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간장게장을 담으며 느끼는 "스며드는 것"

게장 좋아해 조회수 : 2,488
작성일 : 2013-11-16 05:39:40

스며드는 것   - 안도현 -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 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갑자기, 싱싱한 활게라고 사 와서 간장을 붓던 제가

너무나 잔인하게 느껴지네요.

게들아 미안해.

그리고... 너희 때문에 행복한 식사를 할 수 있었던 우리 가족들은

너희들에게 참 고마워.

다음 세상에서는 잡히지 말길 바랄께...

 

아... 정말 슬픈 시네요. ㅠㅠ

 

 

IP : 23.16.xxx.12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게장맛있어
    '13.11.16 5:57 AM (124.50.xxx.12)

    저도 이 시 알아요.ㅠㅠ
    갑자기 알품은 어미게에 감정이입이 되서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ㅠㅠ
    반전은 그 시 쓴 안도현씨가 지금도 게장 아주 맛있게 잘 드신대요. ㅎㅎㅎ

  • 2. ㅠㅠ
    '13.11.16 6:15 AM (119.149.xxx.82)

    정말 맘이 아파서...
    채소만 먹고 살아야 할 것 같네요.

  • 3. ㅠㅠ
    '13.11.16 6:55 AM (211.224.xxx.115)

    일주일전 간장게장 담가먹었어요
    손짏하는데 얼마나 파닥파닥하던지ㅠㅠ
    미안하더라구요ㅠㅠ

  • 4. 패랭이꽃
    '13.11.16 7:45 AM (186.135.xxx.159)

    저녁이야, 불끄고 잘 시간이야...죽음을 이렇게 말하는군요.
    저도 산낙지나 간장게장 안 먹어요. 산 채로 해야 맛있다는 사람들도 싫고.

  • 5. 그러고보니
    '13.11.16 8:01 AM (116.36.xxx.9)

    우리집 냉장고 냉동실에도 살아서 물총쏘던 바지락이.. 잠시 묵념..
    저도 조개말고 다른 생물은 무서워서 손질을 못해요.
    곱씹어보니 참.. 먹고사니즘이 잔인한 거네요.

  • 6. 행복한새댁
    '13.11.16 4:10 PM (223.62.xxx.47)

    전 타이타닉 3등실 이야기 생각나요ㅡ
    아이를 재우는 엄마ㅜ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1294 응답하라1994 근데 이게 연세대 이야기였네요? 39 응사 2013/11/17 14,987
321293 수시논술우선선발 3 학부모 2013/11/17 1,680
321292 건강 검진 소변 검사 혈뇨.. 2 .. 2013/11/17 3,450
321291 김밥 단무지가 부족해서 무짠지 재료 잘라서 넣었다가 퉤퉤 9 ㅇㅇ 2013/11/17 1,671
321290 전직장 남자상사를 주기적으로 만나는것 8 10년직장맘.. 2013/11/17 2,254
321289 이혜정 맛된장 ㅜㅜ 16 안녕3 2013/11/17 12,478
321288 밤을 삶았는데 물컹하고 시큼한 맛이 나요 3 알려주세요 2013/11/17 1,487
321287 거위털이불 , 커버도 사야하나요? 8 오리 2013/11/17 2,076
321286 문중 묘사 참석여부 며늘 2013/11/17 616
321285 완전 속았어요.농심 떡국! 2 .. 2013/11/17 2,144
321284 전세재계약중 집매매 될 경우 이사비 받을 수 있는거죠? 5 2013/11/17 2,519
321283 지갑을 잃어 버렸어요.... 3 속상해요 2013/11/17 1,424
321282 해피타임 수사반장 .. 2013/11/17 688
321281 지디 팬 된 후 깡패 고양이 눈치 봄. 5 ..... 2013/11/17 2,148
321280 지금 미스마플에 베네딕트 컴버배치 나와요~~ 2 2013/11/17 2,516
321279 24시간을 3분, 인생 전체를 1분, 이렇게 보여주는 기법? 2 저속촬영? 2013/11/17 1,042
321278 교통사고 관련 잘아시는 분 1 처음본순간 2013/11/17 452
321277 비루한 생활팁 몇개 올립니다. 55 생활 2013/11/17 17,168
321276 등산복 브랜드 패딩 많이 따듯한가요? 7 ,,, 2013/11/17 2,886
321275 방한텐트 써보신분들께..질문 4 루꼴라 2013/11/17 1,880
321274 박근혜 OUT! VS. 박근혜 만세 4 light7.. 2013/11/17 1,047
321273 일어나자마자 이 닦나요? 7 양치질 2013/11/17 1,749
321272 부동산에 집열쇠를~ 5 은행잎 2013/11/17 1,103
321271 발톱이 갈라지는데 어찌해야하나요? 8 어쩌나 2013/11/17 1,302
321270 알프레도 소스 파스타와 닭무침 2 도로록 2013/11/17 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