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가 어릴 땐 비만이었다가
중학 가서 스스로 싹 뺀 경우거든요
제가 말라서 살 찐 사람을 좋아해서
아이가 잘 먹으면 너무 이뻐서
남들이 인사말로 장군감이라 하는 말을
액면 그래도 믿고 얼마나 좋아하며 애 살을 찌웠는지
중학 가서 우연히 아이 초등 때사진 보고 기함했네요
내 아이가 그리 찐줄 몰랐어요
어쨌든 지금은 보통이지만 식성은 여전히 좋거든요
잘 먹는 거야 좋지만
막내는 먹는 것에 까탈 부리고 분위기, 모양 이런 거 많이 영향받는데
이 녀석은 먹다 남은 찌개라도 그냥 배 고프면 먹어요
오늘도 어젯 밤 한 오징어 찌개가
밤 새 당면이 불어 팅팅한 찌개가 됐는데도 그냥 잘 먹네요
남은 김치찌개도 끓여서 먹구요
남은 거든 모양이 어떻든 엄마에게 뭐라 하지도 않고 스스로 그렇게 먹어요
불쌍하기도 하고
아이 너무 식습관 천하게 들었나 싶어 내가 그렇게 만들었나 싶기도 하고..
학교나 친구 사이에서도 식탐 부려 제일 많이 먹고 그러나 봐요
남자니까 그래도 괜찮을까요?
좀 경박하게 보일까요?
이제라도 좀 일러줘서 습관을 좀 고쳐야 할란지
괜히 쓸데 없는 연민 갖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