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역사의 정통성을 찾는다?
그래서 그동안 그 숱한 일제 항거 드라마에서 실존 인물들을 구현했음에도
가장 최근의 현대사에 대해서도 그리 어이없고 황망한 답이 줄줄이 나오나?...
요즘 드라마의 장르는 그 범위가 다양하고 세분화 돼가고 있어 단순히 역사, 멜로, 홈 드라마라
지칭하기엔 경계가 자유롭고 창의적 발상과 판타지가 혼재해 정의 내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나라 팔아먹은 X를 미화한다는 논리로 드라마를 검증한다면
솔직히 그간의 사극에서 보여준 인물들 ...충신이건 영웅이건 간신배이건 간에 ...순수 인물의 뿌리를 제대로 끄집어 냈다고 자신할 수 있나?
세계 각국의 신화에서부터 짚고 넘어가면 말도 안되는 황당무계함이 역사의 정통성이라는 이름으로
불가사의한 전설로 묘사되는 것만 봐도 그 시각은 모순 덩어리다.
뿌리 깊은 나무라는 드라마만 하더라도 국민적 정서와 사기를 드높이는 역할을 했지만
세종대왕이라는 무게감에 그 주변 인물들의 설정과 각색은 인물 구도상 긴장과 재미로 받아들여진 것이 사실이고
역사에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는 이분법적 시각에 따라 왜곡이라는 척도가 달라진다면 그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지극히 현모양처의 표상으로 알고 있는 신사임당 또한 전혀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음을 역사학자들이 앎에도
굳이 그 부분에 대한 서술이나 고증은 뒷방 야사처럼 남아있는 것이 그리 떳떳해 보이진 않다.
굳이 이완용까지 들먹이며 미화 운운하지 않아도 지금의 현실을 보면 역사의 정통성을 어디서 찾아야하는지
모르진 않을 거다.
친일 후손들과 독립 투혼을 불사른 그 후손들이 국가에서 어떤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지 안다면...
부끄럽지만 이번 기황후 잡음으로 "기황후"에 대해 알게 됐다.
묘한 드라마의 역설이다.
왜곡이라는 꼬리표가 그 왜곡의 진의를 매순간 전해주고 있는 거다.
그렇게라도 알게 된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