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학부모에게 너무 섭섭하네요..

oo 조회수 : 4,340
작성일 : 2013-11-12 17:50:32
초등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익명을 핑계삼아.... 섭섭한 마음을 이곳에 풀어보네요....

공부도 잘하고 잘 생기고 얼핏보면 성격도 좋고 시원시원한 아이가 반에 있어요.

대체적으로 우리 반 아이들이 참 좋아요.

다들 착하고 순수하고 학년에서 좋은 아이들만 몰렸다고 할 정도로 다들 좋은 아이들이랍니다.

이 아이들이 사실은 다른 학년에 비해 평가가 대체적으로 좋은 아이들은 아니었어요.

매 해마다 학년별로 대체적인 평가를 하는데 무척 산만하고 학부모민원도 많고 여러모로 문제가 많았던 학년이었는데, 저는 올해 다행히 좋은 아이들을 만나서 무척 편하게 일 년을 보냈습니다.

다른 반은 학부모 상담도 많고 폭력이나 친구문제로 아직도 민원이 끊이질 않아요.

우리 반이 상황이 너무 좋아서 그런지 유독 한 아이가 지적을 받는 편이었어요.

잘생기고 친구들 사이에 인기도 많고 공부도 잘하고 겉보기엔 전혀 문제가 없는 아이인데....

공부시간에 짜증을 많이 내는 게 문제였어요.

혼자 무슨 일인지 짜증이 나면 자신이 화가 나 있는 상태라는 걸 모두가 알아야 해요...

담임선생님을 계속 약올리는 말을 합니다.

제가 딱히 빌미를 주는 것도 없어요.

혼자 뭔가 기분이 나쁘면 툭툭...

하지말라고 귓속말을 주고 경고를 줘도 안하무인...

결국엔 명심보감 몇 장을 주고 써오라고 하면 며칠은 안녕하고... 또 반복...

일 년을 그런 반복...

거의 매일이죠..

저도 주변 아이들도 스트레스가 쌓이고 ...

명심보감 쓴 게 대략 3~4번 정도 되고, 부모님 사인을 받아오라고 했지요.

그게 문제였는지... 며칠 전 화가 많이 난 목소리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다 저와 코드가 안맞아서 그런다고... 아이가 아이인데 그걸 못받아들인다고 하시면서 화를 많이 내셨죠...

심한 경우라면 전화를 했어야했는데 사실... 담임교사가 전화하면 도리어 화를 내고 교사 잘못으로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먼저 물어보시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왠만하면 전화를 하지 않습니다.

무척 서운하셨던 모양이어서... 사실대로 모두 말하고... 그래도 화가 풀리진 않으셨던 모양이에요...

며칠 뒤 아이가 좋아졌다고 구구절절 문자보냈는데 답도 없으시고...

저도 아이를 위해 일 년 내내 마음쓰고 애썼는데 그저 '담임과는 코드가 안 맞는다'라고 하시니... 섭섭하네요....

IP : 39.7.xxx.88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세상은 넓고
    '13.11.12 5:56 PM (119.204.xxx.157)

    인간도 가기가지네요.
    담임과 코드가 안맞다니.. 그럼 전학가야지
    넘 애쓰지 마세요.
    인간관계는 일방적이면 안되잖아요
    아무리 교사라지만..

  • 2. 에휴
    '13.11.12 6:00 PM (14.39.xxx.102)

    아휴.. 교사도 힘들겠네요.
    객관적으로 봐도 이상한 엄마 맞습니다.

  • 3. ㅇㅅ
    '13.11.12 6:03 PM (203.152.xxx.219)

    이상한 선생님도 있고 이상한 학부모도 있고 그런거죠 뭐
    이상한 인간이 포지션에 따라 다른것이니...
    자기 자식일에는 한수 접고 들어가기 마련인데;;; 참..
    그래도 그 엄마보고 여기다 글 써보라고 하면 자기 입장에서 구구절절 할말이 많을껄요..
    미처 원글님인 선생님이 몰랐던 어떤 면도 있을겁니다...
    세상은 그렇게 동전의 양면 같은 경우가 많더라고요...

