마다 색소폰 연습하던 아저씨 생각나네요.
주말 점심쯤부터 뒷산에서 연습을 하는데 이건 완전 초보 중의 초보라 겨우 소리내는 정도인데 삑사리에 이상한 음이 끝없이 계속되더군요.
불안정한 음이 계속 들릴때 그 불안하고 신경이 곤두서는 느낌 아시죠...
결국 못참고 찾아갔는데 온갖 멋을 낸 60대후반~70대초의 남자가 그 주인공이더군요.
제가 소리가 너무 견디기 힘드니 연습실 빌려서 해주면 좋겠다고 부탁했어요.
그 아저씨 왈, 연습실 빌려서 했는데 그곳이 지하라서 목에 좋지않아 공기좋은 산에서 연습하니 이해해라.
그리고 산속에서 연습하는데 그 소리가 아파트까지 들리지도 않는데 제가 별나대요.
아저씨도 저랑 같은 아파트 사는데 같은 입주민끼리 이러는거 아니다라고까지 말해요...
제가 관악기는 고음이라 잘들리고 계속 연습한다면 적절한 장소를 찾아라고 말했더니 마음에 안든다며 때릴듯이 손을 들어 칠려고 하더군요.
똑바로 쳐다보며 핸드폰 꺼내 신고하겠다니 욕을 마구 하면서 돌아서더군요.
그 뒤로는 색소폰 소리 안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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