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조금 길어질 것 같네요.
직장인 4년차, 직급은 회계파트 대리입니다.
나이는 30대 초반이고 직장생활을 대학 졸업 후 좀 늦게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대학원에 간 건 아니고, 시험 준비하다가 접고 신입으로 입사했었습니다.)
기혼이고 결혼한지는 그리 오래 되진 않았습니다.
다니고 있는 회사는 대기업군에 속하긴 하지만
업종 특성 상 그리고 회사 내부적인 사정 상 재무팀 파워는 그닥 크진 않습니다.
회사가 오래 되진 않아 신입으로 입사했었지만 설립 초기부터 근무했었기 때문에
어쨌든 지금까지는 나름 조직 내에서 인정받으며 별 일 없이 다니고는 있습니다.
시스템이든 업무든 히스토리든 자의와는 상관없이 현재 팀에서 가장 많이 알고 있고
일하는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사내 직원과의 네트워크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이렇게 된 데에는 입사 시 근무하시던 상사의 도움이 컸고요.
제가 이렇게 고민하는 이유는… 1년 전쯤 그 상사가 퇴사를 하게 되면서부터인데,
그 분의 급작스런 퇴사로 반년 가량 정말 말도 못하게 고생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사정이 있기 때문에 그 분을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당시 사원이었는데, 정말 혼자서 분기결산, 연결결산 등 오만 가지 일을 혼자서 다 했습니다.
당시 팀원 중에 그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과장이나 차장 직급이 있긴 했지만 그 중 한 분은 자금만 아시고
나머지 한 분은 회계일은 전혀 모르시던 분이었어요.
그리고 저, 팀장님, 딱 출납만 하는 신입사원 하나.
암튼 반 년 동안 연차에 비해 과분한 일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실무능력도 쌓았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문제는 반년 전 경력직으로 온 신규직원들을 데리고 팀장이 팀을 운영하는 방식인데요,
팀장님 연세가 제법 되다 보니 결혼한 유부녀는 집에서 밥 해야 하는 줄 아십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결산 총괄, 보고서 작성 등의 역할은 새로 온 남자 대리가 하고 있습니다.(저랑 경력은 딱 1년 차이 남)
실질적으로 이 사람이 없을 때도 제가 다 하던 일인데도요.
아. 이 남자 대리는 팀장님이 뽑고 싶어서 뽑은 인력은 아닙니다.
당시 회사 상황 상 억지로 누군가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었어요.
물론 그 남자대리가 업무를 빨리 파악하고 팀 분위기에도 잘 적응하는 편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제가 했던 모든 걸 완벽히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고(계속 물어보고, 중요한 거 할 때는 봐줘야 함)
감히 전 특정 부분에 관해서는 상당기간 저를 완벽히 대체하긴 어려울 거라 봅니다.
하지만 어쨌든 명목상 메인이 되는 일은 자꾸 이 남자 대리한테 몰리는 상황입니다.
결정적인 순간엔… 다 제가 하는데도요.
저는 이 회사에서 만 4년 간 일하면서 일 배웠던 기간은 1년 반 남짓,
이 외의 기간에는 인수인계 했던 기억밖에는 없습니다.
연차로 보면 아직 한창 배워야 할 때인데,
팀장님이 다른 포지션으로 옮겨주지 않는 한 이제는 여기서 더 이상 배울게 없어요.
하지만 저희 팀장님 성향상 언제 출산휴가 들어갈지 모르는 여자 직원에게 일을 맡길 것 같진 않습니다.
저희 부부는 아이 계획이 없지만, 이걸 팀장님한테 말하는 건… 웃긴 일이고요;;;
여기를 옮겨야 하나 고민이 되는 요즘입니다.