  • 4. ㅇㅇ
    '13.11.12 6:04 PM (39.7.xxx.88)

    아이들에게 마음쓰는 만큼 이럴 때는 섭섭함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주변엔 그런 상처가 싫어서 그런지... 아이들에게 정 안주는 젊은선생님들도 간혹 있네요...

    그래도 저라도 잘하겠다는 마음으로 하는데 섭섭함은 감추기가 어렵네요...

  • 5. 코드가
    '13.11.12 6:04 PM (122.128.xxx.79)

    안맞으니까 어쩌라는 거에요?
    전화로 자초지종을 들어보고 화를 내든가.
    속으로 코드가 안맞는다 이미 결론내리고 해결책 없게 딱 그러버리면.
    개개인 특성 다 봐주면 좋지만, 집단생활인데 어느 정도 공통규칙과 한계가 있는 거고.
    아이만의 유별난 개성을 비교육적 방법으로 지도하는 것도 아닌데 대뜸 화.

  • 6. 우주
    '13.11.12 6:06 PM (219.248.xxx.5)

    조언 하나 할까요? 그런거 다 신경쓰면 교사 못해요. 학부모라고 다 이성적인 사람들 아니예요. 학생도 마찬가지. 세상에 좋은사람 나쁜사람 이기적인사람 이타적인 사람 있는만큼 교실에도 다 똑같이 있어요. 그거 인정안하면 모든게 내 탓인것처럼 받아들여져 교사생활 힘들어져요. 다양한 군상들의 사람들이 있음을 인정하고 각각의 대처법과 무시법을 생각하세요

  • 7.
    '13.11.12 6:09 PM (118.33.xxx.44)

    부모와 아이가 자기조절이 필요한 사례라고 느낌니다. 다른 친구를 때리고도 장난이라고 치부하고 상대방 고려하지 않는 학부모가 떠오르네요. 최소한 공동체 예의를 생각하고 실천하면 좋겠네요.

  • 8. ...
    '13.11.12 6:12 PM (1.241.xxx.158)

    왜 구구절절이 문자는 보내셨어요.
    님이 키는 쥐고 있는데..
    그냥 무시하고 그 아이는 내내 그러든 말든 무시하세요.
    아이가 또 틱틱 거려도 그 아이의 말만 없는것처럼 무시하세요.
    아이 엄마에게 전화가 오면 다들 똑같이 가르치는데 이런 전화는 처음 받아본다고 하세요.
    그리고 학생의 코드가 30개가 넘는데 그 코드를 어찌 내가 다 맞추냐고
    서로서로 맞춰가는거라고 아주 단호하게 말씀하시구요.

  • 9. 유사경험
    '13.11.12 6:49 PM (114.200.xxx.53) - 삭제된댓글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저 같은 경우(중학교)는 많이 산만하고
    다른 아이들 학습권 침해하는 아이한테 엄하게 제지했더니 그 어머니가 학교 운영위원회 어머니라서
    그 선생 이상하다고 관리자한테 하소연하고 다른 어머니들한테 제 욕을 하고 다니면서
    철밥통 선생은 이래서 안된다, 젊은 교사가 싸가지가 없다는 둥....좀 그래서 상처 받은 적 있는데요.
    (다른 아이 어머니가 그 어머니 행동을 전해 주심)
    요샌 그러려니 해요.
    거기에 스트레스 받고 쓸 에너지를 아이들 더 챙겨주는데 쓰는게 생산적이더라구요.
    진짜 82는 학부모들이 더 많으니까 진상 교사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겠지만
    그렇게 하나하나 학부모들, 학생들에게 섭섭한거 말하면 또 끝도 없어요.
    저는 매일 200명 가까운 학생들 수업에 들어가고 저희반 40명을 돌보니까요.
    그 중에 확률적으로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나랑 안 맞는 학생, 학부모가 있을 수 밖에요.

