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의 암묵적 예의가 있다
눈 피하기...
바라보는 것도 불편하고 피하는 느낌을 주는 것도 불편한
묘한 불쾌...
그 어색함을 가려주는 스마트폰의 위용
죄다 고개 떨구고 손 놀리기 바쁘다
엄숙한 그 지하철 안으로 꽃 같고 솜털 같은 아기가 승차
내 맞은 편 의자에 앉아 엄마랑 한창 옹알옹알 대화하기 바쁜 그때..
바로 옆 아주머니의 못마땅한 듯한 표정이 스친다
그러곤 힐끔 거리다 바로 눈을 꽉! 아주 꽉 닫는다
입에서 으흠하는 기침 소리
눈치로도 알겠다
애 엄마에게 아기 조용히 시키라는 것임을
눈치 빠른 엄마는 갓 돌이 지났을 법한 아이의 손 과 입을 막느라 쩔쩔 맨다
아기는 자유롭다
손님 하나 하나 눈 맞추고 어버버 하며 한껏 세상을 즐기는 중이다
몇몇 사람들은 같이 눈 맞추며 조용히 웃어주고 구엽다 한 마디씩하는데
유독 옆자리 그아줌마는 점점 끓어오르는 화산처럼 얼굴이 붉어진다
아기의 작은 손이 흔들흔들 하다 아줌마의 어깨에 닿았다
매몰차게 톡 쳐내는 아줌마의 거친 손...
내가 다 무안하고 민망했다
뭐가 이렇게 팍팍할까나...
나랑 눈이 마주친 아기...
함빡 웃는다..소리 없이 크게...
무장해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