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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절대 소개팅 해주기 싫은 친구

하루 조회수 : 5,264
작성일 : 2013-11-18 11:51:56
한살 많은 언니이자 친구죠
그 언니가 5년 만난 남친이랑 깨지고 이제 그 언니도 나이가 차서 남자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겠죠
전 제 인맥 동원해서 제 주변에 소개팅 해주는 거 좋아해요
인맥이랄 것 까지 없는 약소한 인맥이지만 말이에요

근데 그 언니가 끈질기게 자꾸 소개팅 부탁하는 걸 들으니 5년 전 일이 생각나더군요

5년 전에 제가 대학 졸업반일 때 3년 만난 남자친구랑 헤어졌어요
아주 울고 불고 매달리다 잔인하게(?)차였어요
그 당시 졸업하고 뭘 먹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스트레스가 겹쳐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거든요
당시 언니는 제 사정 낱낱이 알고 있었구요

근데 제가 남친이랑 깨지기 6개월 전에 그 언니를 소개팅 해준 적이 있었어요
정말 조건도 훌륭하고 인품도 좋고 그런 남자였는데 워낙 이쁜 언니라 그런지 둘이 순식간에 불이 붙어 금방 러브러브한 사이가 되더라구요
보기 좋았습니다 제가 주선한 두 사람이 잘되니 저까지 기분 좋더라구요
근데 6개월 뒤 제가 남친이랑 깨지고 정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쯤
너무 힘들어서 언니한테 나도 소개팅이나 미팅 해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했어요
근데 언니가 절대 안 해주더라구요 뭐 전혀 상관 없었어요 안해주면 그만이죠
그냥 해줄 사람이 없나보다 생각했어요 그럴 수도 있으니까요

근데 며칠 뒤에 제 친한 친구한테 전화가 왔어요
"ㅇㅇ언니 남자친구가 너 소개팅 해준다는데 얘기 들어보니까 완전 괜찮은 사람이던데, 소개팅 했어?"
이러더라구요 제 친한 친구의 선배 오빠가 그 언니 남친이었거든요
제 친구의 선배 오빠를, 제가 그 언니한테 소개해준 거죠

내막을 알고 보니 그 언니가 저한테 들어오는 소개팅을 다 쳐냈더라구요
언니 남친이 저 소개팅만 해주려고 하면 제가 만나는 사람이 생겼다면서 둘러댔다네요
그 말 듣는 순간 인간에 대한 믿음조차 깨지더군요 대학 생활 내내 제일 친한 언니였는데 말이죠
왜 그랬을까요?불안한 미래에 실연에.....차이고 또 차이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내 사정을 너무 잘 알고 매일 위로해줬던 언니가 속으로는 자기만 행복하길 바랐던 걸까요?
자기 남친보다 잘나보이는 남자 저한테 소개팅 해주려니 아까웠던 걸까요?

그 언니는 그 남친이랑 쭉 만나다 남자가 레지던트 끝마칠 즈음인가 올 초에 그 언니한테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했다더군요
전 그 언니가 제게 실망을 줬던 그 이후부터 연락을 거의 안 하고 살아서 몰랐는데
언니가 남친이랑 깨진 이후부터 연락이 또 끊임없이 오더라구요
우리는 여대를 나왔고 그리고 미술을 전공했고 각자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생활을 하다보니 사실 주변에 남자가 별로 없고 이제 나이도 차서 그런지 소개팅 들어오는 것도 그렇게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그 언니가 헤어진 이후 내내 제게 소개팅을 부탁하고 빨리 만나자고 하네요
근데 전 정말 만나기 싫고요 당연 소개팅 해줄 마음도 없거든요

전 이미 결혼했고 남편은 좋은 사람이에요
객관적인 조건으로 볼 때도 빠지지 않는 사람이구요 남편 친구 중에 정말 괜찮은 싱글이 많아요 근데 그 언니한테만큼은 절대 아무도 소개해주고 싶지 않더라구요

