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 엄마' 내용 중에서...

눈물 한바가지 조회수 : 659
작성일 : 2013-11-19 11:54:00
  우리 4남매는 살금살금 뒷곁으로 가 보았다. 그랬더니 거기엔 입술이 터져 멍이 들고,
얼굴이 퉁퉁 부은 엄마가 훌쩍이며 앉아서 쌀을 씻고 계셨다. 우리는 엄마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괙를 다 외로 꼬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엄마가 쌀 씻던 손을 멈추고 우리에게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하신다.

  막내 동생은 얼른 달려가 안기고 다른 동생들은 천천히 다가갔지만 나는 그냥 서서 엄마를 쏘아보고 있었다.
바보 같은 엄마가 너무 싫어서, 엄마가 동생들을 안고 소리 죽여 우시며 나는 괜찮다는 말을 계속 되뇌이셨다.
잠시 후 내게 이리 오라고손짓을 하셔서 내가 다가가 옆에 앉았더니 엄마는 대뜸 그러신다.

  "배고프지? 얼른 밥히서 먹자."
  "엄마, 아빠랑 살지마. 잘못도 없는 엄마를 맨날 때리잖아."
  "아빠랑 안 살았으믄 좋겄냐?"
  "이혼해, 아니면 서울로 도망가서 식모살이라도 허든지. 왜 맨날 이렇게 맞고 살어?"

  그러자 엄마는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며 조용히 말씀하셨다.
  "나라고왜 그런 생각 안 히봤겄냐? 이렇게 짐승같이 사느니 죽을라고도 생각히 보고, 
어디 가믄 이 목구멍 하나 풀칠 못허겄냐 싶어서 도망갈라고도 생각히 봤다."
  "근데 왜 못혀?"
  
  엄마는 나를 빤히 쳐다보시며 살짝 웃으시고는
  "너 땜시...너 땜시 이러고 산다/"
  "왜? 왜 나 땜시?"
  "내가 없으믄 니가 젤로 고생이여. 내가 ㅎ던 일 니가 다 히야 헐것 아녀. 밥허고, 빨래허고, 
동생들 치닥거리허고...핵교도 지대로 다닐랑가도 모르고...나 고생 안 헐라고 내 새끼 똥구덩이에 밀어넣겄냐?
나 없어지믄 니 인생 불 보듯 뻔헌디, 우리 새끼 인생 조져버리는 일을 내가 왜 혀. 나 하나 참으믄 될 것을."

  그렇게 맞으면서도 참고 사시는 엄가가 바보 같고 싫었는데 그게 다 나 때문이란다.
나 때문에 엄가가 집안을 지키고 계시는 거란다. 엄마의 깊은 사랑을 모르고 나는 엄마를 바보라고 생각했다.
매맞으면서도 찍 소리도 못하고 사는 엄마를 미워하고 싫어하기도 했는데 엄마는 길고 넓게 못난 딸의 인생과 미래를
생각하고 계셨던 거다.
어린 아였지만 그건 정말 충격이였다.

  나 때문에 엄마가 엄마의 인생을 포기하고 모진 매를 견디며 산다는게. 아마, 난 그때부터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해진 거 샅다. 절대 엄마를 속상하게 하지 않겠다는 결심. 내가 잘 돼서 엄마의 이런 희생이 
절대 후회스럽지 않게 하겠다는 생각.

  불쌍한 우리 엄마, 나 때문에 가슴 아픈 일은 절대 없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다..

--------------------------------------------------------------------------------------

읽으면서 많이도 울었네요...

우리네 엄마들은 왜이리 희생하시면서 사셨을까요?

저는 이혼의 1순위가 폭력이라고 (뺨 한 대라도) 각인 시키고 있는데..

자식을 위해 저렇게 전 못 할것 같네요..


이젠 반백발 되신 엄마가 보고 싶어집니다...



IP : 210.103.xxx.3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4978 다크서클에 마루빌츠??가 좋나요? 1 다크서클 2013/12/27 1,702
    334977 비행기에서 젤 싫었던거 .. 17 ... 2013/12/27 5,485
    334976 새댁인데..신랑이 변호사인분들..요즘 어떠세요... 4 변호사.. 2013/12/27 3,574
    334975 (강남/분당) 사골이나 우족 끓여서 파는 곳 있을까요? 4 .. 2013/12/27 1,344
    334974 두여자의 방 2 00 2013/12/27 936
    334973 떡볶이가 너무 맵게되었어요.안맵게 하려면 뭘더넣야될까요? 8 안맵게 2013/12/27 1,441
    334972 문재인 단독 인터뷰 "새정부 1년 낙제점" 9 Riss70.. 2013/12/27 854
    334971 이자녹스 태반성분 화장품 샀는데 결국은 환불했어요. 5 화장품차이 2013/12/27 2,054
    334970 프랑스 철도노조, 한국 철도노조에 강력한 연대 행동 2 light7.. 2013/12/27 820
    334969 좁은방의 아이 책상의자 어디꺼 쓰세요? ᆞᆞ 2013/12/27 730
    334968 외출 못할 정도로 생리양이 많으신 분 계세요? 10 생리 2013/12/27 2,829
    334967 커피로 사람을 안다고요? 7 해물라면 2013/12/27 3,157
    334966 데이터 마음껏쓰시는분 한달 폰요금 얼마내세요? 15 ㅇㅇ 2013/12/27 2,861
    334965 보다 나은 장거리 비행 여행을 위해서 8 좋은사람이되.. 2013/12/27 1,500
    334964 12월 2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1 세우실 2013/12/27 685
    334963 아직도 2g폰 고수하고 계신 분들께 여쭈어요^^ 20 2g 2013/12/27 2,373
    334962 철도파업 ktx 궁금 2013/12/27 473
    334961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 다운받는거 무료인가요? 1 .. 2013/12/27 1,093
    334960 젊은데 (30대) 백내장 수술해 보신 분 계세요? 4 ㅠㅠ 2013/12/27 3,136
    334959 교회나 성당에서 성가대 하시는 분들 조언 좀 주세요. 5 내어깨 2013/12/27 1,489
    334958 오리역쪽에서 도보로 제일 가까운 죽전 아파트 단지는 어디인가요?.. 4 .. 2013/12/27 1,755
    334957 컴퓨터 잘아시는분요 (급) 4 2013/12/27 775
    334956 노모를 모시고 변호인을 보려고 하는데 4 질문 2013/12/27 780
    334955 저녁 8시경에 삼청동가도 괜찮을까요? 2 삼청 2013/12/27 1,346
    334954 노암 촘스키 교수의 민주노총 총파업 지지 메시지 5 촘스키도파업.. 2013/12/27 1,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