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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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가위 눌렸던 걸까요?
어젯밤 조회수 : 1,169
작성일 : 2013-11-12 02:28:40
어젯밤 있었던 일이에요.
최대한 담담하게;... 써 볼게요.
새벽 네 시에 자려고 누웠어요. 그 전에 좀 자다 한 시에 깨서 안 졸렸거든요. 그러다 졸립고 피곤해져서 누운 거죠.
잘 때 늘 듣는 팟캐스트가 있는데 그걸 틀고 자동종료를 15분 후로 맞췄어요. 어차피 금방 곯아떨어질 거란 걸 알았거든요. 너무 졸려서.
역시나 금방 잠들었어요.
그런데 얼마 뒤에, 누가 억지로 깨우는 듯한 느낌에 잠을 깼어요. 나는 깊이 잠들어서 몸도 의식도 물 먹은 솜처럼 묵직하게 처져 있는데, 뭐가 억지로 눈을 뜨게 했다... 그런 느낌요. 피곤에 절어 잠들었을 때 식구들이 밥 먹으라고 깨웠을 때처럼, 의식은 겨우겨우 깼지만 다시 잠들고 싶은 맘이 간절했고 눈꺼풀은 무거웠어요.
그래도 깼으니 으응? 하면서 실눈을 떴죠.
그런데
그런데...
제가 누운 방향에서 방문이 보이거든요. 열린 방문 문틀에 커다란 고양이과 동물이... 새까만 표범 같은 것이 달라붙어 느릿하고 여유롭게 천장으로 기어올라가고 있었어요.ㅠㅠ
저는 물론 깜짝 놀랐죠. ㅠㅠ 너무 놀라 심장이 두근두근하는데 눈을 질끈 감았다 떠도 그대로 보이더라구요. 아 미치겠..ㅠ
그래서 (그게 오른쪽인데)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머리가 윙~ 하고 울리듯이 어지러우면서 방이 빙글빙글 빠르게 도는 거예요. 착각이 아닌 게, 왼쪽에는 어둠 솓에서도 보이는 하얀 책꽂이가 있고 물건이 많은데 그게 모습이 다 보였어요. 빙글빙글!
그러면서 다시, 미친 듯이 졸렸기 때문에, 또 깜빡 잠이 들었어요. 근데 또 누가 못 자게 하는 것처럼 깨는 거예요... ㅠㅠ 아 미치겠다 이런 맘으로, 아 뭐지? 나 졸린데 왜 자꾸 깨, 아 자고 싶어 자고 싶어... 생각하다 문득, 귀신이니?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가 나를
깨우나?
뭐가 나를 지금 괴롭히는 거야? 하는 생각요.
그 전까지는 아 왜 자꾸 깨고 난리야, 그리고 왜 어지러워ㅠㅠ 이 생각만 했거든요.
그런데 '뭔가 있나?' 생각을 하니까 갑자기 너무 공포스러운 거예요...ㅠㅠ 뭔가가 몸을 누르는 것 같고, 목도 누르는 것 같고요. 아 미치겠다, 뭐야뭐야 이러면서 누운 채로 사방을 둘러봤어요. 제 방, 책꽂이, 다 잘 보이고, 저는 눈을 뜨고 그것들을 둘러보고 있었어요! 분명히.
왼쪽 베개 구석을 나눠 베고 제 고양이가 자고 있어서, 걔한테 도움이라도 받고 싶어서 고개를 돌려 그 털에 얼굴을 댔어요. 그랬더니 급 편안해지고 마음이 홀가분해졌는데
다시 얼굴을 떼니 다시 그 미칠 듯한 갑갑함과 공포가 밀려오는 거예요.
실눈을 뜨니 이번에는 눈 앞에 손거울같은 네모진 거울이, 테두리 없이 유리만, 허공에 떠 있다가 저를 향해 빙그르르 돌며 다가왔어요. 전 정말 미칠 것 같아서 눈을 꽉 감아 버리고 속으로
주기도문을 외웠어요... 어릴 때부터 성인 될 때까지 교회 다녔는데 그 후론 생각한 바가 있어서 안 갔거든요. 워낙 여러 가지 일을 겪기도 했고.
그 후로 외워 보지 않은 주기도문이라 문구 중에 잊어버린 것도 있는데 어쨌든 절박하게 외웠어요. 소리치듯이. 그런데 소리는 밖으로 거의 안 나왔고요. 마지막 한 문장 정도만 좀 입 밖으로 나왔고요. 그렇다 해서 가위 깨듯이 무슨 전환이 있지도 않았어요. 그냥 손을 꽉 깍지 끼고 계속 주기도문 외웠어요, 한 다섯 번쯤...?
그러면서 별 생각을 다 했죠. 난 무신론자인데, 정말 신이 있다면 내가 무신론자라 해도 바르게 사는 모습을 비뚤어진 기독교인들보다 더 잘 알아줄 것이다 결론짓고 열심히 살았는데, 그게 나빴나? 그냥 신을 믿으란 건가? 그런 생각요.
그리고 주기도문 문구가 잘 생각나지 않아 답답했어요..... 그래서, 좀 괜찮아진 후에(정말 이상한 얘기지만 주기도문 딱 외우기 시작하니까 괜찮아졌어요. 뭔가 날 괴롭히던 게 사라진 기분...?) 핸드폰 찾아서 주기도문 검색도 하고 관련 블로그도 몇 개 읽어보기까지 하고 잤어요.
그러니까 꿈 꾼 건 정말 아니에요.... 제가 방의 모습을 보고 눈 떴다 감았다 한 것도 착각이 아니구요...ㅠㅠ 제가 본 건 ㅗ대체 뭘까요? 그 흑표범같은 게, 눈을 감았다 뜨는데도 여전히 보이던 게 너무 생생하고.... 사실 무서워서 못 자겠어요.
아침에 일어나서도 기분이 나쁘고 무거웠어요.
가위 눌려 본 적이 없어서 비교가 안 돼요. 겪어 보신 분들 계시면 그거 가위 눌린 거야, 라든가 뭐라고 좀 해 주세요.
IP : 203.226.xxx.1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일단
'13.11.12 2:39 AM (14.63.xxx.90)가위는 맞고요
표범은 실제 뭘 본건지, 아님 꿈과 합쳐져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네요..저도 기도하고 깬 경험이 있어요.2. 무시하세요.
'13.11.12 2:58 AM (110.47.xxx.228)저도 자다가 깨서는 귀신 비스무레를 본 적이 있는데 "이건 꿈이야~ 도로 자자~" 그렇게 마음 편하게 생각하면서 잤더니 다음날 아침도 개운하고 그런 꿈(?)은 다시는 안 꾸던데요.
"사(邪 요사스런 기운)는 자신을 인정하는 사람에게 계속 따라 붙는다고 집사였던 엄마가 늘 말씀하셨죠.
악몽을 꿨다 생각하고 잊어버리세요.3. 희망
'13.11.12 7:28 AM (175.223.xxx.68)기운없고 약하면 안돼요
주기도문 방에다 크게 써놓고 찬송가도 늘 틀어놓으세요 심신이 피곤하고 자아가 약하지 않도록 관리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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