알아요 제가 유치하고 치사한 마음일 수도 있어요

근데 이번 일을 계기로 깨닫게 되는 게 있네요
사람 인연이 돌고 돌아 어떻게 닿을지 아무도 모르는 거고 인간 관계에서 베푸는 사람이 언젠가 자기도 베품을 받을 수 있다는 거
그 언니가 제가 너무 힘들 때 본인 연애에만 빠져 제 앞에서 남친 자랑만 늘어놓고
뒤에서는 제게 들어오는 소개팅을 다 쳐내지만 않았어도 지금 그 언니가 실연으로 힘들 때 전 언니가 좋은 사람 만나 다 잊고 새로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에 어떻게 해서든 좋은 사람 소개시켜주려고 했을텐데 말이죠
언니는 모르겠죠 제가 이런 생각 하는지

속이 빤히 보이는 얕은 인간관계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분 좋게 시작해야 하는 월요일 아침부터
만나는 약속 잡자고 연락오는 그 언니 때문에 기분이 나쁘네요
IP : 110.13.xxx.23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
    '13.11.18 11:55 AM (112.161.xxx.224)

    네. 소개팅해줄필요 없어요.
    주변 남자들 다 결혼해서 해줄사람 없다고 하세요.
    연락도 두번에 한번, 세번에 한번 정도로 받으시면서 멀어지세요.

  • 2. ..
    '13.11.18 11:57 AM (72.213.xxx.130)

    염치없는 여자네요. 소개시키기엔 인성이 별로.

  • 3.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
    '13.11.18 12:25 PM (110.45.xxx.22)

    정말 싫어하지만 '그 언니'라는 뇨자 정말 친구가 아닌 '적' 이었던 여자네요;;;
    정말 싫습니다. 그런 뇨자;;;
    남편 주변에 유부남 밖에 없다고 딱 잘라서 얘기해 주면, 다시는 연락 안할 것 같네요.
    담담하면서도 단호한 원글님의 글에 많은 것을 배우게 되네요~
    원글님 정말 좋은 사람, 멋진 사람 인 것 같아요.
    이런 원글님의 뒷통수를 때렸던 그 언니 라는 뇨자는 정말 나쁜년인 거구요~~

  • 4. ..
    '13.11.18 12:30 PM (124.5.xxx.150)

    별사람 다 있네요.... 인간성이 어휴..

  • 5. .....
    '13.11.18 12:35 PM (110.9.xxx.2)

    그 언니랑 다시는 그냥 만나지도 마세요. 원래 역사(?)라는건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은 음흉해서 만나기만 해도 또다시 그 페이스에 휘말립니다.

    소개시켜주면, 그 남편 친구들 통해서 원글님 예전남친 얘기까지 다 돌아다닌다...에 5백원 겁니다.

  • 6. 저도 그언니 그냥 정리하시길..
    '13.11.18 12:37 PM (59.22.xxx.219)

    착하지도 않고..원글님한테 하등 도움이 안되네요

  • 7.
    '13.11.18 12:40 PM (203.125.xxx.162)

    세상에. 정말 그런 사람이 있군요. 친구가 잘되는게 싫어서 굳이 소개시켜줄 남자가 있는데도 중간에서 쳐냈다는 말씀인가요?? 그런 사람이라면 곁에 친구로 둘 가치조차 없는 사람이네요..
    원글님 마음 가는대로 하세요. 그렇게 못된 사람이 있다니. 세상에.... 부린대로 거두네요..

  • 8. ㅎㅎ
    '13.11.18 3:52 PM (121.162.xxx.244)

    쌤통
    그런 애는 똑같이 대해줘야되요 아주 잘하셨어요
    괜히 제가 즐겁네요 ㅎㅎ
    꼭 소개시켜주지마세요

  • 9. 마음씀씀이가
    '13.11.18 5:38 PM (175.197.xxx.75)

    야박한 여자네요. 해주지 마세요. 이런 경우를 보고 해줄 의무가 없다고 해요.
    그 여자가 님을 그런 의무로부터 해방시켜줬네요.

    연락도 자주 받지 마세요. 그런 사람으로부터 님 가정을 지키셔야죠.
    핑계대세요. 인생에 다른 바쁜 일이 생긴 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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