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곳에 들어와서 글을 써본적은 거의 없는 편이구요. 주로 읽고만 가는 편입니다. 좋은 글에 추천을 하는 즐거움을 여기서 맛보기도 하구요. 다양하고 좋은 생각들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도 하게 되고 덕분에 많이 웃고도 갑니다.
어제 벽화에 관한 질문을 한번 올렸었는데 몇분의 댓글을 보면서 여기 올려 문의해보길 잘했다 싶네요. 타인의 생각을 듣는것 참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껴봅니다. 그래서 용기내어 저희 집 행사를 앞두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두번째 올려보려구요. 읽어보시고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 계시면 도움말씀 부탁드릴께요.
해외에 이민가서 산지 꽤 오래되었구요.한국에 일년에 1-2회 나옵니다. 부모님이 계시니 뵈러 나오는 것이구요. 아버지 돌아가신 뒤로는 엄마랑 여행가고 '쎄쎄쎄~ㅋ' 하고 놀아드리기 위해서 나오는 편이지요. 올 해 서울 와서 뵙고간지 넉 달 밖에 안되었는데 막내인 절 자꾸 찾아서 '널 보고 가더라도 가야할텐데~'라는 말씀에 마음이 약해져서 만사제치고 다시 왔어요.
불과 넉달 사이 응급실에 두어차례 실려가셨고 한달 입원에 경미했지만 골절도 있으셨구요. 퇴원 후 환청 환시 같은것도 있으셔서 식구들 다 기함을 했구요. 엉뚱한 말과 내용이 섞이고 더러 자식들을 쉽게 알아보지 못한 때도 있어서 다들 치매라고 치부했지만 그간의 전화통화와 와서 뵈니 그것은 전혀 아니라는 확신이 드네요. 그저 기력만 쇠잔해졌을뿐 환청과 환시는 일시적인 (한달 반 정도) 증상이었었구나 싶네요.
고령이심에도 기억력이나 인지력 좋으시고,상황판단도 경우에 어긋남이 없고, 셈도 잘 하시고, 유머감각도 녹슬지 않으셔서 안심이 되지만 연세가 연세인지라 엄마에게 내년에 와서 뭘 하자 내지는 어딜 가자 라는 그런 약속들은 이젠 못하겠구나 싶네요. 그냥 오늘 하루 무탈하게 잘 지내고 내일 잘 일어나시길 바라는 마음 뿐.노인들은 정말 하루를 내다볼 수 없다는 말이 실감이 되어집니다.
그렇다보니 이제 가족들이 다 함께 모일 일은 단 한가지 밖에 없겠다 느껴지구요. 그래서 이참에 아직 기력이 조금이라도 남아계실때 좋고 싫은것, 기쁘고 슬픈것 등등을 우리처럼 느끼시는 이 싯점에 식구들이 다 모였으면 좋겠다 싶어서 막내인 입장이지만 위 형제 자매 국내 국외 할것 없이 모두를 불러 들이고 있습니다. 가족 단합대회 성격의 1박 2일을 갖자구요!
그런데 여기에 바로 제 고민이 있어요. 어디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얼마 예산에 할것인가에 대해 의견들이 조금 다르지만 일단 제가 결정하는대로 가겠다고 합니다 .....오래전에 아버지 생전에 한번 비슷하게 모인적 있는데 그때는 펜션이라는 곳을 갔는데 좀 걷는 구간이 많고 방은 다 좌식이라 무릎아픈 식구들은 좀 힘들었어요. 김포공항에서 차로, 배로 움직이다 보니 도로에서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던것도 단점이었구요. 다만, 같은 공간안에 있다보니 서로 이야기 할 시간은 많았어요.
엄마가 일단 휠체어는 안 타시지만 걷는게 많이 힘드셔서 최대한 짧게 무리가 안되는 방법을 찾고 있는데 제가 호텔에서 1박 2일 하면서 밥이나 같이 먹자고 제안했더니 그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것 같다고..... 사시는 곳은 강서구로 김포공항을 기점으로 지방이나 해외에서 오는 형제 자매가 쉽게 접근할 수 있었으면 해요.
동네에 모시고 가 본 호텔은 공항 주변에 몇군데 되긴 하지만 호텔이란 곳이 프라이버스가 있는 반면 다 각각 움직이는 것이 되어놔서 식구들 단합대회 성격으로는 좀 안 맞는것도 같고~ 그냥 엄마 생전에 다 함께 모여서 얼굴 보고 안부 물으며 밥 먹으며 사는 이야기 하면 되지 싶은데 그것은 해외에 살고 있는 두 자매에게만 해당이 되는것이고 국내에 사는 입장에선 그것은 좀 싱겁다고나 할까 뭐랄까 그건 좀 아닌것 같다는 의견도 있어서요.
뿡짝뿡짝 소리 요란한 잔치나 무슨 거창한 행사는 아니지만 이런 성격의 가족모임을 가질 입지조건이나 부대시설이 좋은 김포공항을 기점으로 너무 멀지 않으면서 모임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장소가 뭐 없을까요? 그리고 저희 가족들 별로 고스톱 그런것이나 놀이 문화에 많이 약한 편이기도 해서 시끌벅적한 편은 아닌편으로 무엇을 하면서 1박 2일을 해야 좋을까요? 기억에도 남고 지루하지도 않을 그런 1박 2일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제안한 입장이라 일 진행에 대한 책임감이 느껴져서 고민하다가 여기에 문의 드려 봅니다.너무 재미없는 내용으로 길게 써져서 지루했다면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