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학교에 보내고 나니,
제 가치관에 혼란이 와서 힘드네요.
40 넘은 이 나이에 이런 일을 겪을 줄은 ㅠㅠ
주변에 의사, 변호사, 교사(82에서는 잘 안쳐주지만..)들이 많은 학교예요.
지금까지 살면서 돈은 없으면 약간 불편하다 정도.
부부가 명문대, 고학력 출신이지만 잘 안풀린 케이스라 자산이 많지 않아요.
지금 학교 분위기는 그냥 남편이 의사, 변호사면 알아서 주위에서 우쭈쭈 해줘서 대접 받더군요.
아이도 덩달아 대접 받아요.
전 그게 참 이상하고 이해 안가고요.
별로 인정해주고 싶지도 않아요.
신자본주의에 내몰리면서 인간, 인성보다 돈이 최고로 치부되는게 옳지 않다 생각하고요.
옳지 않다 생각하기 때문에 가치를 높게 두지 않아요.
그런데 주위에서 다 그렇게 행동하는데, 나만 안하니 이상한 사람 되네요.
그리고 잘 안어울리려다 보니, 다른 엄마들과 관계가 악화되었어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
제가 엄마들하고 잘 안어울리다보니,
아이까지 친구가 없고, 밀리는게 보여요.
그게 가장 속상한 부분이네요.
요점은 앞으로 긴 초등생활을 위해 엄마들하고 다시 어울려야 하는가. 하는 문제예요.
82 조언대로라면 나 혼자 갈길 가면 되고, 차라리 쉬운 선택인데요.
이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면이 있더라구요.
어제 고학년 아이들을 둔 엄마에게 얘기할 기회가 있어서 이 문제를 상담했어요.
그 엄마는 꼭 어울리고 활동을 같이 하라고 합니다.
자기가 가장 후회하는게 첫째때 엄마들이랑 안어울려서 친구 못만들어준거라고..
중학생이 된 지금도 그 친구들이 그대로 이어지고, 아이는 지금도 가끔 친구 문제로 엄마에게 불평을 한대요.
고학년 되면, 아이만 똑똑하고 잘하면 친구 걱정 하나 할것 없다 하는데..
이 경우는 첫째가 영재원 다닐 정도로 공부를 잘해도 그게 안먹히더랍니다. 인성도 물론 좋구요.
엄마들과 안어울리니 무슨 문제만 있으면, 첫째 아이를 지목해서 문제 있다고 하더랍니다.
친한 엄마들의 아이가 문제가 생기면.. 서로 감싸주면서 '그 아이는 그럴 아이가 아니라고' 하고요.
또 둘째는 2학년에 왕따 문제가 생겨서 그때부터 팔을 걷어 부치고 학교 활동 + 엄마들과 어울리기를 했데요.
본인도 처음에는 아이만 잘하면 될거라고 믿고 버팅기다가 지금도 후회한답니다.
아이들에게 상처준걸요.
사실 어울리기 정말 싫은데, 그 말을 들으니 아이를 위해서 살신성인이라도 해야 할판이예요.
네, 사실 정말 비장하고 괴롭네요.
내 자신을 죽여야(그렇게 느껴져요) 되는 상황이요.
결국 결정은 제 스스로의 문제지만,
한 마디씩 현명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