  • 10.
    '13.11.12 6:54 PM (111.118.xxx.105)

    먼저 위로드려요
    툭 털어버리셔요... 그래도 세상엔 보편적인 사람들이 더 많더군요
    학교는 아니지만 아이를 가르쳐본 입장에서 정말 힘든아이가 있더군요
    좋은 선생님같은데 상처받지마시고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 11. 세상에
    '13.11.12 7:36 PM (221.158.xxx.87)

    본인 아이가 까탈스러운 성격이라는거 잘 알텐데 그런 아이를 맡기고 죄송해하기는 커녕 코드가 안 맞다느니 그런 말 내뱉고 연락도 안 받는다니...부모의 인성이 보이네요.. 그런 식으로 하면 과연 본인 아이에게 좋을 지 그런 생각도 안 해보나봐요 글쓴 선생님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사람인지라 그런 얘기 듣고 아이에게 다시 잘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까요? 그 어머니가 생각이 모자라도 한 참 모라자네요.. 우리 아이가 좀 유별나죠? 힘드시더라도 잘 가르쳐 주세요 해도 모자랄 판에..참..

  • 12. ㅡㅡ
    '13.11.12 9:06 PM (175.208.xxx.86)

    그 부모를 측은하게 생각해주세요.
    그렇게 키운 화를 누가 다 입을까요?
    100이면 100이 다
    내 맘을 알아줄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시죠?

  • 13. 아마짱
    '13.11.12 11:44 PM (182.226.xxx.149)

    털어버리세요. 부모 태도가 아이를 바르게 훈육하는 사람은 아니네요. 결국 지 자식 저렇게 키운거 후회할 날 오겠죠..

  • 14. 님이
    '13.11.13 1:38 AM (93.82.xxx.36)

    너무 저자세예요. 게다가 애 귓속말로 야단치다니. 상담을 받아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4056 김지수가 바닥을 보여준다는게 어떤 행동이었나요? 5 따뜻한 말 .. 2013/12/24 3,337
334055 애완동물이 죽었어요... 2 .... 2013/12/24 1,188
334054 40중반님들 ... 오늘 무슨 계획있나요? 18 .. 2013/12/24 3,271
334053 남편 크리스마스 선물 뭐사줄까요? ㅠ 3 메리크리스마.. 2013/12/24 2,674
334052 라섹/라식 수술 많이 시켜줬나요? 10 남자 대학생.. 2013/12/24 1,727
334051 원룸빨리뺄 수 있는 방법있을까요? 2 원룸 2013/12/24 980
334050 우리 사무실도 경찰이 문부시고 들어올까요 13 무명씨 2013/12/24 1,644
334049 졸업?입학? 2 아빠침석 2013/12/24 560
334048 크리스마스에 혼자 재밌게 노는 법 없나요 2 혼자 2013/12/24 904
334047 (불의가 법으로 변할 때, 저항은 의무가 된다.) --- 토마스.. 4 그네코 2013/12/24 1,072
334046 안경쓰신 분들 수영장이나 온천갈때 렌즈끼세요? 9 질문 2013/12/24 3,305
334045 경전철, 집값 상관관계 질문!! 1 룽이누이 2013/12/24 1,548
334044 길고양이 밥그릇 어떻게 해야할까요? 7 ..... 2013/12/24 933
334043 갑상선수술 상처 밴드 뭐가 좋나요 ㄴㄴㄴ 2013/12/24 1,774
334042 12월 2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3/12/24 870
334041 건강검진시 가져갈 서류 있잖아요? 4 씽씽 2013/12/24 867
334040 얄미운 초딩조카, 제가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걸까요? 28 조카 2013/12/24 9,336
334039 어제 조조로 변호인 보고 왔어요. 꼭 보세요...꼭. 3 꼭 보세요 2013/12/24 1,063
334038 건강검진할때 뭐 가지고 가야 하나요? 2 씽씽 2013/12/24 940
334037 리솜 스파캐슬 VS 리솜 포레스트 6 스파 2013/12/24 4,730
334036 영어문법 질문입니다 5 영어 2013/12/24 726
334035 이 제품이꼭 갖고 싶어요 1 둘리 2013/12/24 1,070
334034 경찰 커피믹스 체포설. 해외토픽감 6 빛나는무지개.. 2013/12/24 2,601
334033 서종철이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16 ㅎㄷㄷㄷ 2013/12/24 2,597
334032 사람들 만나기가 두려워요 5 ... 2013/12/24 1,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